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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잠시 주춤했지만, 올 시즌 다시 타자들의 위세에 투수들이 고전하고 있는 올 시즌 보기 드문 1 : 0 승부가 8월 21일 펼쳐졌다. 이 경기에서 두산은 9회 말 터진 최용제의 끝내기 안타로 1 : 0으로 승리했다. 승패를 떠나 0 : 0으로 이어지던 경기가 정규이닝 마지막 경기에서 마무리된 것도 이채로웠고 무엇보다 투수들의 호투가 모처럼 빛난 경기였다. 

선발 투수들의 면면은 투수전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롯데 선발 투수 노경은은 8월 들어 호투를 이어가고 있지만, 롯데 선발 로테이션 뒷자리를 맡고 있고 두산 선발 투수 이승진은 지난 시즌을 물론이고 올 시즌에도 주로 2군에 머물렀던 투수였다. 이승진은 시즌 중 SK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이후 부상 선수 속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에서 선발 투수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선발 투수의 자리가 완벽히 그의 것은 아니었다. 또한, 양 팀 타선은 전날 상대 마무리 투수들에게 블론 세이브를 안기는 등 날선 타격감을 유지 중이었다. 

하지만 양 팀 선발 투수들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노경은은 5개 이상의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두산 타자들은 방망이 중심을 피해 갔다. 그의 전매특허인 너클볼도 적절히 구사되며 두산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주자다 출루한 상황에서도 노련한 투구로 실점을 막았다.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범타를 이끌어내는 투구가 일품이었다. 롯데 야수들은 단단한 수비로 노경은을 뒷받침했다. 

 

 



노경은과 달리 이승진은 140킬로 후반에 이르는 직구를 바탕으로 힘으로 롯데 타자들을 막아냈다. 그동안 힘대힘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롯데 타선이었지만, 이승진은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묵직한 직구는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간간이 던지는 변화구도 제구가 되면서 롯데 타자들은 쉽게 공략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렇게 전혀 다른 유형을 가진 두 선발 투수들의 호투는 1회부터 6회까지 계속됐다. 노경은은 6이닝 4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이승진은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맞섰다. 선발 투수들의 팽팽한 대결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두 선발 투수들은 무실점 호투를 위안 삼아야 했다. 

남은 이닝은 불펜 투수들의 몫이었다. 롯데는 두 번째 투수로 나온 김대우의 호투가 돋보였다. 김대우는 프로 입단 당시 큰 기대와 달리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투수에서 타자로 다시 투수로 전향하는 독특한 이력이 있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투수로 돌아온 그는 구위가 살아나고 제구가 안정되면서 불펜에서 역할을 늘려가는 중이었지만,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최근 1군에 복귀한 김대우는 0 : 0의 살얼음 승부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심 계열 직구의 구속은 150킬로에 이르렀고 변화구도 제구를 동반했다. 김대우는 6명의 타자에게 탈삼진 4개를 기록하는 위력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맞선 두산은 박치국, 채지선에 이어 마무리 홍건희까지 가장 강한 불펜 투수들을 아낌없이 마운드에 올리며 실점을 막았다. 9회 초 두산은 전날 1점 차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된 마무리 홍건희를 위기 상황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리는 과감함을 보였다. 홍건희를 실점 위기를 벗어나며 전날 패전의 아픔을 스스로 지웠다. 

이런 두산의 뚝심은 9회 말 결실을 맺었다. 롯데는 9회 말 수비에서 신인 최준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준용은 시즌 중간 1군에 콜업되어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하고 있었지만, 팽팽한 승부에서 투구는 처음이었다. 분명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롯데는 최근 투구 수가 많았던 필승 불펜 구승민, 박진형을 쉽게 마운드에 올릴 수 없었다. 

마무리 김원중마저 전날 경기에서 1.1이닝 투구로 연투에 부담이 있었다. 주말 삼성과의 2연전도 대비해야 했다. 롯데는 뛰어는 구위를 보인 신인 투수를 과감히 선택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패배의 원인이 됐다. 최준용은 볼넷 3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2사 후 고비를 넘지 못했다. 두산은 9회 말 교체 포수로 출전한 최용제의 적시 안타로 치열한 투수전을 승리로 가져왔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펼쳐진 양팀의 4연전은 나란히 2승씩을 나눠 가지게 됐다. 

4연 시리즈의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양 팀의 대결은 팽팽했다. 특히, 마지막 4번째 경기는 최근 쉽게 볼 수 없는 투수전으로 야구를 보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했다. 롯데 손아섭, 두산은 오재일, 허경민 등 주전 선수들의 라인업에서 빠지면서 공격력이 약화된 영향이 있었지만, 투수전을 이끈 노경은, 이승진은 리그 상위권 선발 투수들이 아니었지만, 양 팀 강타선을 상대로 상당한 호투를 했다. 노경은의 관록과 이승준이 패기가 맞선 투수전은 앞으로 두 투수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경기였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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