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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5할 이상의 승률에도 정규리그 6위로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KIA가 스토브리그를 산뜻하게 열었다. KIA는 올 시즌 팀 에이스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브룩스와 재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KIA는 올 시즌보다 대폭 인상된 계약조건을 제시했고 브룩스는 총액 120만 달러의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를 통해 KIA는 전력의 큰 축을 지킬 수 있었다. 

올 시즌 브룩스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브룩스는 KBO 리그 데뷔 시즌으로 초반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고 한때 잘 던지고도 승운이 지독히 따르지 않으면서 승수를 쌓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브룩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후반기 브룩스는 무시무시한 위력투에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더하며 명실상부한 KIA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는 상대팀에 공포 그 자체였다.  

브룩스가 확실한 1선발 투수로 마운드를 이끌면서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지속할 수 있었다. KIA는 야수진의 거듭된 부상으로 전력 누수가  있었지만, 브룩스와 후반기 컨디션을 회복한 국내파 에이스 양현종에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가뇽이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했다. 선발 마운드의 힘은 KIA의 큰 경쟁력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브룩스의 가족이 미국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는 시즌 중 급히 미국으로 돌아갔다. 팀은 순위 경쟁이 급했고 에이스의 역할이 필요했지만, 가족을 돌봐야 하는 가장의 바람을 인정하고 그의 빠른 귀국을 도왔다. 그가 떠난 후 KIA는 브룩스 가족의 빠른 쾌유를 빌었고 행동으로 선수단의 바람을 보여주었다. 브룩스 역시 SNS를 통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없지만, 그의 유니폼은 벤치에서 시즌을 함께 했다. 브룩스의 불행은 팀을 더 단단하게 결속하게 했다. 

이런 단결된 힘에도 KIA는 에이스 부재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 1승이 아쉬운 시점에 에이스 브룩스의 존재는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KIA는 양현종, 가뇽이 새롭게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37살의 베테랑 최형우가 타율왕에 오르며 타선에서 분전했지만, 5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에 이르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KIA는 내년 시즌을 기약하며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이후 KIA는 곧바로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과정에서 에이스 브룩스와의 재계약 문제는 큰 난제가 될 수 있었다. 브룩스는 시즌을 일찍 접은 탓에 11승에 머물렀지만, 150.1이닝을 투구하면서 방어율은 2.50에 불과했다. 130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동안 볼넷은 24개에 불과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은 1.02로 최상위권을 뛰어넘었고 퀄리티스타트는 16번이었다. 특히, 9월 한 달 브룩스는 0점대 방어율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만약, 그가 시즌을 완주했다면 승수 추가는 물론이고 방어율 1위가 유력했다. 

이런 투구를 한 브룩스에 대한 KIA의 재계약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만큼 그에 대한 메이저리그 및 일본 리그등 더 큰 리그로부터의 관심도 함께 커졌다. 자칫 브룩스는 KBO 리그에서 기량을 발전시킨 후 더 큰 리그로 진출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었다. 미국이나 일본 리그 구단과의 머니 게임이 이루어진다면 KIA에게는 승산이 없었다. 브룩스는 각 리그 구단들의 조건을 받아들고 협상을 할 수 있었다. 이는 더 좋은 조건을 위한 비즈니스적 일로 당연한 그의 권리였다. 

밀고 당기는 협상이 예상되는 브룩스와의 재계약은 야구팬들의 예상과 달리 빠르게 합의점을 찾았다. 브룩스는 일찌감치 KIA 잔류를 택했다. KIA는 에이스와 함께 내년 시즌 구상을 할 수 있게 됐다. 시즌 중 단단해진 팀과 브룩스의 신뢰 형성이 계약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전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에서 있었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계약이 있을 수 있지만, KIA는 그들의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조건을 제시했다. 

조건에 움직이는 프로선수라고 하지만, 올 시즌 그에 대한 구단의 배려는 분명 브룩스와 구단의 신뢰를 강하게 했다.  브룩스의 선택은 조건만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올 시즌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탓에 그는 자신의 역량을 완전히 보여주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각국 리그의 불확실성도 브룩스의 빠른 선택을 위한 촉진제가 되었을 수도 있다. 브룩스는 안정적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고 내년 시즌 결과에 따라 더 나은 미래를 꿈꿀 발판도 마련했다. 

KIA는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해외리그 진출이 확실한 상황에서 또 다른 전력 누수를 막았다. 브룩스가 내년 시즌 더 나은 투구가 예상된다는 점은 KIA에게 희망적이다. KIA는 브룩스를 중심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브룩스는 내년 시즌 한층 커진 위상과 책임감을 함께 가지게 됐다. 

KIA와 브룩스와의 재계약은 냉혹한 비즈니스 사고가 지배하는 프로야구에서 보기 드문 훈훈함을 함께 보여주었다. 브룩스와 KIA의 또 한 번의 동행이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이상의 결과는 기대하는 KIA에게 어떤 요소로 작용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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