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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롯데에서 한동희는 팬들에게 애증의 이름이었다. 한동희는 2018년 그동안 투수들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신인 1차 지명에서 야수로는 이례적으로 1차 지명을 받아 롯데에 입단했다. 그만큼 고교무대에서 그의 존재감을 확신했고 구단의 기대도 상당했다. 한동희는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라는 장점이 있었고 그가 경남중, 경남고를 졸업한 프랜차이즈 스타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같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이자 롯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이대호를 이을 선수라는 기대감도 함께 있던 유망주였다. 

이런 기대감 속에 한동희는 2018 시즌 개막전 3루수로 출전하며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이후 롯데는 한동희에게 우선 기회를 주었다. 신인에게 기회는 성장의 가장 좋은 자양분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동희는 신인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비에서 고질적인 약점을 보였고 타격에서도 변화구 공략에 어려움이 있었다. 2군에서는 맹타를 휘두르며 퓨처스 리드를 평정하는 수준이었지만, 1군에서 한동희는 공수에서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 사이 그와 입단 동기였던 KT 강백호는 팀의 중심타자로 빠르게 성장했고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서 더 발전했다. 

이런 한동희를 두고 롯데 팬들은 점점 기대보다 질책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2018 시즌 이후 롯데가 매 시즌 부진한 상황에서 한동희에 대한 비난은 한층 더 커졌다. 롯데의 큰 약점이 3루수 자리를 채워줘야 할 한동희는 그 약점을 더 심화시키는 선수였다. 오히려 2018 시즌보다 2019시즌 더 퇴보한 모습을 보이자 비난의 수위는 더해졌다. 롯데의 한동희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팀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롯데는 이런 여론에서 꾸준히 한동희에게 기회를 주면서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올 시즌 한동희는 조금씩 기다림을 성과로 보답하고 있다. 그의 부진에도 2군행을 지시하지 않고 주전 3루수로 꾸준히 출전시킨 결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7월 들어 한동희는 롯데가 기대하는 거포 내야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7월 8경기에서 한동희는 4개의 홈런포를 때려냈고 타율은 4할이고 8개의 타점을 기록했다. 1할을 향하던 시즌 타율은 2할 중반으로 끌어올렸다. 큰 약점인 수비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주 포지션인 3루는 물론이고 1루수로도 좋은 수비를 해주고 있다. 점점 공. 수에서 팀에 플러스 요소가 되는 한동희다. 

한동희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경기는 7월 9일 한화전이었다. 한동희는 한화 선발 투수 김범수를 상대로 1회 초 3범 홈런과 6회 초 각각 1점 홈런을 때려냈다. 한동희의 4타점은 롯데의 5 : 3 승리에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롯데는 한동희의 타격에서 활약과 선발 투수 샘슨의 5.2이닝 3실점(1자책) 호투, 불펜진은 무실점 이어던지기 등 투. 타의 조화로 거의 한 달여 만에 위닝 시리즈를 성공했다. 모처럼 투. 타가 조화를 이루는 경기였고 주중 3연전 첫 경기 충격의 연장 끝내기 패배를 잊게 하는 기분 좋은 승리이기도 했다. 이 승리의 주역은 당연히 한동희였다. 

그동안 롯데 팬들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한동희로서는 자신의 실력으로 이런 평가를 멈추게 했다. 더 긍정적인 건 그의 최근 상승세가 한때의 바람에 머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한동희를 평가 절하하게 했던 수비가 안정적이다. 수비의 부담은 타격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한동희의 최근 수비는 문제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어려운 타구도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고 한층 여유가 생겼다. 

수비의 안정은 타격의 집중력도 높이고 있다. 변화구 공략에 다소 약점이 있지만, 한동희는 삼진을 두려워하기 보다 더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7월 9일 한화전 홈런 2방은 자신감 넘치는 스윙의 결과물이었다. 1회 초 3점 홈런은 변화구에 타격 자세가 다소 흔들렸고 6회 초 1점 홈런은 빠른 직구에 스윙이 다소 밀리는 모습이었지만, 담장을 넘겼다. 모두 끝까지 풀 스윙을 가져간 결과였다. 

한동희의 힘이 만든 홈런이었다. 한동희에 홈런 2개를 허용한 한화 선발 투수 김범수가 좌완 강속구 투수로 최근 투구 내용이 좋았고 7월 9일 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한동희를 제외하면 김범수의 구위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희는 홀로 분투하며 김범수에 4타점 경기를 했다. 수준급 투수와의 대결에서 얻은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이는 롯데가 한동희에게 기대했던 모습이었다.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서 한동희는 존재감을 보여준 셈이다. 롯데로서는 한동희가 이런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주전 3루수로 팀의 중심 타자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 그 가능성을 한동희는 최근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대호의 다음을 준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나이를 잊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1982년 생으로 내년이면 40살이 된다. 에이징 커브를 잊게 하는 올 시즌이지만, 이대호에게 4번 타자의 무거운 짐을 계속 짊어지게 할 수 없다. 한동희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 이대호가 중심 타자로 성장하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음을 고려하면 한동희는 유망주의 틀을 벗어날 시점이 됐다. 최근 한동희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2시즌 올 시즌 초반의 부진과 그에 따른 매서운 질책과 따가운 시선을 이겨낸 결과물이다. 

물론, 한동희가 최근 상승세를 계속 지속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풀타임 출전에 따른 체력적인 문제가 있고 다시 타격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팀이 그를 무한 신뢰하고 있지만, 김민수 등 한동희를 대신할 젊은 후보군이 퓨처스에 있다. 시즌 후반기 팀에 순위 경쟁을 진행 중인 과정에서 한동희가 부진하다면 롯데가 그의 성장을 위한 기회를 계속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부진에 대한 해법을 스스로 찾아내고 부진의 기간을 줄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한, 프로 3년 차에 접어든 한동희로서는 이제 스스로 자리를 잡아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쓰라린 경험과 부담을 이겨내며 찾아온 7월 상승세는 한동희의 자신감을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과연 한동희가 유망주의 틀을 벗어나 주전 3루수로 자리하면서 롯데의 확실한 미래가 될 수 있을지 올여름 한동희의 활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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