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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중간 부진한 외국인 선수들의 교체 시기에 가장 주목받았던 선수는 키움에서 영입한 내야수 러셀이었다. 러셀은 메이저리그 시카고컵스의 주전 내야수로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고 20대의 젊은 나이에 메이저리거로서 커리어를 쌓았던 선수였다. KBO 리그에서 뛸 만한 레벨이 아니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하지만 러셀은 부상과 개인적이 문제로 지난 시즌 팀에서 주전 입지가 흔들렸고 올 시즌 새로운 팀을 찾는 과정에 있었다. 러셀에게 코로나 사태는 큰 악재였다. 메이저리그 개막이 하염없이 연기되고 스프링 캠프가 원활하게 진행되는 못하는 상황에서 소속팀이 없었던 러셀은 메이저리그 계약이 어려웠다. 경기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의 메이저리그에서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러셀에 키움이 계약을 시도했다. 러셀은 KBO 리그행을 선택했다. 키움은 시즌 초반 내야와 외야를 두루 소화할 수 있고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일정 타격 능력을 갖춘 모터를 야수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지난 시즌에 타점 1위로 오르며 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샌즈가 있었지만, 계약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모터는 샌즈와 비교해 계약 금액이 크게 낮았다. 박병호를 중심으로 김하성, 이정후 등 국내 타자들의 공격력이 뛰어난 키움은 외국인 선수의 타격 능력이 다소 부족해도 이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모터는 내야와 외야에서 수비가 무도 가능한 선수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고려했다. 

 

 

 



키움은 모터가 일정 타격 능력만 보여준다면 가성비 면에서 큰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1할대 빈타로 공격력에 보탬이 안됐다. 수비에 보다 비중을 높게 본 외국인 선수였지만, 낙제점에 가까운 타격 능력을 문제가 있었다. 모터는 시즌 개막 후 얼마 안 가 2군행을 통보받았다. 2군에서도 그의 타격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키움은 새로운 외국인 야수를 영입해야 했다. 코로나 사태로 해외에서 입국한 외국인 선수 역시 자가 격리가 필요했지만, 활용하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와 함께하기는 어려웠다. 여기에 개인적인 SNS 문제가 터지면서 그에 대한 평판도 크게 떨어졌다.

키움은 메이저리그의 비정상적 상황을 활용했고 러셀을 영입할 수 있었다. 러셀은 실전 경기가 절실했고 KBO 리그에서 기량을 입증한 이후 메이저리그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키움은 큰 금액을 들이지 않고 메이저리그 레벨의 선수를 영입해 올 시즌 목표인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이렇게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영입은 키움에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였다. 키움은 주 포지션이 유격수인 러셀을 배려해 기존의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3루로 이동하고 내야의 유망주 김혜성은 내야의 백업과 함께 좌익수를 병행토록 하는 포시즌 변화를 시도했다. 러셀의 지명도와 그에 대한 기대함은 국가대표 유격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준비 과정을 거쳐 7월 말 리그에 첫 선을 보인 러셀은 유연하면서 안정된 내야수비와 날카로운 타격으로 한 차원 높은 선수라는 호평을 받았다. 러셀이 라인업에 본격 가세한 이후 키움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부상 선수 속출로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키움에서 러셀은 팀을 더 높이 올라서게 하는 새로운 동력이었다. 러셀 효과는 분명 키움에 긍정적이었다. 그의 영입으로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기대하고 있는 김하성에게는 더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수 있었고 실제 김하성은 보다 더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활약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러셀은 공격과 수비에서 그 페이스가 떨어졌다. 긴 실전 공백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의 큰 장점이 수비로 흔들렸다. 키움은 그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격수에서 2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거나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게 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김하성은 주전 유격수로 다시 돌아왔다. 러셀을 중심으로 한 내야진 구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팀의 배려에도 러셀의 부진은 여전했고 현재 진행형이다. 1할대 9월 월간 타율을 기록한 러셀은 10월에도 약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비 역시 62경기 출전에 12개의 실책으로 메이저리그 최고 내야수라는 명성과는 거리가 있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러셀 역시 플레이가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이 타자의 공수에서의 부진은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키움에게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어느덧 러셀의 타순은 하위 타순에 고정되고 있다. 

이는 러셀을 영입하면서 키움이 예상했던 그림과는 큰 차이가 있다. 러셀 효과는 빠르게 사라졌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나아질 거라는 예상은 크게 빗나가고 있다. 키움은 요키시, 브리검 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 공백이 있었음에도 원투 펀치로서 활약하고 있고 지나 시즌보다 힘이 크게 떨어진 불펜진의 어려움을 상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이 있어 키움은 그나마 감독의 돌연 사퇴 등으로 촉발된 내부의 어려 문제에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러셀은 팀이 필요할 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키움은 러셀의 포스트시즌 등 큰 경기에서 활약해 줄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 러셀의 영입은 실패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터에서 러셀까지 외국인 야수들의 부진은 올 시즌 키움이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한다면 실패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고 키움 수뇌부와 프런트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 

러셀에게도 KBO 리그에서의 실패의 기억은 선수 생활 커리에서도 큰 오점이 될 수 있다. 러셀이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KBO 리그에서의 성공적 시즌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복귀의 계획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얼마 남지 않은 시즌이 키움과 그에게 매우 중요하다.

사진 : 키움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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