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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월화 드라마와 금토 드라마의 절대 강자는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2와 스토브리그다. 공교롭게도 모두 같은 방송사 작품이다. 동 시간대 다양한 드라마가 경쟁하고 있지만, 두 드라마의 위치는 확고하다. 공중파 드라마가 고전하는 현실에서 분명 다른 흐름이다.  시청자들을 이끄는 힘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이 중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즌 2임에도 시청자들의 호응이 여전하다. 보통 시즌 2가 그 전편보다 고전하는 경우가 많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이라 할 수 있다. 드라마는 주인공 김사부가 이끌어가고 있다. 김사부는 외과 전문의로 자기 분야에서 특출난 능력이 있다. 하지만 평범함과는 거리가 있다. 김사부는 과거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의사였지만, 병원의 비리에 반발해 돈과 명예를 모두 버리고 야인이 됐다. 그는 자신의 이름까지 숨기며 시골의 작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병원이 꺼리는 중증의 외상 환자 수술과 치료를 전담했다. 열악한 시설과 지원에도 그는 자신의 능력과 열정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 그 대상은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았다. 

보다 큰 병원에서 더 좋은 조건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김사부였지만, 그는 그보다는 자신을 정말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다가섰다. 독선적이기도 하고 고집불통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환자에 있어서 그는 절대 양보가 없었다. 김사부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젊은 의사들의 멘토가 되면서 그들을 더 성장시키고 진정한 의사가 되도록 도왔다. 젊은 의사들은 처음 그와 충돌하기도 했지만, 그의 진심을 이해하고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했다. 

 

 


김사부는 자신의 능력과 힘을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나누는 인물이다. 이런 이타적인 삶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건 아니었다. 자신이 속한 병원재단 거대병원은 한 마디로 돈이 안되는 외상 센터 운영에 부정적이다. 김사부의헌신적인 의료 행위가 결코 좋게 보일 리 없다. 이제 병원도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과 같은 현실에서 김사부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거대병원에서 김사부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은 그와 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김사부는 병원의 관행이라는 이름의 부조리와 이익만을 추구하는 시스템, 더 높은 곳을 향한 권력 다툼에 염증을 느끼고 조직을 떠난 인물이다. 병원장은 조직에 순응하는 강한 권력의지를 가진 인물이고 성공을 위해 병원이 요구하는 수익 증대라는 목표를 위해 병원의 공공성도 무시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병원장의 모습이 현실에서도 특별하다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도 당장의 생계와 현실의 제약으로 그것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게 보통이다. 이를 거스르는 이는 조직에 부적합한 인물이 되어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 내부 고발자가 조직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걸 우리는 수없이 봤다. 정의로운 일이라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조직의 논리에 따라 정의로움을 눈 감게 된다. 병원장은 그런 보통의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성공에 모두 쏟아부어온 인물이다. 어찌 보면 그는 우리 사회 성공 모델 중 하나다. 

이에 맞서는 김사부는 편안한 삶을 포기하고 정의를 위해 거대한 권력과의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그의 능력을 믿고 실력과 열정, 진심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 사이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하나둘 그를 도왔고 의사로서의 공공의 가치를 함께 지켰다. 병원의 재단 이사장마저 김사부를 이해하고 적극 지원했다. 

김사부의 모습은 정의를 위해 역경을 이겨내는 영웅의 모습이다. 시청자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지만,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김사부에게 열광한다. 이런 응원의 마음이 모여 드라마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물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출연진의 연기가 어울려 가능한 일이다. 

시즌 2에서도 김사부는 위기의 연속이다. 그를 든든히 후원하던 이사장이 사망하면서 비리로 일선에서 물러났던 원장이 이사장으로 복귀했다. 도 크고 강한 권력이 김사부를 압박하게 됐다. 김사부의 중요한 조력자였던 돌담 병원 원장은 이사장의 힘에 의해 병원을 떠나게 됐다. 이와 동시에 김사부의 강력한 경쟁자를 원장으로 보내 김사부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전 병원장이 자신의 힘과 권력으로 김사부를 직접 상대하지 않고 더 큰 권력에 대한 야망이 있는 경쟁자를 돌담병원 장으로 내려보냈다. 이사장은 새로운 병원장을 김사부를 밀어낼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사장은 돌담병원 자리에 리조트형 병원을 건립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계획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 이제 김사부는 병원장은 물론이고 자신에 버금가는 실력에 권력에 대한 야망으로 가득한 강력한 경쟁자를 함께 상대하게 됐다. 새롭게 부임한 돌담병원장은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내세워 자신에 대한 병원 내 여론을 우호적으로 바꿔놓았다. 

이를 통해 의료인으로서의 강한 사명감으로 어려움을 함께 극복했던 돌담 병원 구성원들을 김사부와 점점 멀어지게 하려 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명분이 있다 해도 혼자만의 싸움은 버거울 수밖에 없다. 돌담병원장은 구성원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김사부를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기존 병원장이 힘으로 돌담병원을 압박해 병원 구성원들이 오히려 더 뭉치게 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다. 이는 강자들이 그들에게 대항하는 약자들을 분열시켜 대오를 흩트려뜨리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김사부은 차원이 다른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김사부의 모습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외상 전문의 이국종 교수의 모습을 연상시키게 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 역시 자신을 버리는 헌신적인 노력을 외상센터를 운영하고 키웠지만, 병원 측과의 갈등으로 자리를 내려놓았다. 그는 자신의 선의를 이용하는 정치권과 손익적인 측면에서만 외상 센터를 평가하고 폄하하는 병원의 처사에 더는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입지를 더 강화할 수 있는 병원 내 정치에 능숙하지 않았고 좋은 명분이 평가받을 거라 믿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더는 싸울 힘을 잃었다. 이국종 교수의 모습은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현실 그 자체다. 김사부가 현실 속 인물이었다면 그 역시 좌절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은 드라마에서라도 정의로운 사람이 승리하길 바랄지도 모른다. 김사부는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영웅이라 할 수 있다. 초능력이 없더라고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좋은 일에 사용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정치인, 경제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우리 사회 지도층으로 자리 잡는다면 보다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 김사부는 보통 사람들이 바라는 사회 지도층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김사부를 드라마의 주인공으로만 바라볼 수 없고 그를 응원하는지도 모른다. 

사진 : 드라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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