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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경쟁에서 다소 멀어져 있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의 자리를 맞바꾸는 변화로 9월 반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두산은 선발 투수 이영하를 마무리 투수로 마무리 투수 역할을 했던 불펜 투수 함덕주를 선발투수로 이동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즌 중 투수의 보직을 변경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두산은 이를 실행에 옮겼다. 

올 시즌 내내 마운드 불안으로 고심하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마운드의 힘을 보다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영하는 올 시즌 5인 로테이션에 중요한 역할을 기대했지만, 기대와 달리 기복이 심한 모습이었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 17승을 기록하며 두산은 물론이고 우완 선발 투수난에 허덕이고 있는 리그에서 주목받았다. 국제 경기에서도 경쟁력을 보였고 이를 바탕으로 올 시즌 더 큰 활약을 기대됐다. 

하지만 시즌 시작 후 이영하는 구위는 여전했지만, 제구가 일정함을 유지하지 못했고 이는 투구 수 조절을 어렵게 했다. 이영하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계속 마운드에 섰지만, 이닝 소화능력이 떨어졌다.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 공략당하는 일이 늘었다. 그 결과 각종 성적 지표는 지난 시즌보다 크게 떨어졌다. 두산은 그의 회복을 위해 어려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7월 들어 다시 반등 조짐이 있었지만, 8월이 되면서 다시 주춤하는 이영하였다. 두산은 그를 2군으로 내려 조정기를 거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었지만,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와 베테랑 좌완 유희관을 제외하고 시즌 전 구상했던 3명의 선발 투수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는 상황에서 이영하를 쉽게 2군으로 내리기도 어려웠다. 그 사이 이영하는 선발 투수로서 마운드에 서는 게 더 버거워지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성적에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두산은 여전히 강한 직구 구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영하를 마무리 투수로 전환토록 했다. 이영하 역시 여러 복잡한 경우의 수와 많은 이닝 투구를 위한 경기 운영보다는 힘대 힘의 승부를 하는 마무리 투수가 부담을 덜할 수 있다. 마침 두산은 마무리 투수에 고심이 크다. 시즌 초 마무리 투수였던 이형범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흔들렸던 두산 마무리 투수 자리는 함덕주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불펜진 전체가 흔들리면서 함덕주의 부담이 더해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두산은 트레이드로 이승진, 홍건희 두 젊은 투수를 영입해 홍건희를 마무리 투수로 내세웠지만, 그 역시 마무리 투수의 중압감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함덕주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불펜 운영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실제 두산은 올 시즌 불펜 방어율이 5점대로 고전하고 있다. 불펜진 강화를 위한 또 다른 전략이 필요했고 마무리 투수의 자리의 안정을 위해 이영하 카드를 선택하게 됐다. 이영하는 나이에 비해 큰 경기 경험이 많고 구위가 뛰어난 장점이 있다. 두산은 이영하를 축으로 불펜진을 재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하를 대신해 선발 투수로 자리한 함덕주는 불펜 투수로 두산에서 커리어를 쌓았지만, 선발 투수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좌완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안정된 제구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함덕주는 경기 경험도 풍부하다. 하지만 불펜 투수로서 시즌을 완주할 체력에 부족함이 있었다. 매 시즌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함덕주로서는 일정 기간 휴식이 보장된 선발 투수가 더 적정에 맞는 자리일 수도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당장 함덕주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채워야 한다. 이영하보다 경험이 더 풍부하고 제구의 안정감이 더하다는 점에서 투구 수 관리만 잘 이루어진다면 선발 투수로서 손색이 없다. 

두산은 함덕주의 가세를 통해 알칸타라, 유희관에 불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전환 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최원준에 함덕주까지 다양한 선발 투수 옵션을 보유하게 됐다. 불같은 강속구의 우완 정통파 알칸타라 느리지만 날카로운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으로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는 좌완 유희관, 사이드암이지만 뛰어난 구위의 최원준, 여기에 더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함덕주, 트레이드 이후 선발 투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우완 정통파 이승진에 부상에서 돌아온 우완 정통파 외국인 투수 플렉센까지 모두 특색이 있는 조합이다. 최근 선발 투수로 깜짝 호투를 한 김민규도 선발투수 후보군에 있다. 만약 함덕주가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지 못해도 그를 다신 불펜으로 돌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두산은 이 5인 로테이션에서 이영하를 축으로 사이드암 박치국과 우완 홍건희, 새로운 마무리 이영하를 축으로 하는 새로운 승리 불펜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승리 불펜조는 모두 빠른 공으로 타자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조합이라는 강점이 있다. 이러한 마운드가 예상대로 운영이 된다면 타선의 응집력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승률을 더 높일 기반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달가운 건 아니다. 시즌 초반 구상했던 전력 구상이 크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만큼 올 시즌 두산의 시즌 운영이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산은 매 시즌 위기라는 평가에도 이를 이겨내고 우승권에 머무는 저력을 보였다. 이런 변화 역시 위기에 강한 두산의 전략적 선택이다. 두산이 마운드 승부수가 후반기 두산의 순위를 어떻게 이끌지 궁금하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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