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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 우승 팀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10월 1일 NC와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9회 말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6 : 5로 역전승했다. 이 승리로 두산은 SK와 88승 1무 55패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서 9승 7패로 앞서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은 2018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두산의 우승은 KBO 리그 역사에 남을 반전의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두산은 1위 SK에 9경기까지 뒤떨어지며 1위 경쟁보다는 2위 경쟁이 더 급한 시기도 있었지만, 시즌 후반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간격을 줄였고 그 열세를 뒤집었다 역대 최다 역전 우승이다. SK는 6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고 정규리그 우승의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80승에 먼저 선착했음에도 9월 극심한 부진으로 두산에 우승을 내주는 불운의 팀이 됐다. 여기에 두산은 시즌 최종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 지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을 연출한 팀이 됐다. 

두산이 우승을 확정한 NC전은 예상과 달리 치열한 접전이었다. 두산은 시즌 막바지 무서운 상승세에 있었고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로 뭉쳐있어 동기부여가 강한 경기였다. 이에 맞서는 NC는 5위를 이미 확정했고 10월 3일 정규리그 4위 LG와의 와일드 카드전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NC는 당장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위해 주전들의 컨디션 조절과 부상 방지가 더 필요했다. 마운드 운영도 모든 힘을 다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NC는 시즌 최종전에서 주전 라인업을 모두 가동했다.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를 제외한 가용 자원을 모두 활용했다. 투수들의 투구 수에 제한을 두긴 했지만, 포스트시즌 경기를 바로 앞둔 팀으로서는 하기 힘든 결정이었다. NC는 우승이 결정되는 경기의 들러리가 되길 원하지 않았다. NC는 최상의 전력으로 맞섰고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NC의 거센 반격에 경기는 한국시리즈 최종전과 같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예상치 못한 경기 흐름에 두산은 초반 고전했다. NC는 두산 선발 투수 후랭코프를 초반에 공략하며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리드를 잡았고 그 흐름을 놓지 않았다. 낙승이 예상되는 경기가 팽팽한 접전이 되면서 두산 선수들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공격에서 두산은 뭔가 경직된 모습이었거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두산은 에이스 린드블럼을 제외한 가용 투스들을 모두 가동하며 총력전으로 나섰고 경기 흐름을 잃지 않으려 애섰다. 선발 투수 유희관도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마무리 투수 이형범도 조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NC는 8회 초 추가 3득점하며 두산의 마운드 총력전을 무색하게 했다. 8회 말 두산의 공격이 시작되는 시점에 NC는 5 : 2로 앞서있었다. 

두산의 홈경기장을 대부분 채운 두산 팬들에게는 애가 타는 순간이었다. SK 유니폼을 입고 NC를 응원하던 SK 팬들은 우승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압박감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두산은 포기하지 않았고 승부처에서 더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8회 말 두산은 대타 대주자 카드를 거듭 꺼내들었다. 두산은  NC 불펜 투수 장현식으로부터 3득점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5 : 5 동점이 되면서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갔다. 

9회 초 수비에서 두산은 9월 29일 LG 전에서 6이닝 구원승을 따냈던 선발 투수 이영하를 하루 휴식 후 다시 마운드 올리는 강력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영하로서는 무리가 될 수 있는 등판이었지만, 두산으로서는 연장전까지 도 고려한 최상의 카드였다. 하루 휴식 후 등판이 어색할 수 있었지만, 이영하는 9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두산은 상승 분위기를 유지했다. 

9회 말 NC는 마무리 원종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두산은 1사 후 대타 국해성의 2루타와 이어 나온 박세혁의 안타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 선수들과 경기장의 홈 팬들은 기적과 같은 우승에 모두 환호했다. 그 과정에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NC 이동욱 감독에 경의를 표하며 격려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보여주었다. NC가 맥빠진 경기를 했다면 두산의 우승은 극적일 수 없었고 빛날 수 없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두산은 충분한 휴식과 함께 한국시리즈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압도적 차이로 우승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SK의 상승세에 밀려 우승을 내줬던 두산으로서는 지난 시즌의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2016 시즌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을 재현할 가능성을 높였다. 

두산의 2019시즌 우승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올 시즌 전력의 핵심이었던 포수 양의지의 FA 계약 실패와 NC 행으로 전력 손실이 상당했고 눈에 띄는 전력 보강도 없었던 두산이었다. 두산은 전체적으로 전력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다는 평가 속에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초반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한 에이스 린드블럼과 지난 시즌 부진을 이겨내고 반전에 성공한 좌완 유희관, 올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영건 이영하가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영입한 투수 이형범이 허전했던 마무리 자리를 채워주며 강해진 마운드가 두산을 지탱했다. 지난 시즌보다 강력함은 떨어졌지만, 응집력 강한 타선과 기복 없는 단단한 수비는 두산을 다시 상위권으로 올려놓았다. 시즌 막바지 스스로 무너진 SK와 달리 두산은 그들의 잠재된 저력을 발현하며 우승으로 가는 길을 만들었다.  

두산은 올 시즌 역전 우승으로 가을이면 기적 같은 결과를 자주 만들어내며 붙여진 미러클 두산이라는 별칭이 결코 틀리지 않았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또한, 그들의 역사에 미러클 두산의 역사를 하나 더 새겨놓게 됐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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