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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프로야구 경기의 최대 관심사는 한화가 연패를 끊을 수 있을지 여부였다. 이미 역대 최다 2위인 17연패를 하고 있었던 한화로서는 연패 탈출이 시급했다. 만약, 또 한 번의 패배를 쌓는다면 한화는 1985년 지금은 사라진 팀 삼미 슈퍼스타즈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삼미는 프로야구 초창기 프로라 하기 힘든 시절의 흑역사였다. 정권의 필요해 의해 지역 연고팀을 결정되고 반강제적으로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삼미는 준비가 절대 부족했고 열악한 선수층으로 최약체 팀의 대명사였다. 결국, 삼미는 18연패를 기록했던 1985년 시즌 중 팀이 매각되어 청보 핀토스라는 이름으로 구단의 역사를 이어가야 했다. 세기를 넘어 삼미와 비교된다는 자체만으로도 한화에게는 큰 굴욕이었다. 한화는 연패 탈출이 시급했다. 

하지만 상대는 강팀 두산이었다. 팀 전력상 한화가 절대 불리한 대진이었다. 한화가 기대할 수 있는 건 그들에게 보다 익숙한 홈경기라는 점과 선발 투수 매치업에서 유리함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최근 선발 투수들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큰 어려움이 있는 두산은 신예 최원준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프로 데뷔 3년 차인 그로서는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다. 두산으로서는 그나마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 투수를 대처 선발로 선택한 경기였다. 이 외에도 두산은 타선의 힘은 여전하지만, 마운드 전체에 불안요소가 가득한 상황이었다. 두산은 아끼던 포수 자원인 이흥련과 내야의 중요한 백업 자원인 류지혁을 내주고 트레이드로 마운드를 보강해야 했다. 

 

 



이에 맞서는 한화는 외국인 투수 체드벨이 선발 투수로 나섰다. 체드벨은 좌타자 타선의 중심을 이루는 두산에 적합한 선발 투수였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이 한화가 앞선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체드벨이 부상으로 시즌 개막을 함께하지 못했고 최근 경기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였다. 그럼에도 한화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하는 상대 신인급 투수에게 보다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승산이 있는 경기였다. 

이런 기대는 경기 초반부터 어긋났다. 한화 타선은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에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언더핸드 투수인 최원준을 상대로 한화는 다수의 좌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해 압박했지만, 연패의 가장 큰 원인인 타선의 부진이 여전했다. 한화는 상대 선발 투수를 빨리 마운드에 내리고 두산의 불펜진을 마운드로 이끌어내야 했지만, 최원준의 투구 이닝은 5회까지 이어졌다. 

그 사이 한화의 선발 투수 체드벨은 5회를 넘기지 못했고 4실점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했다. 부상 여파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체드벨은 팀의 큰 위기에서도 부활하지 못했다. 초반 밀리는 경기 흐름은 후반에도 반전이 없었다. 한화는 5회 2사부터 9회까지 추가 1실점으로 나름 호투했지만, 타선은 승부가 기운 9회 말 2득점으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었다. 2 : 5 한화의 패배, 한화는 그들의 연패를 끊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 신인 투수에게 시즌 첫 선발승의 기쁨까지 안겨주었다. 

이렇게 한화는 정말 피하고 싶었고 피해야 할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한화의 계속된 연패는 추억 속에 봉인되어 있었던 삼미 수퍼스타즈를 야구팬들 앞으로 소환시켰다. 최근 레트로가 중요한 문화 흐름이 되고 있는 시점에 한화는 프로야구에도 레트로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한화의 연패는 다른 뉴스를 제치고 연일 스포츠 기사에서 가장 크게 다뤄지는 소재가 되고 있다. 이런 한화의 부진을 두고 이런저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고 그동안의 구단 운영에 대한 문제와 난맥상들도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야구를 못해서 화제의 중심이 된다는 점은 분명 큰 굴욕이다. 한화의 긴 부진 속에서도 한화를 응원하는 한황 팬들의 한숨도 깊어지는 요즘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연패가 계속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18연패를 넘어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19연패 그 이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당장 주전급 선수의 대거 2군행으로 가뜩이나 약한 전력이 더 약해졌다. 2군에서 신예 선수들을 대거 콜업해 분위기 반전을 이루겠다는 기대는 이미 산산이 부서졌다. 이런 침체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의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계속된 패배는 선수들에게 어느새 조금만 경기 흐름이 불리해도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연패가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그 이후에도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화다. 지금의 한화는 시즌  첫 100패라는 또 하나의 흑역사를 만들 수 있는 분위기다. 

한화의 깊은 부진과 연패는 프로야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화의 연패가 흥밋거리가 될 수는 있지만 이는 프로야구 전체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한화와 상대하는 팀들 역시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제 한화에게 18연패는 현실이 됐고 헤쳐나가야 할 위기다. 연패가 끝나도 무너질 대로 무너진 팀을 하루빨리 재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최악의 팀이었던 롯데가 프런트, 코치진까지 큰 폭의 변화로 아직 부족하지만 올 시즌 반등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과연 한화가 지금의 깊은 부진을 언제가 벗어날 수 있을지 그들의 연패가 언제까지 중요한 뉴스가 될지 한화를 바라보는 야구 팬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사진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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