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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연봉 1위, 가장 열성적인 홈 팬들이 있지만, 성적은 최하위, 롯데의 2019시즌 전반기 성적표다. 롯데는 7월 18일 KIA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투수 레일리의 퀄리티스타트와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11안타를 때려낸 타선의 조화 속에 6 : 3으로 승리했다. 9위 한화가 NC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패하면서 승차를 없어졌지만, 롯데의 최하위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결국, 전반기 종료와 함께 롯데 팬들의 비난의 중심에 있었던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사퇴 소식이 전해졌다. 총체적 부실이라는 말이 딱 맞는 롯데의 상황에서 이들의 사퇴는 어떻게 보면 시기의 문제였다. 

올 시즌 롯데의 이런 부진은 다소 의외라 할 수 있다. 롯데는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팀 연봉 1위 팀답게 투. 타에서 이름값 있는 선수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리그 최고 타자로 할 수 있는 이대호를 중심으로 대형 FA 계약을 한 손아섭, 민병헌, 올 시즌 FA 자격을 얻게 되는 전준우까지 주력 타자들의 면면은 어느 팀에서 뒤지지 않은 롯데다. 이 때문에 롯데는 외국인 선수 선택에 있어 거포형이 아닌 팀의 약점인 2루 수비를 할 수 있는 내야수를 영입할 수 있었다. 

롯데 마운드는 오랜 기간 KBO 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외국인 투수 레일리에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유망주였던 새로운 외국인 투수 톰슨에 충분한 경험을 축적한 우완 영건 김원중이 선발 투수진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4, 5선발 투수진이 약하지만, 1,2,3 선발 투수는 경쟁력이 있어보였던 롯데였다.  불펜진은 베테랑 손승락 마무리에 지난 시즌 큰 활약을 했던 불펜 투수 구승민, 오현택, 진명호까지 나름 경쟁력이 있는 자원이 다수 보유한 상황이었다. 롯데는 지난 시즌 후반기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기대됐다. 이 때문인지 롯데는 지난 시즌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했던 베테랑 선발 투수 노경은과의 FA 계약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여기에 롯데는 누구보다 롯데를 잘 알고 야구 지식이 해박하다 평가받는 양상문 감독 체제로 시즌을 준비했다. 롯데는 지난 2년간 초보 감독이었던 조원우 감독 체제에서 드러난 경험 부족의 문제를 그가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는 조원우 감독 체제에서 2017 시즌 정규리그 3위의 성과를 냈고 2018 시즌에는 초반 부진했지만, 후반기 대반전을 이루며 5위 경쟁을 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롯데는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험 많은 양상문 감독이 팀 전력을 잘 추스른다면 충분히 상위권 전력을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 롯데의 양상문 감독 체제는 실패했다. 이는 그와 그를 영입한 단장의 퇴진으로 이어졌다. 물론, 감독만의 책임이라 할 수 없지만, 롯데의 전반기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전력의 약점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고 장점도 살리지 못했다. 좋은 않은 성적 지표에서 롯데는 1위를 차지했다. 당연히 성적은 급하락했다. 변화의 시도가 있었지만, 반짝 효과조차 없었다. 

어느새 롯데는 팬들의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진기명기 장면에나 나올 수 있는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롯데는 수시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프런트의 역할이 점점 커지는 현실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외에 단장을 중심으로 한 롯데 프런트의 역할도 미미했다. 그동안 지적됐던 전문성 부족한 프런트의 문제도 계속 제기됐다. 

마운드는 볼넷과 폭투로 얼룩졌다. 선발 마운드는 5인 로테이션을 유지하기 버거웠다. 롯데와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FA 미아가 된 된 노경은이 자꾸만 생각하는 전반기였다. 하지만 롯데는 노경은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불펜진은 마무리 손승락이 세월의 무게를 확실히 느끼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틀이 흔들렸다. 새로운 마무리 구승민도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불펜진 전체가 불안감을 노출했다. 선발진에 박세웅, 불펜진에 박진형이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고질적인 롯데의 약점인 내야 수비는 실책을 연발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계속 쌓였다. 롯데가 기대하는 신예 한동희의 3루수 정착은 뜻대로 이루어지 않았다. 포수진의 문제는 시즌 내내 롯데의 단골 뉴스거리였다. 롯데는 낫아웃 끝내기 패배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그 외에도 롯데는 수비에서 진기명기 장면을 수시로 연출하며 주목(?)을 받았다. 

타선 역시 중심 타자 이대호의 노쇠화가 두드러지면서 구심점이 약해졌다. 손아섭마저 부진하면서 롯데의 중심 타선의 약화를 더 부추겼다. 롯데는 외국인 타자를 교체하며 타선의 힘을 불어넣으려 했지만, 아직 그 효과는 크지 않다. 전준우가 분전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타선의 분위기는 전반기 내내 활력이 떨어졌다. 2군에서 올라온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떨어진 팀 분위기를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모든 부분에서 문제를 노출한 롯데를 향한 팬들의 비난은 필연적이었지만, 롯데는 전반기 내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준비 기간 무엇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로 롯데의 경기력을 실망 그 이상이었다. 당연히,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더 나아가 구단 프런트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일어났지만,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못해서 주목받는 팀이 되었다는 부끄러움은 모두 롯데 팬들의 몫이었다. 롯데의 눈에 띄는 부진 탓에 하위권 팀 KIA, 한화, 삼성의 부진이 덜 부각될 정도였다.

지금 상황에서 단장과 감독의 동반 퇴진이 있었지만, 롯데가 남은 시즌 지난 두 번의 시즌과 같이 후반기 대반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력의 플러스 요소가 없고 트레이드 등 외부로부터의 변화도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는 이미 다 소진했다. 충격 요법으로 기존 선수들의 분전 외에는 달리 기대할만한 요소가 없다. 

롯데의 문제점은 누구나 다 알 정도로 명확하다. 롯데는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을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 과감한 쇄신과 변화가 필요하다. 만약, 그저 올 시즌 시간만 빨리 지나가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대처로는 다음 시즌의 희망도 가지기 어렵다. 롯데가 미온적 대처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면  일말의 기대감으로 롯데를 응원하는 팬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 단장과 감독의 동반 사퇴는 제대로 된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하지만 또다시 근본적인 변화가 아닌 미봉책에 머문다면 롯데의 남은 시즌과 그다음 미래도 불투명할 뿐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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