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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15승에 성공했다. 스트레일리는 10월 23일 SK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했다. 그의 호투를 발판으로 롯데는 3 : 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전날 홈런 6개를 때리고도 끝내기 역전패한 아쉬움을 털어냈고 3연패 늪을 벗어나며 패했다면 무너질 수 있었던 승률 5할도 지켜냈다. 

스트레일리의 등판은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9개의 탈삼진을 더해 시즌 205탈삼진을 기록하게 됐다. 올 시즌 탈삼진왕을 예약한 그의 기록은 1996 시즌 롯데 구단 역사상 뛰어난 좌완 에이스의 중 한 명이었던 주형광의 221탈삼진에 이어 24년의 시간을 지나 롯데 투수가 다시 달성한 대기록이다. 롯데 투수 중 200탈삼진을 달성한 투수는 주형광과 함께 1984 시즌과 1986 시즌 200탈삼진을 넘어선 롯데 레전드 최동원밖에 없었다. 

스트레일리의 200탈삼진 달성은 롯데 에이스의 계보를 이어가는 중요한 기록이다. 또한, 역대 롯데 외국인 투수 중 유일한 기록이기도 하다. 또한, 스트레일리의 시즌 15승도 역대 외국인 투수 중 최고 다승이다. 그만큼 스트레일리의 올 시즌은 특별하고 뛰어났다. 스트레일리는 직구와 슬라이더에 크게 의존하는 투구를 했지만, 두 구종 모두 리그 정상급의 위력을 보여주었고 한 차원 높은 투구를 했다. 후반기로 오면서 체인지업을 더 추가하며 더 발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스트레일리는 뛰어난 성적뿐만 아니라 인성과 팀 융화에 있어서도 최고의 선수였다. 그는 올 시즌 롯데에 입단했지만, 팀 분위기 메이커로 큰 역할을 했다. 시즌 초반 포수 김준태의 허슬 플레이를 보고 그의 티셔츠를 자비로 제작하는가 하면 응원도구를 구입하는 등 뛰어난 친화력을 보여주었다. 시즌 초반 호투를 하고도 타선의 지원 부재와 불펜진의 난조로 거듭 승리 기회를 날리며 불운의 투수로 자리한 기간에도 묵묵히 자신의 투구를 이어갔고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보통의 외국인 선수와 달리 그는 팀의 리더와 같았다. 

이런 스트레일리의 친화력과 변함없는 기량은 롯데가 8월 이후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한때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 불운의 투수 꼬리표를 뗀 스트레일리는 7월 이후 무섭게 승수를 추가했고 그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롯데는 높은 승률을 유지했다. 그만큼 스트레일리의 존재감은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와 짝을 이룬 외국인 투수 샘슨이 자신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부진한 가운데도 스트레일리는 변함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 결과 스트레일리는 그의 시즌 최종 등판인 10월 23일 SK전까지 194.2이닝을 소화했고 31번의 선발 등판에서 21번의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이닝 이터로서 뛰어난 탈삼진 능력까지 겸비한 스트레일리는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 편 확실한 승리 카드로 시즌 내내 든든함을 유지했다. 당연히 그에 대한 재계약은 올 시즌 후 롯데에 중요한 과제가 될 가능성도 함께 커졌다.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10승을 달성했던 이력이 있다. 이미 빅 리그에서 기량을 입증했던 투수였다. 하지만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고 메이저리그 계약이 여의치 않았다. KBO 리그는 그에게 자신의 건재를 확인시킬 수 있는 무대였고 롯데는 그 기회를 제공한 팀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메이저리그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 않았고 마이너리그 운영도 파행을 거듭한 상황에서 스트레일리의 KBO 리그행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롯데 역시 부상 이력으로 의문부호가 따랐던 스트레일리는 과감히 영입한 효과를 확실히 보았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성공은 재계약에 큰 어려움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다. 30대 초반의 스트레일리로서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위한 기회가 많지 않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오퍼가 들어온다면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로 마이너리그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커진 메이저리그에서는 KBO 리그에서 기량을 다시 입증한 스트레일리에게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다. KBO 리그 출신 투수들의 성공사례가 늘어난 것도 스트레일리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롯데가 내년 시즌에도 스트레일리와 함께 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스트레일리는 롯데에서의 시즌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고 인터뷰에서 이를 수차례 밝혔다. 실제 그에게 롯데에서의 시즌은 여러 가지로 성공의 기억을 남겨주었다. 문제는 이것이 재계약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더 비즈니스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 외국인 선수와 구단 간의 관계에서 롯데는 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안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롯데는 200이닝 200탈삼진이라는 개인적 목표에 큰 의욕을 보였던 스트레일리의 최종 등판을 조기에 종료시키면서 200이닝을 채우지 않도록 했다. 부상 재활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스트레일리를 배려한 조치였다. 다음 시즌에도 스트레일리는 전력에 포함한다는 의지를 보인 롯데다. 롯데로서는 스트레일리만한 투수를 다시 영입할 수도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없고 기량이 검증되고 뛰어난 융화력까지 보여준 스트레일리가 최상의 외국인 선수라 할 수 있다. 즉, 올 시즌 후 계약 협상에서 스트레일리는 절대 우위에서 협상을 할 가능성이 크다. 

시즌 15승, 그리고 200탈삼진까지 스트레일리는 구단 역사에 남을 기록을 만들었다. 역대 롯데 구단 최고 외국인 투수라는 타이틀까지 차지한 스트레일리다. 롯데 팬들의 그에 대한 성원도 뜨겁다. 내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홈 만원 관중 앞에서 그의 위력적인 투구를 보는 상상을 하는 롯데 팬들도 많다. 

특히, 거침없는 투구로 타자들에게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파워피처의 면모는 파워피처의 대명사였던 프로야구의 레전드 최동원의 존재감이 여전한 롯데 팬들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과연 스트레일리가 KBO 선수로서의 이력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롯데 구단 역사에 남을 외국인 투수로서의 기억을 더 이어갈 수 있을지 내년 시즌 그의 거취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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