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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에게 있어 중요한 과제 하나는 외야수 전준우의 1루수 전환이었다. 실제 전준우는 스프링 캠프 내내 1루수 수비 연습을 병행했다. 시즌 준비 기간 그의 주 포지션은 1루수였다. 하지만 최근 연습 경기를 통해 본 전준우는 주로 외야수로 나서고 있다. 최근 롯데의 소식을 전하는 보도에서 롯데의 전준우 활용법에 변화가 감지된다. 

전준우의 1루수 전환은 그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강했지만, 팀 사정도 고려한 결정이었다. 롯데는 이대호라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있고 그의 주 포지션은 1루수였다. 하지만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그의 나이는 수비에 있어 부담을 가중했다. 2019 시즌 롯데는 이대호를 주로 1루수로 기용했다. 롯데는 그 자리를 베테랑 1루수 채태인과 내야와 외야를 병행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정훈으로 대신했다.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채태인은 부상에 자주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롯데에 부족한 좌타자에 최고 수준의 수비 능력의채태인이었지만, 활용에 있어 제한이 있었다. 정훈은 주 포지션이 아닌 탓에 수비에 불안감이 있었고 타격에서도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롯데는 채태인은 시즌 후 전력 외로 분류했고 그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의 선택을 받고 팀을 떠났다. 롯데는 강한 공격력이 필요한 1루수 자리에 공백을 메워야 했다. 

 

 


전준우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었다. 전준우는 내야수로 프로에 입단했지만, 수비에 문제점을 노출하며 외야수로 전향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준우는 호타 준족의 타자로 장타력과 정확성, 기동력을 두루 갖춘 선수로 발전했다. 그의 입지는 어느새 중심 타자 자리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롯데가 전체적으로 부진에 빠져있었을 때도 전준우는 꾸준한 활약을 팀 타선을 이끌었다. 큰 부상 없이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내구성도 보여주었다. 

이런 전준우였지만, 외야 수비에 대한 약점은 줄 곳 지적되는 약점이었다. FA 민병헌의 영입으로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주 포지션이 변경된 이후에도 수비에 대한 아쉬움은 계속됐다. 이는 지난 시즌 후 FA 협상에서 그의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전준우는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까지 마이너스 요인이 더해지며 FA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전준우는 롯데의 제안대로 FA 계약을 해야 했다. 이와 동시에 전준우는 1루수 전환이라는 또 다른 미션도 받아들여야 했다. 

롯데는 전준우의 1루수 전환을 통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풍부한 내야수들의 활용폭을 넓히고 외야진 세대교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롯데는 내야수지만, 경기 출전의 기회가 적었던 강로한, 고승민 등의 외야 전환을 통해 그들의 타격 능력을 더 극대화하려는 계획을 현실화했다. 유격수 자원으로 외야수 마차도를 영입한 건 이러한 계획의 한 부분이었다. 이에 더해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 최민재, 트레이드로 추재현 등 20대 젊은 외야수를 추가 영입하며 전성기를 지나는 시점이 된 민병헌, 손아섭 다음을 준비하려 했다. 전준우 역시 1루수 전환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그의 1루수 전환은 잠시 속도 조절을 하는 모습이다. 롯데는 1루수 자원으로 또 다른 대안을 함께 실험하고 있다. 3루수 자원인 한동희, 김민수의 1루수 기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동희는 롯데가 기대하는 거포형 내야수로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했지만,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수비에 대한 약점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는 한동희가 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1루수로 전환을 고려하는 눈치다. 또 다른 3루수 자원 김민수는 백업 자원으로 보였지만, 연습 경기를 통해 장타력을 과시하며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유격수에서 3루수로 포지션 변경 가능성이 큰 신본기가 있다. 신본기는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하위 타선을 강화할 수 있는 타격 능력이 있다. 수비에서 신본기는 한동희, 김민수보다 안정감이 있다. 풍부한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고질적인 내야 수비 불안 문제를 안고 있는 롯데로서는 주전 내야수 선택에 있어 수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는 신본기 3루수에 유격수 마차도, FA 영입 선수로 그 위치가 확고한 안치홍 2루수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백업으로 수비에 강점이 있는 김대륙과 성실함이 돋보이는 김동한, 외야 겸업을 준비하고 있는 강로한, 고승민 등도 있다. 한동희, 김민수의 1루수 전환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롯데다. 

롯데로서는 코로나 사태로 시즌 준비 기간이 길어진 틈에 새로운 시도를 할 기회도 얻었다. 이에 롯데는 기존의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외야 라인업에 최민재, 추재현에 타격에 경쟁력이 있는 허일, 빠른 발로 대주자 등 스페셜리스트의 자질이 있는 김재유까지 전문 외야수들도 구성된 외야진 구성을 실현할 수도 있다. 롯데는 그동안 외야수로 주로 경기에 나섰던 전준우의 전문 1루수 전환이 수비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롯데는 전준우 1루수 카드를 대안으로 남겨두고 타격에 재능이 있는 젊은 내야수를 성장시키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암 투병 끝에 돌아온 1루수 자원 김상호가 부활의 가능성을 보이는 점도 1루수에 대한 시즌 전략을 수정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꼭 긍정적이라 할 수는 없다. 선수들에게 다소 혼란이 올 수 있고 팀 전력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수비 불안을 항상 가지고 있는 롯데에게 이런 멀리 포지션 전략이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외야수 전준우가 전준우에게 가장 익숙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전준우 역시 수비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지만, 외야수로 경기에 나설 때 더 나은 기량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롯데의 구상대로 김민수, 한동희가 타격 재능을 터뜨리면서 성장한다면 최고의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이는 모든 것이 뜻대로 풀렸을 때 예기다. 어느 팀이나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시즌을 준비하지만, 원하는 결과는 모두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시즌을 앞두고 또다시 변화를 구하는 건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시즌 개막이 5월 중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의 주전 1루수 고민은 마침표를 찍게 될지 전준우의 1루수 전환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이는 전준우가 개막전에서 어떤 포지션에서 어떤 글러브를 끼고 경기에 나설지를 보기 전까지 확정할 수 없게 됐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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