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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프로야구 최후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10월 26일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이어진 접전을 11 : 9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두산은 4연승으로 키움을 압도했다. 2017년, 2018년, KIA와 SK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두산은 그때의 아쉬움을 모두 지워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무서운 상승세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키움은 접전이 될 것이라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관록에 밀리며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키움은 그들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두산의 4연승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모두 치열했다. 두산은 1차전과 2차전을 9회 말 끝내기 승리로 가져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1차전은 불펜진의 난조로 앞서던 경기에서 키움에서 동점을 허용하는 위기가 있었고 2차전은 선발투수의 난조로 초반 리드를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은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두산은 키움의 마무리 오주원을 무너뜨렸고 이는 키움에게 큰 타격이었다. 이는 키움의 불펜진 운영의 틀을 깨뜨렸고 그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키움은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놓친데 이어 막말 논란까지 불거지는 악재가 겹쳤다. 특히, 패배의 원인이 마무리 투수의 난조와 함께 수비 실책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도 키움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초반 연속 패배로 2패로 한국시리즈를 시작한 키움은 극히 낮은 우승 확률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키움은 홈에서의 3, 4, 5차전에서 분위기를 반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3차전에서 에이스 브리검이 초반 무너졌고 팀 타선이 두산 선발 투수 후랭코프에 막히면서 침묵했다. 키움은 특유의 벌떼 불펜으로 추가 실점을 막아냈지만, 초반 5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두산은 선발 투수에서 한국시리즈 마무리 투수로 역할을 바꾼 이용찬을 7회부터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용찬은 3이닝 무실점 투구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5 : 0 두산의 완승, 3연승으로 절대 유리한 자리를 선전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눈앞에 다가왔다. 


키움은 누구로 하지 못한 3연패 후 4연승이라는 기적을 기대해야 했다. 키움은 분명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4차전에서 초반 대량 득점으로 승리 분위기를 만들었다. 키움은 1승에 대한 간절함이 보였다. 두산은 선발 투수 유희관과 이어진 불펜 투수 함덕주가 8실점하면서 5차전 승부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반전이 있었다. 5회 초 두산은 키움의 불펜진을 상대로 5득점하며 4 : 8로 밀리는 경기를 9 : 8 리드로 반전시켰다. 포스트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였던 키움의 불펜진이었다는 점에서 키움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리드를 잡은 두산은 함덕주 이후 불펜 투수들이 무실점 역투를 하면서 1점  차 리드를 9회까지 이어갔다. 두산은 9회 말 마무리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용찬은 전날 3이닝 30개의 투구로 연투에 부담이 있었지만, 두산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었고 그를 믿었다. 

하지만 이용찬의 구위는 분명 떨어져 있었다. 주 무기 포크볼의 예리함도 이전과 달랐다. 이용찬은 만루 위기에 몰렸다. 2아웃까지는 잘 잡아냈지만, 3루수 허경민의 실책이 실점과 연결되며 끝내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으로서는 분명 아쉬운 장면이었다. 키움은 다시 한번 의욕을 되살릴 수 있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9회 말 동점 허용은 두산에게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두산은 연장 10회 초 다시 집중력을 보였다. 두산은 전날 경기 선발 등판했지만, 불펜 투수로 자원한 키움의 에이스 브리검을 투혼을 무색하게 했다. 두산은 선두 타자 오재원의 2루타로 잡은 득점 기회에서 2사 후 오재일의 1타점 2루타에 이어 김재환의 적시 안타로 이어지며 11 : 9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키움은 브리검에 이어 마무리 오주원을 다시 마운드에 올렸지만, 두산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다시 리드를 잡은 두산은 10 말 키움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 과정에서 해프닝이 있었다. 두산 김태형의 감독과 주심의 착각으로 이용찬을 의도치 않게 교체해야 했다. 두산으로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두산은 급히 베테랑 배영수를 마운드에 호출했다. 배영수는 많은 우승 경험과 풍부한 경험이 투수였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만큼 그의 구위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았다. 배영수의 등판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배영수는 침착하게 키움의 중심 타자 박병호, 샌즈를 삼진과 범타로 처리하며 올 시즌 가장 가치 있는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렇게 두산의 우승 확정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두산에게도 고비가 있었고 실수도 있었지만, 두산은 그때마다 경험과 끈끈한 팀 워크로 이를 극복했다. 정규리그 극적인 우승의 기운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남아있었다. 

선수들 역시 주전과 백업할 것 없이 주인공 역할을 했다. 특히, 정규 시즌 내내 부진한 타격으로 고심했던 내야수 오재원은 한국시리즈에서 맹타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보여주었다. 그와 함께 하위 타선의 김재호의 방망이도 뜨거웠고 올 시즌 첫 한국시리즈 주전 포수로 나서는 박세혁도 공수에서 팀을 떠난 FA 포수 양의지의 공백을 잊게 하는 활약을 했다. 이런 하위 타선의 분전은 팀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관록과 함께 상승세까지 더해진 두산을 키움이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키움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모두 발휘했지만, 작지만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단기전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2019시즌 두산은 정규 시즌에서 한때 중위권으로 밀리면서 양의지 공백을 절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후반기로 가면서 저력을 발휘했고 우승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은 지난 2번의 우승 실패 경험을 뒤로하고 완벽한 우승에 성공했다. 두산의 올 시즌은 두산 특유의 뚝심과 저력이 무엇인지는 보여주는 대 서사시였다.  이렇게 두산은 KBO 리그의 최강팀으로 확실히 자리하게 됐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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