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토브리그] 야구 이야기로 화제성, 흥행 모두 잡을까?

프로야구 구단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1, 2회로 이야기의 서막을 열었다. 그동안 야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많았지만,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프런트를 스토리의 중심에 둔 드라마, 영화는 없었다. 대부분 야구 선수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거나 야구는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소재로 활용되는 일이 많았다.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 구단의 이면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러브라인도 최소화하고 야구 이야기로 스토리가 채워졌다. 야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들에게는 생소한 용어가 등장할 수도 있고 흥미가 반감될 수 있지만, 1, 2회는 긴장감 있는 전개로 지루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드라마의 사무실이나 경기장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의 지원을 받아 현장감을 높였다. 

1회와 2회의 배경은 과거 우승의 영광을 뒤로하고 장기간 최하위를 전전하는 프로야구단 드림스다. 시점은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끝나고 그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프로야구에서는 스토브리그가 불리는 스토브리그 기간이다. 이 기간 프로야구 구단은 FA 계약이나, 선수 간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영입, 신인 선수 지명, 해외 전지훈련 일정 조정 외에 코치진 개편 등의 일로 시즌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일반인들을 뉴스에 보도된 결과만을 접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 내면에는 복잡하고 치열한 과정이 숨어 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그 잘 보이지 않았던 프로야구 구단의 내면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1, 2회에서는 프로야구단 운영의 경험이 없는 신임 단장의 부임과 함께 팀 중심 타자를 트레이드하는 것을 시작으로 만년 꼴찌팀 드림스가 큰 변화 속으로 빠져들 것임을 예고했다. 

드림스의 신임 단장 백승수는 씨름단, 핸드볼 팀 등 비인기 종목 팀의 단장으로 수차례 우승을 이끌었지만, 우승 직후 팀이 해체되는 비운을 맞이하는 특이한 이력의 인물이다. 백승수는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냉철함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고 명석한 두뇌와 추진력도 갖추고 있다. 그 한 편으로는 그의 과거를 궁금해지게 하는 미스터리한 면도 함께 하는 인물이다. 

그가 새롭게 부임한 드림스는 수년간 최하위를 전전하며 구단 전체가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패배의식에 젖어있었고 팀 조직력도 크게 망가져 있었다. 코치진은 파벌 싸움으로 분열되고 있고 선수들 역시 최하위 성적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상실했다. 구단 역시 부족한 지원에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팀 간판선수는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팀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려 하는 월권을 서슴지 않았다. 이 덕분에 팀의 중심은 감독은 권위를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백승수는 이런 드림스의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었고 문제의 근원을 찾아 강하게 조치했다. 

그 시작을 백승수는 과감한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백승수는 오랜 기간 팀 간판선수였던 4번 타자를 트레이드 시중에 내놓았다. 이는 내부는 물론이고 팬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하지만 백승수는 트레이드의 이유를 철저히 분석해 구단 직원들을 설득했다. 그는 팀 캐미를 저해하고 인성에서 문제를 보이는 4번 타자보다는 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선수를 원했다. 

백승수는 트레이드의 반대 급부로 팀 전력 강화에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는 협상력을 발휘했다. 백승수는 한때 드림즈의 투수였지만, 선수 간 알력으로 팀을 떠난 에이스급 투수와 가능성 있는 불펜 투수를 함께 영입하는 수완을 보였다. 이를 통해 드림즈는 마운드를 보강했고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베테랑 선수로 팀 캐미를 강화시킬 계기를 마련했다. 

대형 트레이드 성사로 능력을 보인 백승수지만, 앞으로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구단이 실질적인 운영자는 구단주의 조카는 구단에 대한 다른 마음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구단 내부 직원들 역시 그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드라마에서 보였지만, 학연과 지연 등으로 얽힌 야구판은 초보 단장인 백승수가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들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야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주고 있다. 한 편에서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팀이 프로야구 모 구단을 연상시킨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드라마는 프로야구의 단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야구를 조그만 안다면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다만, 현실과 다른 내용이 있고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드라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수용 가능한 수준이다. 

프로야구 구단 운영의 세세한 내용과 함께 어두운 단면까지 모두 다룰 것을 예상되는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드라마 홈페이지,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