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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6연승, 그들의 상대팀 한화는 17연패 극명하게 엇갈린 주중 3연전의 결과였다. 롯데는 6월 11일 한화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5 : 0으로 완승했다. 롯데는 지난주 주말 3연전 스윕에 이어 주중 3연전도 스윕 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롯데 선발 투수 서준원은 제구가 어려움을 겪으며 5이닝 4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의 불안한 투구를 했지만, 3번의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버티며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고 시즌 3승에 성공했다. 롯데의 오현택, 구승민, 박진형, 박시영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남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서준원을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는 타선이 득점이 필요한 순간 적시타와 희생타가 적절히 나오며 필요한 득점을 했고 투. 타의 조화를 이루는 경기를 했다. 

롯데의 6연승 이상으로 주목받은 건 한화의 17연패였다. 거의 3주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감독의 퇴진과 코치진의 교체, 1군 엔트리 대거 변경이라는 극약 처방을 하며 롯데와의 주중 3연전을 맞이했다. 롯데는 지난 주말 3연승하긴 했지만, 상위권 팀은 아니었다.  한화는 올 시즌  몇 안 되는 위닝 시리즈를 경험한 상대팀이 롯데였다. 14연패로 한 주를 시작한 한화는 그 연패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한화는 6월 11일 경기에서 롯데 사이드암 선발 투수 서준원에 대비해 가용한 좌타 자원을 모두 선발 출전시키고 선발 투수의 빠른 교체를 단행하는가 하면 마무리 정우람을 6회 말 마운드에 올리는 초강수와 변칙을 모두 활용하며 연패 탈출의 의지를 보였지만, 무득점에 그친 타선의 부진 속에 연패를 끊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한화는 5회까지 3번의 만루 기회가 있었다. 1회 초 1사 만루, 2회 초 1 사 만루, 4회 초 1사 만루 기회 중 한 번이라도 집중력을 보였다면 경기 흐름을 달라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한화의 타선은 득점권에서 힘을 내지 못하며 삼진과 범타로 기회를 날렸다. 4회 초에는 1사 만루에서 정진호의 타구가 병살 위기에서 상대 실책을 유도하는 듯 보였지만, 수비방해로 기회가 무산됐다. 롯데 선발 투수 서준원의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한화 타선은 흔들리는 선발 투수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한화는 2군에서 젊은 선수들의 대거 1군에 올려 그들의 패기에 기대했지만, 연패 중인 팀 분위기를 바꿀만한 역량을 보이지 못했다. 득점 기회에서 오히려 더 움츠러드는 모습이었다. 한화로서는 베테랑들에게 사실상 문책성 2군행을 하긴 했지만, 연패 탈출을 위한 베테랑의 역할이 아쉬운 주중 3연전이었다. 한화는 팀 분위기 쇄신과 연패 탈출을 모두 이루지 못하고 강팀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앞두게 됐다. 산 넘어 산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한화의 상황이다. 

한화의 17연패는 35년 전 최악의 프로야구 역사에서 최악의 팀으로 남아있는 삼미 슈퍼스타즈를 소환하게 하고 있다. 프로야구 원년 창단된 삼미는 1985년 시즌 중 매각되어 청보 핀토스로 이름을 바꿀 때까지 꼴찌팀의 대명사였다. 열악한 선수층에서 오는 허약한 전력이 큰 원인이었다. 1983년 재일 동포 투수 장명부의 초인적인 투구로 상위권에 오르긴 했지만, 장명부가 무리한 투구로 몰락하면서 다시 최악의 팀으로 추락했다. 1985년 삼미는 3월 31일부터 4월 19일까지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18연패를 기록했다. 삼미의 18연패를 삼미를 최악의 팀으로 기억하게 하는 결정적 일이었다. 이후 삼미는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고 그들의 18연패는 세기를 넘어 추억 속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화는 17연패 늪에 빠지며 세기를 넘어 삼미를 다시 우리 앞으로 소환하게 하고 있다. 삼미의 18연패가 프로야구 초창기 완전한 프로라 하기 어려운 시기의 일이라는 점에서 한화가 그의 같은 반열에 선다는 건 분명 큰 불명예라 할 수 있다. 한화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롯데와의 주중 3연전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했지만, 패배의 큰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이런 한화의 연패 탈출 의지를 넘어서며 5월 중순 이후 길었던 부진의 터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상대성이 분명 존재하지만 롯데는 투. 타가 조화를 이루고 있고 주전과 백업 선수들의 각자의 역할을 해내면서 상당한 조직력도 보여주었다. 롯데는 개막 후 2군에 머물렀던 포수 지성준을 1군에 콜업해 시즌전 구상했던 라인업 퍼즐을 하나 더 추가했다. 지성준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볼넷 2개를 타석에서 얻었고 수비에서는 초반 흔들리는 선발 투수 서준원을 잘 이끌며 실점을 막는데 일정 역할을 했다. 지성준은 자신의 올 시즌 1군 첫 경기에서지난해까지 자신의 소속팀이었던 한화의 17연패를 지켜봐야 하는 복잡 미묘한 경기를 해야 했다. 

롯데로서는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는 한화를 상대로 팀 분위기를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프로야구 흑역사에 남을 17연패에 빠진 상대팀에 연민의 감정도 생길 수 있지만, 롯데는 감성이 아닌 냉정함으로 승리를 쌓았다. 자신의 약점이 패배로 직결되는 프로의 냉혹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롯데와 한화의 주중 3연전이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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