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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는 단연 두산의 에이스 린드블럼이었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20승 3패 방어율 2.50을 기록했다. 타고투저의 흐름이 투고타저로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놀라운 성적이었다. 린드블럼은 방어율은 아쉽게 양현종에게 타이틀을 내주었지만, 다승과 승률, 탈삼진 등 투수 각 부분에서 타이틀 홀더가 됐다. 이 외에도 린드블럼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이닝당 출류 허용률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세부 지표에서도 최고 투수였다. 

린드블럼의 활약을 앞세워 두산은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다. 린드블럼은 그와 짝을 이룬 두산 외국인 투수 후랭코프가 부상 등으로 상당 기간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하는 와중에서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했고 린드블럼이 중심을 잡아준 두산의 마운드는 단단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활약과 우승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린드블럼은 이미 예약된 투수 각 부분 수상을 물론이고 시즌 MVP 경쟁에서도 강력한 수상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린드블럼은 연말 시상식에서 그 이름이 수도 없이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으로서는 이런 에이스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지만, 역설적으로 내년 시즌 그와 함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시즌 중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를 포함해 일본 리그까지 해외 리그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KBO 리그에서의 빛나는 성과에 KBO 리그 출신들의 성공 사례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완주하며 두 자릿 수 승수를 기록했던 전 SK의 에이스 켈리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안착은 린드블럼에게는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 30대 중반으로 접어들어가는 나이와 메이저리그에 도전에 대한 의지가 여전한 린드블럼임을 고려하면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를 받은 그를 두산이 재계약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 협상에서 린드블럼이 메이저 로스터 보장을 받지 못한다면 린드블럼은 안정적인 KBO 리그에서의 선수 생활 연장을 고려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그에게 관심이 큰 일본 구단과의 경쟁을 할 수도 있다. 두산으로서는 린드블럼에 대해 연봉뿐만 아니라 다년 계약 보장 등의 옵션을 더해야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두산이 린드블럼과의 이별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 시즌 전력 약화의 우려에도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낸 두산이지만, 20승 투수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메우기는 쉽지 않다. 두산으로서는 우승의 영광 뒤 전력 유지를 위해 중요한 과제가 생긴 셈이다.

이렇게 두산에서 새롭게 전성기를 연 린드블럼은 KBO 리그에서 5번째 시즌을 보냈다. 그 과정은 순탄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2015시즌 롯데와 계약하며 KBO 리그에 인연을 맺은 린드블럼은 뛰어난 이닝 소화능력과 파워 피처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롯데의 에이스로 자리했다. 그가 류현진 속한 메이저리그 팀 LA 다저스의 에이스 커쇼와 절칠한 사이라는 점도 큰 화제가 됐다. 그의 딸이 심장병으로 투병 중인 사실과 그런 와중에도 자선 사업을 하는 그의 인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롯데 팬들에게 린드블럼은 과거 철완을 과시했던 에이스 최동원의 이름에서 비롯한 린동원으로 불리며 외국인 선수 그 이상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6 시즌 린드블럼은 그전 시즌 많은 이닝 소화에 따른 후유증으로 성적이 하락했고 2017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하며 KBO 리그를 떠나야 했다. 그렇게 끝날 것 같았던 린드블럼의 KBO 리그 이력은 2017 시즌 후반기 다시 이어졌다. 롯데는 시즌 후반기 외국인 선수 교체를 시도했고 린드블럼이 선택됐다. 극적으로 롯데에 돌아온 린드블럼은 후반기, 그리고 포스트시즌 호투로 다시 주목받았다. 말 그대로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린드블럼은 과거 힘으로만 던지던 투수에서 다양한 변화구와 안정된 제구까지 갖춘 투수로 변신해 있었다.

2017 시즌 이후 롯데와의 오랜 동행이 기대됐던 린드블럼이었지만, 롯데와의 인연은 악연이 됐다. 2018시즌을 앞두고 린드블럼은 두산과 계약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롯데 구단과의 숨겨진 갈등이 불거져 나왔고 이와 관련한 소송으로 발전했다. 롯데 팬들에게는 분명 아쉬운 이별이었다. 

롯데에서 두산의 에이스로 변신한 린드블럼은 더 발전한 투수로 변신했다. 린드블럼은 넓은 잠실 홈구장의 이점에 리그 최고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두산 야수진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곧바로 성적과 연결됐다. 2018 시즌 타고투저의 강력한 흐름에도 린드블럼은 15승에 2점대 방어율을 기록했고 올 시즌 이를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어느새 린드블럼은 과거 두산에서 외국인 투수 그 이상의 존재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니퍼트를 잊게 할 정도의 존재가 됐다. 

이렇게 여러 사건들과 함께 했던 린드블럼의 KBO 리그에서의 경력은 올 시즌 중요한 고비를 맞이했다. 너무나 뛰어난 활약을 했다는 점이 KBO 리그 경력 유지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물론,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다면 KBO 리그의 수준을 높여주는 반가운 일이지만, 리그 최고 투수와의 이별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린드블럼의 앞으로 거취는 스토브리그에서 중요한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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