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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규리그 막바지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가 은퇴를 발표했다. 한화의 살아있는 레전드 김태균이 그 주인공이다. 김태균은 시즌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선수 생활을 마침표를 스스로 찍었다. 2001년 한화에 입단해 2년간 일본 리그에 진출한 것 외에 줄 곳 한화 선수로 프로선수 이력을 쌓았던 김태균은 올 시즌까지 프로 통산 2014경기 출전에 통산 타율 0.320, 311개의 홈런 1358타점 등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기록을 쌓았다. 김태균은 리그뿐만 아니라 국가대표로 국제 경기에서도 중요한 활약을 했다. 

김태균의 선수 생활을 한화의 역사 그 자체였다. 김태균은 이대호, 정근우, 추신수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프로야구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들의 다수 배출되었던 1982년생으로 입단 당시부터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 겸 중심 타자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다. 김태균은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그가 없는 한화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팀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김태균은 기량 역시 출중했다. 리그가 발전하면서 좌타자의 비중이 커지는 현실에서도 김태균은 장타력과 정확도를 갖춘 우타자로 꾸준함을 유지했다. 함께 리그 최고 타자로 성장한 입단 동기 이대호와 비교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김태균은 이대호보다 일찍 리그에서 최고 타자로 자리를 잡으며 경쟁에서 앞서갔다. 김태균은 리그 최고 우타자로 높은 가치를 유지했다. 그 결과로 김태균은 선수 생활 중 한 번도 하기 힘든 FA 계약을 3번 할 수 있었다.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상징성, 꾸준한 기량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김태균은 기량에 대한 의문부호가 크게 달렸다. 2016 시즌 23홈런을 기점으로 중심 타자로서의 필요한 홈런수가 급격히 줄었다. 30살을 넘어 나이가 들어갈수록 파워의 감소가 정비례했다. 장타력의 감소는 타점 생산력까지 떨어뜨렸다. 2016 시즌 136타점을 기점으로 김태균은 한 번도 80타점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 사이 그의 소속팀 한화는 긴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부동의 4번 타자 김태균의 내림세와 함께 했다.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김태균에게 팀 성적 부진에 따른 비난이 함께 따라왔다. 그의 강력한 팀 내 입지는 여러 가지 소문들을 양산했다. 어느새 프랜차이즈 스타는 한화 부진의 큰 원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김태균은 홈런과 타점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나름의 역할을 했지만, 영양가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그의 연봉 대비 부족한 결과물 탓이었다. 타격에서의 기량 저하와 함께 수비에서 허술함을 보이면서 김태균은 지명타자 외에 활용도가 크게 줄었다. 

이는 그에 대한 기차 하락으로 이어졌다. 김태균은 2019 시즌 이후 3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이전과 달리 협상은 원활하지 않았다. 30대 후반의 기량이 점점 저하되는 김태균에게 다년 계약은 어려웠다. 결국, 김태균은 1년 계약을 선택했다. 기량을 다시 입증하고자 하는 그의 강한 의지였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명예롭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김태균으로서는 올 시즌에 대한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바람과 달리 김태균은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다.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물렀고 회복의 조짐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잦은 부상이 부활을 위한 노력에 발목을 잡았다. 세월의 무게를 김태균도 피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일찌감치 내년 시즌을 위한 팀 운영으로 전환한 한화는 베테랑들의 비중을 낮추고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수년간 이어진 한화의 세대교체 흐름에서 확고하던 그의 입지도 크게 달라졌다. 김태균은 장기간 2군에 머물렀다. 부상 회복도 늦었지만, 전력 구성에서 김태균의 위치는 크게 달라지고 말았다. 송광민, 이성열, 최진행 등 베테랑들이 시즌 후반기 기회를 얻은 것과 달리 김태균의 2군 생활이 길어졌다. 

지난 시즌 급격한 에이징 커브 조짐을 보이던 입단 동기 이대호가 19홈런에 100타점을 넘기며 세월의 흐름을 가시 거슬러가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김태균이었다. 당연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김태균의 올 시즌 후 재계약에 먹구름이 낄 수 있었다. 김태균의 팀 내 비중을 고려하면 그가 의지를 보인다면 다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컸다. 김태균의 의지에 따라 한화가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었지만, 김태균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스스로 현역 선수 연장의 꿈을 접었다. 

김태균은 젊은 팀으로,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팀 운영 방침을 인정하고 유망주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선택을 했다. 다소 이른 그의 은퇴 선언과 함께 코로나 사태 등의 여파로 올 시즌 김태균은 팬들과 함께 은퇴경기를 치르기 어렵다. 올 시즌 후 그런 결정을 해도 늦지 않았지만, 김태균은 한화가 지향하는 방향에 조금이라도 힘을 되는 결정을 했다. 

최근 환호보다는 비난과 아쉬움의 목소리를 더 접해야 했던 김태균이었지만, 그는 한화를 대표하는 선수였고 한화를 위한 가장 최선의 결정을 했다. 한화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가 구단에서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 시즌 김태균은 성대한 은퇴식으로 현역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것으로보인다. 이와 함께 김태균은 앞으로도 한화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이 한화의 팀 재건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지도 큰 관심사항이다.  

김태균의 은퇴 발표와 함께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용택까지 프로야구 한 시대를 대표했던 선수들이 속속 무대에서 떠나가고 있다. 롯데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했던 1982년생 스타들도 하나 둘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김태균의 은퇴는 한 시대가 저물어감을 느끼게 한다. 그의 은퇴는 프로야구의 세대교체 시계도 한층 더 빨리 돌아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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