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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1위 NC와 3위 두산이 맞대결하는 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보통의 한국시리즈와는 다른 분위기다. 통상 정규리그 1위 팀이 큰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보통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의 우세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예년과 달라진 환경과 함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두산의 관록과 저력에 높은 점수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산은 2015 시즌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까지 높은 순위의 상대에 모두 승리하며 챔피언이 된 기억이 있다. 지금의 두산은 그때보다 더 나은 조건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단 1패만을 했고 전력 소모를 줄였다.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고척돔은 홈구장은 아니지만, 서울 연고로 하는 두산에게는 홈구장 같은 느낌이다. 두산이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동안 함께 했던 주력 선수들 중 상당수가 이번 시즌 후 FA 자격을 얻으면서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큰 상황은 오히려 선수들의 단결과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를 더 강하게 하고 있다.  

이런 두산을 상대하는 NC는 정규리그 1위로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치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하지만, 부담스럽다. 2016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를 내리 내주며 두산에 우승을 내준 아픈 기억도 있다. 당시 NC는 리그를 지배하던 외국인 선수 테임즈를 포함한 막강한 타선과 안정된 마운드,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으로 다져진 전력을 바탕으로 두산에 도전했지만, 전력 차를 절감해야 했다. 

 

 

 



하지만 올 시즌 NC는 시즌 내내 안정된 전력을 유지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의 약점을 보완했다. 무엇보다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의 존재가 든든하다. 2016 시즌 때와는 크게 다른 NC다. 정규리그 1위가 가지는 이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경기를 치를수록 NC에게 유리한 시리즈가 될 가능성도 크다. 

NC는 이를 위해 시리즈 초반 대등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두산의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있는 플렉센, 알칸타라의 벽을 넘어야 한다. 두산의 두 외국인 투수는 포스트시즌에서 위력적인 투구로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이미 2번의 선발 등판으로 힘을 소진했지만, 플레이오프를 4차전으로 끝내면서 정상 로테이션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설 수 있다. NC 타자들이 고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에 맞서기 위해 NC는 그들과 맞대결하는 선발 투수들의 선전이 필요하다. NC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루친스키, 구창모, 라이트, 송명기까지 4명의 선발 투수진을 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NC의 창단 멤버로 선발 투수로 꾸준한 활약을 했던 이재학이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이 있었다. NC는 4명의 선발 투수를 고정하면서 그들에 큰 신뢰를 보냈다. 이 4명의 선발 투수 중 가장 주목받는 투수는 좌완 에이스 구창모다. 

구창모는 페르난데스, 김재환, 오재일까지 중심 타선과 정수빈, 최주환, 박세혁에 오재원까지 좌타자들이 타선의 주축을 이루는 두산에 맞춤형 선발투수다. 두산의 좌 타선은 오랜 기간 두산 타선의 근간이었고 파괴력도 크다. 좌우 투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지만, 강력한 좌완 투수의 존재는 두산 타자들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두산의 포스트시즌 상대였던, LG와 KT에는 확실한 좌완 선발 투수가 없었다. 

이는 승부처에서 두산 타선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끊지 못하게 했다. 두산은 포스트시즌에서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오재원이 타선에서 큰 활약을 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4번 타자 김재환이 타선을 이끌었다. 최주환은 4차전 승부를 결정하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이들은 모두 좌타자였다. NC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좌 타선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이 점에서 구창모는 시리즈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투수다. 올 시즌 구창모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한때 0점대 방어율을 유지할 정도로 그의 위력을 엄청났다. 루친스키와 라이트 두 외국이 원투펀치보다 그 존재감이 큰 구창모였다. 2015 시즌 NC에 입단한 구창모는 매 시즌 성장세를 유지했고 2019 시즌 프로 데뷔 첫 10승을 달성했다. 올 시즈에서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좌완 선발 투수로 기량이 크게 발전했다. 구위는 물론이고 날카로운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까지 구창모는 완벽한 선발 투수였다. 그를 중심으로 NC는 시즌 초반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고 시즌 초반의 높은 승률은 정규리그 우승의 발판이 됐다. 

이런 구창모의 존재는 두산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구창모는 7월 26일 선발 등판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다. 투구 이닝 관리를 위해 잠시 휴식차 2군에 내려간 구창모는 부상을 발견했고 이후 긴 재활을 했다. 9승 무패에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던 NC의 에이스는 이후 시즌 막바지까지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NC는 구창모가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 때까지 기다렸다. NC가 그의 부재에도 선두를 유지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긴 재활을 마친 구창모는 정규리그에서 불펜과 선발투수로 2차례 등판하면서 건강에 이상이 없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2주가 넘는 기간 구창모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했다. 건강한 구창모라면 그가 시즌 초반의 엄청난 투구를 재현한다면 NC는 두산과의 선발 마운드 대결에서 밀릴 게 없다. 오히려 3, 4선발 투수진의 무게감은 NC가 더 앞설 수 있다. 좌. 우타자를 가리지 않았지만, 두산의 좌타자들에게 구창모는 더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관건은 구창모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다. NC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정규 시즌 19승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를 선택했다.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지키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한 루친스키의 1차전 선발 등판은 예상되는 일이다. 이후의 선택은 NC에 고민이 될 수 있다.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2차전 두산의 선발 투수는 포스트시즌 극강의 투수 플렉센이다. 구창모가 정상 컨디션이라면 플렉센과의 맞대결이 예상되지만, 구창모는 정규 시즌에서 긴 공백기가 있었다. 시즌 막바지 2경 마운드에 올랐지만,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후 다시 긴 휴식기가 있었다. 힘은 충분하지만, 감각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부상에 대한 우려도 상존한다. 또한, 구창모는 올 시즌 고척돔에서 등판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한국시리즈 마운드가 매우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NC로서는 1차전 결과에 따라 구창모의 활용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차전에 승리한다면 구창모를 보다 편안한 3차전으로 돌릴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2차전 선발투수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소 기복 있는 투구를 하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라이트의 컨디션도 변수가 된다. 시리즈에서 구창모의 역할을 선발 투수로 한정할 것인지, 5차전 이후 불펜 투수로도 활용할 것인지도 고려 사항이다. NC는 두산의 좌 타선을 대비해 3명의 좌완 불펜 투수를 엔트리에 넣었다. 하지만, 임정호를 제외하면 급박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리기 망설여진다. 구창모를 2차전 선발투수로 활용하면 5차전 이후 불펜진에 또 다른 변수로 그를 활용할 수 있다. 

구창모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NC 마운드 운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그 전제는 구창모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구창모가 리그 최고 투수의 투구를 재현한다면 NC는 시리즈 분위기에서 두산에 밀리지 않을 수 있다. 두산의 외국인 원투펀치에서 충분히 맞설 힘이 생긴다. 그 반대라면 마운드 운영 기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구창모가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이는 시리즈의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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