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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4승 무패 일방적 승리로 끝난 201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두산 팬들에게는 최상의 결과였지만, 보다 많은 한국시리즈 경기를 보고 싶었던 야구팬들에게는 아쉬움의 시리즈였다. 물론, 두산이 9경기 차를 극복하고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끝내기 승리로 우승을 결정했던 장면은 극적이었고 한국시리즈 4차전서 은퇴를 앞둔 베테랑 투수 배영수가 돌발 변수로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기록하며 선수 생활의 피날레를 아름답게 만든 감동도 있었다. 

하지만 두산의 4연승은 잘 차려진 상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물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두산의 상대 키움이 포스트시즌에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SK에 완승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는 접전을 예상했던 터라 한국시리즈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런 한국시리즈 승부의 허전함을 메운 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승부였다.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 휴스턴과 내셔널 리그 챔피언 워싱턴에 대결한 월드시리즈는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워싱턴은 7차전까지 이어진 승부 끝에 4승 3패로 최후의 승자가 됐다. 시리지 전적도 접전이었지만, 이번 승부는 7번의 승부에서 원정팀이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는 미국 프로 스포츠 포스트시즌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워싱턴은 휴스턴 원정에서 2연승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그들의 홈에서 3연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여기에 에이스 슈어저의 부상 소식까지 전해지며 우승의 가능성은 더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워싱턴은 휴스턴 원정에서 6, 7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극적 반전에 성공했다. 

워싱턴은 그들의 전신인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부터 이어진 팀 역사에서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진출과 우승의 새로운 역사를 섰다. 그들의 우승이 대단한 건 포스트시즌에서 벼랑 끝 승부를 계속 이겨낸 결과이기 때문이었다. 워싱턴은 정규리그 지구 2위로 와일드카드전을 거쳐야 했다. 단판 승부에서 워싱턴은 승리했고 류현진이 속한 LA 다저스와 대결에서 5차전 극적 역전승으로 3승 2패로 승리했다. 

LA 다저스는 류현진의 팀으로 한국 팬들의 큰 응원을 받았고 시리즈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5차전 승리를 눈앞에 두고 워싱턴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 경기에서 워싱턴은 경기 후반까지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이 기세로 워싱턴은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4연승으로 마무리하며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된 접전의 피로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다. 

그들의 기세는 월드시리즈로 이어졌다. 월드시리즈는 애초 게리콜, 벌랜더, 그레인키까지 리그 최고 선발 투수 3명을 보유한 휴스턴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워싱턴은 이런 예상을 원정 2연승으로 깨뜨렸다. 단기전은 기세 싸움이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준 워싱턴이었다. 

워싱턴이 우승 가능성을 선점한 상황에서 휴스턴이 저력을 발휘했다. 휴스턴은 타선이 폭발하며 워싱턴 홈에서 3연승 했다. 홈 2연패 후 원정 3연승 휴스턴에게 우승의 기운이 넘어온 듯 보였다. 이는 극적 드라마의 서막이었다. 워싱턴은 벼랑 끝에서 다시 괴력을 발휘했다. 선발 투수 스트라스버그의 역투로 6차전을 승리한 워싱턴은 7차전에서 부상으로 등판이 불투명했던 에이스 슈어저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많은 출루를 허용했지만, 버티고 또 버텼다. 그의 5이닝 2실점 투구는 승리로 가는 중요한 발판이 됐다. 

슈어저의 투혼은 경기 후반 타자들의 집중력으로 승화됐다. 워싱턴은 마치 LA 다저스와의 5차전 승부를 연상시키는 경기 후반 연이은 홈런포로 경기를 역전시켰고 그 리드를 지키며 환호했다. 치열한 승부였고 워싱턴은 그 승부를 이겨냈다. 워싱턴은 포스트시즌 내내 열세라는 평가를 계속 극복했다. 

먼 미국에서의 승부였지만, 야구팬들은 워싱턴의 우승 여정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그만큼 그들의 여정은 극적인 요소로 가득했다. 엄청난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즐비한 메이저리그지만, 선수들은 매 경기 순간순간 진지함으로 가득했고 투지가 넘쳤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 특히, 워싱턴은 원팀의 분위기가 가득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동요가 워싱턴의 승리를 부르는 응원가로 사용되면서 월드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더 높아졌다. 

이렇게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한편으로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열기를 보면서 점점 흥행에 어둠이 짙어지는 우리 프로야구 현실을 대비되기도 했다. 이제 미디어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해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우리 프로야구는 그들만의 리그에 안주한다면 야구팬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빼앗길 수 있다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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