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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56회] 새해 시작하는 서울 도심 속 사람들의 풍경

문화/미디어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0. 1. 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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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2020년 새 여정이 시작됐다. 2020년 첫 방문지는 서울의 중심지 남산과 남대문 시장이 있는 회현동 일대였다. 남산은 서울 중심부에 우뚝 솟은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이고 남대문 시장은 외국 관광객들이 꼭 들러야 하는  세계적 명소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그 안에서 또 다른 한 해를 시작하는 보통 사람들과 만났다. 

새해 해맞이 명소 중 한 곳인 남산의 일출과 함께 시작한 여정은 남산 산책로를 따라 이어졌다. 산책로 한 편의 공간에서 추운 날씨에도 운동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과 만났다. 대부분 외국인들이 모여있는 그 그룹은 헬스클럽을 연상시킬 정도로 편안하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 그룹을 이끄는 사람은 한국에서 교수로 일하는 외국인이었다. 그는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하면서 한국에 정착했고 남산을 즐겨 찾는다고 했다. 그는 자신만의 운동법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교류하고 있었다. 이날도 그는 새해를 힘차게 운동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회현동 골목에 들어섰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곳이지만, 일제시대 흔적이 남은 오래된 가옥들과 만날 수 있었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과거와의 만남이었다. 그곳에서 일제시대 만들어졌다는 방공호가 있었다. 마치 동굴과 같은 모습의 방공호는 일제시대 회현동 일대에 많이 거주했던 일본인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 아픈 역사의 단면을 간직한 곳이었다. 

 



지금은 이곳이 천연 냉장고가 되어 김치나 상하기 위한 식재료를 보관하거나 여름철 더위를 피하는 장소로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애초 이곳이 만들어진 이유와 달리 지금은 사람들에게 안식처와 같은 곳이었다. 역사의 묘한 아이러니가 느껴졌다. 

회현동을 벗어나 남대문 시장으로 향했다. 남대문 시장은 이른 아침에도 상인들의 분주한 움직임과 만날 수 있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노점을 지키는 이들이 반가웠고 고양이 뿔만 아니면 다 있다는 남대문 시장답게 다양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보리밥과 뜨끈한 칼국수와 함께 냉면까지 즐길 수 있는 남대문 시장의 칼국수 골목에서는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만찬과 만날 수 있었다. 

예쁜 모양의 강정을 만들어 파는 가게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아이디어와 만났고 남대문 시장 가는 길 노점에서는 길 잘 가르쳐주는 가게를 자처하며 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호의를 베풀어주고 있는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할 수 있어 마음이 훈훈했다. 

남대문 시장의 훈훈함과 정을 느끼며 발걸음을 지하상가로 향했다. 그곳에서 50년 넘게 지하상가의 좁은 가게를 지키며 시계 수리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을 만났다. 그는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과 철학으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다. 그가 수리하는 시계는 모두 수십 년 이상의 사용했던 시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시계에는 사람들의 오랜 추억이 담겨있었다. 

시계 수리점 사장님은 시계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추억과 행복했던 기억을 지켜준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 수리를 마치고 가게 한편에 보관 중인 시계들과 함께 가게 사장님은 사람들의 추억까지 함께 보관하고 있었다. 이런 행복한 기억을 공유하는 탓에 그는 5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상가에 추억을 보관하는 곳이 또 있었다. 100년 넘는 레코드와 오디오가 있는 음반가게가 그곳이었다. 그 가게 사장님은 지금은 그 모습도 생소한 에디슨이 발명했던 레코드와 재생장치를 꺼내 보여주었다. 이제 70살을 넘어선 그에게는 평생을 들여 수집한 소중한 물품들이었다. 이제 음악이 파일 형태의 음원으로 주로 유통되는 현실에도 귀한 장면 장면들이었다. 오래된 레코드를 통해 들려지는 음악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지금 음악에서 느낄 수 없는 감성이 전해졌다. 편리하고 세련된 것에 길들여지고 그것이 최선인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지하상가를 나와 다시 이어진 여정은 미로 같은 골목길을 지나 한 식당에 다다랐다. 간판조차 잘 보이지 않는 식당에서 사장님은 식재료를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식당에서는 이름도 생소한 굴림 만두가 있었다. 식당의 사장님은 6.25 전쟁 당시 북한에서 월남한 실향민으로 고향의 맛을 지키고 그 맛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굴림 만두는 고향의 맛을 상징하는 메뉴였다. 굴림 만두로 만들어낸 만둣국은 그래서 그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2020년에도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특별할 것 없이 새해를 시작하고 있었다. 특별하진 않지만, 일상의 삶을 지키는 이들의 노력이 있어 일상의 편안함이 유지될 수 있다. 내가 아닌 남의 일상은 결코 나와 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새로운 한 해에는 주변의 모습들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더불어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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