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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위 경쟁 중인 키움의 손혁 감독이 돌연 사임을 발표하고 팀을 떠났다. 키움은 치열한 순위 경쟁의 한복판에 팀을 이끌어왔던 수장을 잃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잔여 경기 일정을 남긴 키움은 김창현 감독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게 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10월 7일 NC전 직후 이루어졌고 그런 징후도 없었다. 사임 발표도 전격적이었다. 손혁 감독은 성적 부진이라는 이유를 들었고 더 공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사퇴의 변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키움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도 1위 경쟁에서 밀리긴 했지만, 2위 경쟁 중이다. 

키움의 올 시즌 우승후보의 면모를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한 건 투. 타를 가리지 않고 터져 나온 부상 선수 문제가 큰 영향을 주었다. 키움은 5인 로테이션에 포함한 선발 투수들이 모두 부상 이력이 있다. 불펜진 역시 지난 시즌 팀의 가장 큰 강점과는 크게 다른 모습니다. 최근 불펜 최후의 보루 조상우도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타선 역시 중심 타자 박병호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 중이다. 외국인 선수 역시 개막과 함께 했던 야수 자원인 모터가 성적 부진으로 교체되는 어려움이 있었고 그를 대신해 영입된 메이저리거 출신 러셀도 한때 반짝 하긴 했지만,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키움은 올 시즌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에 걸맞은 전력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전력을 온전히 가동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감독의 책임으로만 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 손혁 감독이 올 시즌 감독으로 첫 시즌이고 경험 부족에 따른 시행착오와 경기 운영에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어려운 팀 상황에도 팀을 비교적 잘 이끌어 왔다는 평가도 상당수 있었다. 성적 부진에 따른 사임은 여러 가지로 그 명분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손혁 감독은 사임을 발표했고 키움은 그의 잔여 계약기간 연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키움은 그를 대신한 감독 대행으로 35세의 젊은 프런트 출신 코치를 선임하는 파격을 택했다. 키움인 감독으로 선임한 김창현 코치는 프로야구 선수 경력이 없고 키움에서 대부분 이력을 프런트에서 쌓았다. 올 시즌 그는 아직 우리 프로야구에서 생소한 퀄리티 컨트롤 코치로 일하고 있었다. 수석 코치가 있음에도 그를 제치고 젊은 감독대행을 선임한 키움의 결정에 손혁 감독의 사임이 결코 자진 사퇴가 아닐 것이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손혁 감독 역시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낸 장정석 감독을 경질한 이후 깜짝 선임으로 이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었다. 손혁 감독으로서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프런트의 입김이 그 어느 팀보다 큰 키움의 구단 운영 시스템 또한 그에게 큰 벽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키움에서 코치 경험이 있었던 손혁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었지만, 막상 감독이 된 이후 상황은 그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하다. 키움 내부의 사정은 누구도 쉽게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키움은 과거 그들의 상위권으로 견인한 염경엽 감독을 시작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던 장정석 감독, 그리고 손혁 감독까지 팀과의 이별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프런트가 주체가 되는 구단 운영과 감독과의 갈등이 이런 불편한 이별의 큰 원인 중 하나였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은 건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손혁 감독은 키움이 올 시즌 신인 1차 지명 선수인 장재영과 역대 최고 수준인 9억 원의 계약금을 지급하고 입단 계약을 체결한 직후 사임했다. 장재영은 지난 시즌 후 키움을 떠난 장정적 전 감독의 아들이다. 우연치고는 묘한 상황이다. 키움의 눈 높이가 높았다고 하지만, 정규리그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상위권 팀 감독의 석연치 않은 사임은 씁슬함으로 다가온다. 

이런저런 의혹을 남긴 채 손혁 감독은 키움을 떠났다. 키움은 새로운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당장은 선수들의 동요를 막는 게 시급하다. 키움은 감독대행 체제에도 코치진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대행 체제 속에 각 파트 코치들의 협업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프런트가 보다 적극적으로 시즌 운영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키움은 남은 시즌 그리고 포스트시즌까지 타 구단과 다른 운영 시스템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서 키움은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복귀가 임박한 박병호의 존재감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 시즌 키움을 괴롭히고 있는 부상 도미노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일단 키움은 부상 선수들이 대부분 복귀했다. 키움으로서는 가장 적은 잔여 경기 일정을 남겨둔 만큼 남은 경기에서 그들의 역량을 모두 모아야 한다. 정규리그 1위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최대한 순위표의 위치를 올려놓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잔여경기 일정은 포스트시즌 준비를 더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키움은 선수들의 면면에서 강팀의 면모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구단의 재정적 어려움과 구단주로부터 파생된 어려움 속에서도 상위권 팀의 자리를 지킨 건 선수들의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 키움은 수차례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있다. 이번 손혁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키움에게 긍정의 충격요법이 될지 팀 분위기를 더 떨어뜨리는 악재가 될지 그 결과는 선수들의 역량에 달려있다. 다시 한 번  키움 선수단은 큰 부담을 안게됐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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