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대 키움 한국시리즈] 두산,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아픔은 없다?

최근 5년간 프로야구에서 최강팀은 두산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두산은 2015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팀이다. 두산은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대형 FA 선수를 영입할 정도의 자금력도 없었고 타자 부분에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부족했지만, 체계화된 선수 육성 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내부 선수 자원을 중심으로 팀 전력을 강화했고 두산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까지 두산만이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 그들을 강팀으로 만들었고 유지시켰다. 

하지만 최근 2년간 두산은 마지막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2015시즌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5년 연속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을 저지하며 최후의 승자가 됐던 두산은 2016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하며 최강팀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6 시즌 이후 두산의 왕조시대가 열리는 듯 보였지만, 두산은 2017 시즌 KIA의 기세에 밀려 정규 시즌에서 근소한 차이로 정규리그 우승을 놓친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KIA에 밀려 최강팀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2018 시즌 두산은 독주하며 큰 차이로 정규리그 우승에 성공하며 통합 우승의 가능성을 높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SK의 돌풍에 밀려 또다시 우승에 실패하며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2019시즌 두산은 극적인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두산은 2018 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되었다는 평가였지만, 특유의 조직력과 뚝심으로 어려움을 이겨냈고 정규 시즌 후반 스퍼트로 정규 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장면은 두산에게는 올 시즌 최고의 장면이었다. 

이런 극적 우승의 기운은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두산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두산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체력을 비축했다. 상대팀 키움의 기세가 만만치 않고 경기 감각 문제는 남아있지만, 올 시즌 타격보다는 단단한 마운드가 더 강점이었던 두산에게는 휴식으로 인한 득이 더 많아 보인다. 

마운드는 상대팀 키움보다 더 우위에 있다. 선발 마운드는 에이스 린드블럼을 중심으로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킨 영건 이영하, 꾸준함으로 두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관록의 좌완 투수 유희관, 부상 복귀 이후 지난 시즌의 모습을 되찾은 후랭코프까지 경험과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불펜진은 포스트시즌 벌떼 마운드 운영으로 재미를 본 키움과 달리 수적으로 밀리지만, 신구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마무리 이형범은 올 시즌 첫 풀타임 시즌 소화에 이어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정규 시즌 투구 내용은 훌륭했다. 그의 경험 부족의 문제는 선발 투수에서 포스트시즌 기간 불펜 투수로 전환한 이용찬이 메울 수 있다. 이용찬은 마무리 투수로도 상당한 역량을 발휘했었고 큰 경기 경험도 많다. 두산은  상황에 따라 이용찬과 이형범을 마무리 투수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이용찬과 함께 베테랑 김승회와 이현승, 배영수, 권혁까지 엔트리에 포함할 수 있다. 이들은 구위가 이전보다 떨어졌지만, 긴 휴식으로 힘을 회복할 시간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경험과 관록으로 짧은 이닝을 막아낼 능력이 있다. 젊은 타자들이 주축을 이루는 키움을 상대로 이들의 관록은 더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윤명준, 함덕주까지 젊은 불펜진도 나이에 비해 많은 경기 경험이 있다. 이렇게 두산의 마운드는 키움의 벌떼 마운드 운영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이 있고 선발진은 절대 에이스 린드블럼의 존재가 큰 강점이다.

타선도 결코 키움에 밀리지 않는다. 김재환, 오재일에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까지 좌타 중심 타선은 그 무게감이 크다. 정수빈, 오재원은 주루 능력과 경기를 읽는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박건우는 두산의 부족한 우타 라인에 중요한 자원이다. 다만, 타선의 중심축이 지나치게 좌타선에 치우쳐 있다는 점은 키움의 좌투수 공략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시리즈는 정규 시즌과는 전혀 다른 환경의 경기로 정규리그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 특유의 집중력과 다양한 공격 옵션은 키움의 마운드는 충분히 흔들 수 있다. 또한, 야수진의 단단한 수비 능력을 단기전에서 큰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승승장구했지만, 수비에서 흔들림이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의 수비는 어떤 방향으로 튈지 알 수 없다. 

두산의 진짜 문제는 FA 포수 양의지를 대신했던 주전 포수 박세혁이 한국시리즈에서도 평상시와 같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될 수 있다. 박세혁은 체력적인 어려움으로 후반기 고전하기도 했지만,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백업이었지만, 한국시리즈 경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주체가 되어 경기에 나서야 하는 이번 한국시리즈는 그에게 큰 부담이다. 두산으로서는 박세혁이 수비에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하겠지만, 이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불안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2019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은 객관적인 평가에서 키움보다 더 높은 우승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의 면면과 경험, 그동안의 팀 커리어를 종합할 때, 두산에게 승리의 추가 더 기우는 건 사실이다. 지난 2년간의 한국시리즈 실패의 경험은 두산 선수들을 방심으로 늪으로 빠져드는 걸 막아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전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잘 무장된 두산은 키움에게 한 차원 높은 포스트시즌 상대다. 두산이 2017, 2018 시즌 한국시리즈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객과적 우세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