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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해외파 단장 선임이라는 파격을 선택한 롯데는 대대적인 팀 리모델링을 예고했다. 기존의 구단 운영 시스템으로는 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상황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신임 단장이 학연과 지연에서 자유로운 인물이라는 점은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의 가장 큰 문제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다. 롯데는 전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선수 영입을 했다.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팀의 약점은 그대로 둔 채 포지션 중복의 문제만 만들었다. 올 시즌 롯데는 내부 육성 기조를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내부 육성 시스템을 통한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디면서 팀 전력이 더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는 현재 최하위 순위다. 

롯데는 올 시즌 이후에도 전력 보강을 위한 외부 영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약점이 크게 드러난 포수 포지션에 대한 FA 선수 영입 가능성이 있지만,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선수 육성 시스템의 개선을 먼저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분명 옳은 방향이지만, 지금까지 롯데의 상황은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올 시즌 선두권에 있는 SK, 두산은 물론이고 넉넉하지 않은 재정에도 내부 선수 육성으로 강팀으로 자리한 키움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롯데다.


유망주 육성의 방편으로 롯데는 후반기 젊은 선수들을 대거 1군 엔트리에 포함시켜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팀 중심 타자 이대호의 2군행이 결정됐고 베테랑 채태인도 2군으로 내려갔다. 그들의 자리는 2군에서 올라온 젊은 선수들의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야수진에서 기대한 결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외야는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이 주전 라인업이 경쟁력이 있어 조금은 나은 상황이다. 다만,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전준우의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대비는 필요하다. 롯데는 스피드 면에서 강점이 있는 나경민, 3할 타자로서 이력이 있는 김문호, 긴 무명의 시간을 지나 타격에서 재능을 보여준 허일이라는 대체 자원이 있다. 하지만 내야진은 내부 육성의 전망이 상대적으로 크게 어둡다. 

롯데는 장타력을 겸비한 3루수로 한동희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지만, 한동희는 3루 수비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타격에서도 지난 시즌보다 더 퇴보된 모습이다. 롯데는 그의 수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루수 지명타자로도 기용해 보았지만,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2군에서는 무서운 타격감을 보였던 한동희였지만, 한 차원 높은 1군 무대에서는 전혀 다른 선수다. 한동희가 반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1군에서 입지를 다지기 어렵다. 

내야의 또 다른 유망주 강로한도 최근 정체된 모습이다. 군필 선수라는 장점이 있는 강로한은 시즌 초반 콜업되어 인상적인 활약을 했고 출전 빈도를 높였다. 최근에는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고 있다. 하지만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이따금 호수비를 보여주고 있지만, 평범한 타구에서 실책이 비율이 높다. 타격에서도 우투좌타라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약점이 노출되면서 고전하고 있다. 긴 무명의 시간을 지나 어렵게 기회를 잡은 강로한이지만, 주전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오히려 부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타격에서 재능을 보이고 있는 올 시즌 신인 고승민의 가능성이 눈에 띈다.  올 시즌 롯데가 신인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할 정도로 기대하는 내야수 고승민은 그 재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현재 고승민은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강로한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 외에 내야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전병우는 시즌 초반 부상과 이어진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2018 시즌 후반기 반짝 활약이 이제는 퇴색되는 분위기다. 롯데는 최근 전병우를 2군에 내리고 김동한을 다시 1군에 콜업했다. 김동한은 올 시즌 경기 수는 많지 않지만, 1군에서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고 2군에서도 꾸준한 활약을 했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유망주들이 성장하는 기간 충분히 내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김동한에 대한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는 롯데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야 유망주 외에 롯데는 배성근과 신용수 등 신인급 선수들을 1군에서 실험했지만, 당장 기존 주전급 선수들의 자리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었다. 롯데는 주전 유격수 신본기가 올 시즌 수비가 흔들리고 타격마저 지난 시즌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그의 대안이 필요했다. 베테랑 유격수 문규현은 노쇠화가 뚜렷했다. 그를 대신할 자원으로 선택된 강로한은 유격수 수비에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다. 그 밖에 선수들 역시 경험이 부족하다. 

롯데로서는 남은 시즌 그리고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이 팀 재건의 중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마운드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박세웅, 김원중 외에 젊은 투수 자원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야수진은 30대 선수들의 주축이고 이들을 뛰어넘을 자원이 부족한 것이 롯데의 현실이다. FA 영입이 없다면 기존 자원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롯데는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더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신임 단장이 꼭 해결해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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