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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거듭된 부상으로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두산은 선두 경쟁에서 다소 멀어져있다. 9월 12일 현재 선두 NC와의 격차는 4.5경기 차로 간격이 멀어졌고 3위 LG와는 1.5경기 차 뒤진 4위다. 당장은 두산을 0.5 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는 5위 KT가 더 신경 쓰이는 상황이다. 6위 KIA에도 2경기 차로 추격권에 놓여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팀의 자리를 지켜냈던 두산으로서는 힘겨운 달라진 위치라 할 수 있다. 

물론, 지난 후반기 무서운 뒷심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한 저력의 두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산의 시즌이 이대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를 위한 중요한 배경은 마운드의 안정에 있다. 특히, 선발 5인 로테이션이 꽉 짜였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올 시즌 12승의 에이스 알칸타라는 꾸준하고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재활에 몰두했던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플렉센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여기에 올 시즌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최원준이 든든하다. 9월 12일 키움전에서 올 시즌 첫 패전을 당했지만, 대체 선발 투수로 로테이션에 포함되었음에도 9승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최원준은 두산의 원투 펀치라 해도 손색이 없다. 

 

 


4, 5 선발 투수는 매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는 베테랑 유희관에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시즌 중 전환한 함덕주가 자리하고 있다. 유희관은 5점대 방어율이지만, 알칸타라와 함께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시즌 8승을 기록하고 있다. 함덕주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9월 6일 SK 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들은 모두 좌완 투수로 마운드의 다양성을 더해주고 있고 경험도 풍부하다. 이렇게 재편된 두산의 5인 로테이션은 우완 2명, 사이드암 1명, 좌완 2명의 구성으로 짜임새가 있고 후반기 반전을 이룰 바탕이다.

이 중 사이드암 최원준은 올 시즌 극적인 반전을 이룬 투수다. 그는 시즌 개막은 불펜에서 시작했지만, 시즌 중 선발 투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선발 투수로 전화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애초 그는 대체 선발 투수로 그 위치를 시즌 내내 지킬 지 미지수였지만, 지금은 선발 투수로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9월 12일까지 최원준은 9승 1패, 방어율 3.61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불펜 투수로 나섰던 5월 방어율이 8점대였음을 고려하면 선발 투수 전환 이후 그의 성적이 훨씬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불펜 투수로 시즌을 준비했던 투수가 투구 수와 이닝이 급격히 늘어나는 선발 투수로 전환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최원준은 준비된 선발 투수인 것처럼 주어진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최원준은 선발 투수 전환 초기 5이닝을 버티기 버거웠다. 긴 호흡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선발투수로서 투구 수 조절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최원준의 소화이닝이 늘었고 지금은 6이닝 투구 수 100개 이상도 가능할 정도다. 

최원준의 장점은 140킬로를 넘는 묵직한 직구다. 사이드암 투수로는 보기 드문 빠른 직구를 던지는 최원준은 뛰어는 구위로 타자들과 상대하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로 좌타자 승부에 어려움이 있지만, 우타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최원준의 구위는 좌. 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힘이 있다. 여기에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와 좌타자 상대 시 주로 활용하는 체인지업도 효과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풀 타임 선발 투수로 첫 시즌에 찾아올 수 있는 스태미나 문제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최원준은 리그에서 희소성이 있는 사이드암 선발 투수로 자신의 가치를 나날이 높여가고 있지만, 그의 야구 인생을 순탄하지 않았다. 최원준은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했고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통상적으로 프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교 졸업 후 지명되고 하루라도 빨리 프로에 적응하고 기량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지만, 최원준은 4년간 다른 길을 걸어야 했다. 최원준은 이 기간을 더 발전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대학야구에서 최원준은 압도적 기량으로 존재감을 높였고 아마 야구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선수로서의 이력을 쌓았다.

하지만 대학교 4학년 때는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고 재활에 힘써야 했다. 프로 지명을 앞둔 시점에 당한 부상은 큰 악재였지만, 대학야구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최원준은 2017 시즌 두산에 1차 지명되어 프로에 데뷔할 수 있었다. 고졸 선수보다 4년 늦었지만, 즉시 전력감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오히려 프로 데뷔  부상 치료를 확실히 할 수 있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프로 데뷔를 준비하는 과저에서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고 수술과 치료에 전념해야 했다. 그렇게 그의 데뷔 첫 시즌이 흘러갔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기량을 꽃피워야 하는 시기에 찾아온 부상과 건강 이상은 그에게 큰 시련의 시간이었다. 그 기간 최원준은 본래 이름이었고 최동현이라는 이름을 최원준으로 개명했다. 그에게 닥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강한 의지를 담은 일이었다. 

최원준으로 개명한 이후 그의 야구 인생은 달라졌다. 2018 시즌 적응기를 거친 이후 2019 시즌 최원준은 주로 불펜 투수로 34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세이브 4홀드 방어율 2.65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사실상 데뷔 첫 시즌에서 가능성을 보인 최원준은 올 시즌 불펜 투수에서 시작해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팀 사정에 따른 일이었지만, 최원준이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는 일이었다. 수차례 부상과 병마를 이겨낸 그의 강한 의지에 대한 보답이 이루어진 올 시즌이다. 

최원준의 등장은 두산에 큰 의미가 있다. 올 시즌 후 상당수 선수들의 FA 자격을 얻는 두산은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주력 선수들의 빈자리를 대신할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두산 마운드를 지켜갈 20대 투수의 발견은 미래를 밝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최원준은 기본적으로 구위가 뛰어나고 대학 4년을 포함해 투수로서 나름의 경력이 있다. 군 문제도 해결이 됐다. 

올 시즌 축적된 경험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변화구를 더 가다듬는다면 더 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어려움이 있지만,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함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 즉,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고 다음 시즌을 충실히 준비한다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최원준이다. 또한, 최원준은 두산의 화수분 야구에서 보기 드물었던 투수 자원으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지금까지 활약만으로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최원준이 남은 시즌 두산의 순위 경쟁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 두산의 선발투수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궁금해진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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