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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NC가 승리하며 시리즈 승리의 높은 확률을 선점했다. NC는 1차전에서 선발 투수 루친스키가 선발 투수 맞대결에서 우위를 보였고 4타수 4안타 1타점으로 타선을 이끈 나성범과 결정적 3점 홈런을 때려낸 알테어, 8회 말 추가 득점의 타점을 기록한 박석민 등 두산보다 앞선 타선의 힘, 효과적인 불펜 운영을 더해 5 : 3으로 승리했다. 

NC는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30홈런 100타점 트리오 나성범, 양의지, 알테어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와 있었고 힘 있는 타격으로 두산보다 공격에서 우위를 보였다. 힘을 충분히 비축한 마운드 역시 더 나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실점과 연결된 3루수 박석민의 실책과, 포수 양의지의 타격 방해 실책이 아쉬웠지만, 승부처에서 수비도 안정감을 보였다. NC는 두산의 이전 상대인 LG, KT보다 앞선 전력을 과시하며 정규리그 1위 팀 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두산은 0 : 4로 밀리던 5회 1득점, 6회 2득점으로 1점 차까지 NC를 압박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나온 3개의 병살타가 공격의 흐름을 끊었고 경기 후반 NC의 불펜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시작된 타선의 침체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면서 아쉬운 1패를 당했다. 

 

 

 



두산은 1차전 패배의 결과도 아쉬웠지만, 선발 투수 알칸타라가 불안감을 노출했다는 점이 내용상 더 큰 아쉬움이었다. 두산의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 알칸타라는 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NC 알테어에게 4회 말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 4실점의 원인이었지만, 5이닝 동안 알칸타라는 NC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1회 말 1실점 과정에서는 3개의 안타를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한 알칸타라는 매 이닝 안타와 볼넷 허용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정규 시즌 20승을 기록한 리그 최고 투수의 모습은 아니었다. 

알칸타라의 불안한 투구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나왔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알칸타라는 경기 초반 8 : 0의 리드에도 홈런 3방을 허용하며 4실점했고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팀은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그의 부진은 옥에 티였다. 경기 직후 그가 담 증세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음을 밝혀지며 부진의 이유가 나타났다. 

이후 알칸타라는 KT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7.2이닝 3실점 투구로 불안감을 잠재우는 듯했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다시 불안감을 노출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NC 타자들은 알칸타라의 공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타격을 했다. 알칸타라의 직구에 NC 타자들을 날카로운 타격을 했고 유인구에도 쉽게 방방이가 나가지 않았다. 변화구 구사를 늘리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늘어난 투구 수와 떨어진 구위로 5이닝을 채우는 것도 버거웠다. 알칸타라가 선발 투수 대결에서 NC 선발 투수 루친스키에 밀리면서 두산은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는 결과로 연결됐다. 

알칸타라의 1차전 부진으로 두산은 그의 다음 등판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칸타라와 플렉센 두 외국인 원투 펀치가 마운드 운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두산으로서는 그 한 축이 흔들리는 건 시리즈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구위 저하가 눈에 띈다는 점이 두산에게 큰 부담이다. 실제 알칸타라는 그의 장점인 불같은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한 이후 떨어지는 변화구로 삼진을 잡아내는 그의 투구 패턴을 보여주지 못했다. 4회 말 3실점의 원인이 된 2개의 몸 맞는 공은 몸 쪽 승부구가 제대로 제구 되지 않은 결과였다. 투구 시 팔을 더 앞으로 끌고 나오지 못한 이유였다. 그만큼 힘이 떨어졌다는 방증이었다. 1, 2루 위기에서 알칸타라는 변화구로 알테어와 상대했지만, 그 변화구가 가운데 몰리면서 3점 홈런과 연결됐다. 의지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장면이었다. 

알칸타라의 구위 저하는 예상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알칸타라는 정규 시즌 20승을 하면서 200이닝에 거의 근접하는 이닝을 소화했다. 두산의 선발 투수들이 부상 등으로 변화를 거듭하는 와중에도 알칸타라는 로테이션을 홀로 지켰다.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을 소화했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알칸타라는 전력투구로 팀의 정규리그 3위를 이끌었다. 코로나로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준비 기간이 길어진 올 시즌임을 고려하면 알칸타라는 쉼 없이 지금까지 달려왔다 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생길 수 있는 시점이다. 준플레이오프 부진의 원인이 담 증세도 체력적인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다. 

시즌 내내 뛰어난 내구성을 과시한 알칸타라지만 강속구를 바탕으로 한 파워피처에게 누적된 이닝과 이에 따른 피로감은 큰 적이라 할 수 있다. 시즌 중이라면 잠시 휴식을 주는 등의 처방을 할 수 있지만, 포스트시즌은 그럴 여유도 없다. 팀 내 비중이 절대적인 알칸타라를 빼놓고 두산은 마운드 운영을 생각할 수도 없다. 

3전 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알칸타라가 부진해도 포스트시즌을 지배하고 있는 플렉센의 호투로 이를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플렉센 홀로 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 최소한 강력한 선발투수 한 명이 덜 필요하다. 두산의 플렉센, 알칸타라 두 원투 펀치는 두산이 NC를 상대로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알칸타라의 1차전 등판내용은 이러한 전략을 그대로 밀고 가기 어렵게 하고 있다. 

알칸타라가 극적인 반전을 가져온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누적된 피로를 극복하기는 어려움이 크다. 다행인 건 이번 시리즈 일정상 1차전 선발 투수가 로테이션에 대로 5차전에 등판하면 5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하다. 알칸타라가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알칸타라는 플레이오프 등판 이후 4일 휴식이 있었다. 하루 더 휴식을 취한다면 구위가 회복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알칸타라가 충분한 회복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는 2, 3차전에서 두산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야 한다. 시리즈 분위기가 계속 밀린다면 알칸타라는 5차전이 아닌 4차전 등판 가능성도 있다. 이는 두산이 원하는 시리즈가 장면이 아니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두산의 에이스였고 두산이 한국시리즈로 오르는 데 있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플렉센이 괴물같은 투구로 더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의 포스트시즌 부진으로 그의 올 시즌 성과를 낮게 볼 수 없는 이유다. 두산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해도 알칸타라의 올 시즌 성과가 빛을 잃는 건 아니다. 두산으로서는 지친 에이스가 회복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한국시리즈 분위기를 두산이 다시 가져올 기회도 만들어질 수 있다. 알칸타라의 부진이 두산의 악재로 작용할지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의 서막이 될지 궁금하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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