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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즌 개막을 얼마 안 남겨둔 시점에 단행했던 롯데와 키움의 트레이드의 결과가 현재까지 엇갈리고 있다. 당시 롯데는 내야수 전병우와 좌완 투수 차재용을 키움에 내주고 외야수 추재현을 영입했다. 팀 내 비중이 큰 선수들의 트레이드가 아닌 탓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서로에 필요에 의한 결정이었다. 

롯데는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외야진들이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시점에 이들을 대신할 젊은 자원이 필요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야 자원 확충을 위한 결정이었다. 롯데는 올 시즌 전 2차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 지명권을 외야 유망주 최민재 영입에 사용했었다. 롯데에 이에 더해 새로운 유망주를 더 충원했다. 추재현은 2018년 키움이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의 비교적 높은 순위로 지명한 선수이기도 했다. 외야 전 포지션과 1루수 수비도 가능한 멀티 능력도 갖춘 장점이 있었고 롯데에 부족한 좌타자였다. 

롯데가 추재현을 영입하면서 내준 전병우는 2018 시즌 후반기 등장해 큰 활약을 하면서 내야의 새로운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였다. 하지만 2019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1군에서 입지가 크게 줄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전병우를 호주 윈터리그에 참가시키는 등 그에 대한 기대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군 제대선수의 복귀와 2루수 안치홍의 FA 영입, 외국인 선수 마차도가 유격수로 영입되면서 심화된 내야의 경쟁 속에전병우는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마침 키움은 내야의 백업 자원이 필요했다.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롯데와 키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20대 초반의 유망주 추재현과 20대 후반의 전병우의 트레이드는 유망주 간 트레이드라 하기 어려웠다. 전병우의 2019 시즌 부진한 성적은 롯데에게 또 다른 반대급부를 요구하게 됐다. 롯데는 좌완 유망주 차재용을 트레이드에 추가했다. 차재용은 2015 시즌 입단 이후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는 유망주였다. 롯데에게 귀한 좌완 투수였지만, 2020시즌 차재용은 1군 전력에서는 멀어진 상황이었다. 롯데의 그의 성장을 기대하기보다는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그만큼 추재현은 롯데가 원하는 선수였다. 

그렇게 성사된 트레이드는 시즌 초반 롯데가 원하는 그림이 그려지는 듯 보였다. 롯데 소속이 된 추재현은 시범경기 성격의 교류전에서 맹타를 때려내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키움에서 쟁쟁한 외야 선수층에 막혀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던 그로서는 롯데가 기회이 땅이었다. 

롯데는 교류전을 통해 추재현이 1군에서 백업 외야수로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추재현은 롯데가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시킨 또 다른 유망주 강로한, 고승민 등을 밀어내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반대로 키움으로 간 전병우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1할대의 부진한 타격으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함께 키움으로 건너간 차재용도 시즌 시작은 2군이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달라졌다. 추재현은 꾸준히 출전 기회가 있었지만, 부진한 타격으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추재현은 13경기 3개의 안타만을 기록한 채 최근 2군행을 통보받았다. 팀 타선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롯데는 변화가 필요했고 존재감이 미미했던 추재현을 더는 1군에 머물게 할 수 없었다. 

추재현의 2군행과 맞물려 키움의 전병우는 최근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많은 타석은 아니지만, 타율은 3할을 넘고 장타력도 보여주고 있다. 키움은 전천후 내야수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모터를 방출시킨 자리에 전병우를 비롯해 또 다른 젊은 내야수 김웅빈을 경쟁시키고 있다. 이들은 3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고 최근 전병우는 인상적인 활약으로 주전 3루수로 자주 출전하고 있다. 전병우는 3루는 물론이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이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사태로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병우의 가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와 함께 키움으로 건너온 차재용도 2군에서 경기 출전수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 키움의 불펜진 운영이 어려운 상화에서 차재용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이렇게 6월로 접어든 시점에 롯데와 키움의 트레이드는 애초 롯데에 쏠렸던 무게 추가 키움으로 넘어온 느낌이다. 2명의 선수를 내주고 영입한 추재현에 대한 기대치가 컸지만, 추재현은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이고 전병우는 즉시 전력감으로 키움에 당장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이것으로 트레이드의  성공과 실패를 논할 수 없다. 롯데는 추재현을 당장의 자원 이상으로 미래를 보고 영입한 선수다. 추재현의 부진을 그의 진정한 실력이라 할 수는 없다. 추재현은 키움에서도 상당한 유망주였다. 즉, 추재현과 전병우, 차재용까지 3명의 선수가 만들어갈 올 시즌과 그다음 시즌의 결과물, 그것을 토대로  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를 해도 늦지 않다. 다만, 팀 전체가 침체에 빠져있는 롯데에게 그리고 롯데 팬들에게 팀을 떠난 선수들이 타 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씁쓸하게 다가오는 건 분명하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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