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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힘겹게 5위 경쟁의 가능성을 유지했다. 롯데는 9월 18일 LG 전에서 경기 중반까지 1 : 3으로 밀리던 경기를 5 : 3으로 반전시키며 역전승했다. 롯데는 전날 마운드 부진으로 1 : 9로 대패하며 침체될 수 있었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롯데는 승리의 기운을 안고 주말 NC와의 대결을 하게 됐다. 

롯데는 SK, 키움, LG로 이어진 수도권 원정 6연전을 3승 3패로 마치며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각 2연전마다 극과 극의 경기력으로 더 많은 승수를 쌓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 사이 5위 KT는 두산을 제치고 4위를 넘어 공동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6위 KIA는 5위권과 승차를 0.5경기 차로 좁혔다. 이 과정에서 선두권 경쟁을 위한 마지막 스퍼트를 노렸던 두산이 5위 밀리는 순위 경쟁의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이런 변화 속에 경쟁자들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사이 롯데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5위 경쟁이 더 힘겹게 됐다. 

다만, 롯데는 6위 KIA와 2.5경기 차, 5위로 내려앉은 두산과 3경기 차를 유지하면서 작지만 희망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3위부터 5위권의 순위 경쟁이 혼전의 가능성이 커진 상황은 롯데에게 파고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18일 경기는 경기 후반 LG 내야진의 수비 실책을 파고든 롯데의 집중력과 끈기가 만든 승리였다. 롯데는 선발 투수 샘슨이 3실점하긴 했지만, LG 타선의 공세를 대량 실점 없이 막아내며 나름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날에 이어 타선이 부진했다. 롯데는 LG 선발 투수 정찬헌에 6회까지 1득점에 그쳤다. 정찬헌이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가 아니었고 롯데는 적극적인 공격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패배의 그림자가 롯데를 더 강하게 뒤덮었다. 만약 이대로 패한다면 롯데의 5위 경쟁 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롯데가 마지막 희망을 부여잡을 수 있도록 한 원인이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좌완 고효준이었다. 고효준은 샘슨에 이어 6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올라 7회까지 LG 좌타자 4명을 출루 없이 완벽하게 막아냈다. LG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1번부터 6번 타순을 모두 좌타자로 배치했다. 롯데에 강력한 좌완 투수가 없다는 약점을 파고든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전날 롯데 선발 투수 서준원의 조기 강판과 함께 경기 주도권을 잡도록 했다. 9월 18일 경기 역시 롯데 선발 샘슨 공략에 성공하며 리드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런 LG의 전략을 깨뜨린 건 고효준이었다. 고효준은 LG 좌타자를 무력화하며 LG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전날 롯데가 대패하긴 했지만, 고효준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LG 좌타자 4명을 완벽하게 막아냈었다. 고효준은 이틀 연속 좌타자 봉쇄에 성공하며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고효준의 호투는 7회 초와 8회 초 각각 2득점으로 이어졌고 롯데의 승리를 불러왔다. 

롯데는 7회 초 마차도의 실책 출루에 이은 도루, 대타 김재유의 안타와 도루로 잡은 득점 기회를 2득점과 연결했고 8회 초에는 상대 실책으로 잡은 1사 만루 기회에서 베테랑 타자 이병규의 2타점 적시안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은 타선의 집중력과 롯데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기동력 야구의 조합이 이룬 결과였다. 그 과정에는 고효준이 호투가 있었다. 

롯데는 올 시즌 내내 좌완 불펜 투수 부재에 시달렸다. 롯데는 롯데가 육성하는 젊은 좌완투수에 기대를 했지만,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올리기 부족함이 있었고 꾸준함이 부족했다. 선발투수 자원인 베테랑 좌완 장원삼을 불펜 투수로 활용하기도 했지만, 직구 구속이 140킬로에 미치지 못하는 그의 구위로는 한계가 있었다. 좌타자에 강점이 있는 우완 투수를 그 대안으로 삼았지만, 그 역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롯데는 승부처에서 상대 좌타자를 상대할 카드가 절대 부족하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고효준은 시즌 막바지 롯데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고효준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75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2승 7패 15홀드, 방어율 4.76을 기록했다. 고효준은 기록을 떠나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었던 롯데에서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하며 고군분투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즌 후 고효준은 생에 첫 FA 자격을 얻어 그 권리를 행사했다. 하지만 30대 후반의 나이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FA 협상은 지지부진했고 타 팀의 영입 제의도 없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냉정한 FA 시장의 분위기에 고효준은 FA 미아가 되거나 강제 은퇴를 할 위기까지 몰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고효준은 가까스로 롯데와 계약했다. 하지만 FA 선수가 받는 계약금도 없는 조건이었다. 야구를 계속하고 싶었던 고효준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뒤늦은 FA 계약은 시즌 준비에 지장을 주었다. 고효준은 시즌 개막까지 정상 컨디션을 만들지 못했다. 준비 부족의 후유증은 컸다. 고효준은 좌투수가 절대 부족한 롯데 불펜진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즌 초반 부진한 투구로 1군에서 버틸 수 없었다. 6월 10일 이후 고효준은 2군에 머물러야 했다. 2군에서도 상황은 여의지 않았다. 이대로 시즌을 끝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는 그의 현역 선수 생활을 끝을 의미할 수 있었다. 

이 고비에서 고효준은 2군에서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렸고 순위 경쟁이 한창인 팀에 긍정 요소가 자리했다. 고효준은 구위가 회복된 모습이었고 제구도 안정감을 보였다. 좌타자 상대로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LG와의 2연전에 입증했다. 앞으로 고효준은 좌타자 상대로 등판 횟수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 불펜진에서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좌완 불펜이기 때문이다. 

30대 후반의 투수에 의존해야 하는 롯데의 상황은 긴 세월 좌완 불펜 투수를 육성하지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는 롯데에게 분명 큰 아쉬움이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보여준 고효준의 끈기와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현시점에서 고효준은 롯데가 필요로 하는 가장 경쟁력 있는 좌완 불펜 투수다. 고효준은 2002시즌부터 시작한 야구 인생을 지속하고자 하고 있다. 공은 빠르지만 기복이 심하고 제구가 불안하다는 평가에도 고효준은 자신의 장점을 살려 버티고 또 버텼다. 그동안 수많은 경기에 나섰고 경기 경험을 쌓았다. 여기에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없는 절실함이 있다. 올 시즌 후 고효준은 또다시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놓고 인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만큼 고효준은 그의 등판 경기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이런 고효준이 간절함이 그의 등판 경기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당장은 그의 호투가 롯데에게도 절실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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