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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언론 보도 등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가 영끌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의 줄임말인 영끌은보통 무섭게 치솟고 있는 아파트 시세 속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노력을 빗대어 하는 말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즉,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목적을 이루려는 노력에 비유할 수 있는 말이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나섰던 NC가 그들의 가지고 있는 역량을 총동원했고 4차전 승리를 가져왔다. NC는 3차전 3 : 0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게 됐다. 1차전 패배 이후 2차전과 3차전에서 내리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던 두산은 원하지 않는 숨 고르기를 해야 했다. 

NC는 4차전 승리가 절실했다. 이미 3차전 패배로 NC는 한국시리즈 승리의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1승 1패로 맞선 시리즈에서 3차전을 승리한 팀은 대부분 한국시리즈 챔피언 자리에 올랐었다. 그만큼 NC에게 3차전 패배는 큰 아픔이었다. NC는 3차전에서 타선은 나름 제 역할을 했지만, 마운드 운영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고 무엇보다 시리즈 내내 NC의 발목을 잡고 있는 수비 불안이 결정적 실점과 연결됐다. NC는 3차전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접전에서 중반까지 리드를 지켰지만, 두산의 뒷심에 밀려 6 : 7로 패했다. 

두산은 1차전 패배 이후 대폭적인 라인업 변화와 효과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시리즈 분위기를  가져왔고 3차전 결정적 승리를 했다. 두산은 믿음의 야구를 접고 선수들의 컨디션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가 하면 부진한 4번 타자 김재환에게도 보내기번트 작전을 하는 등의 변화를 계속 시도했다. 이는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로 작용했고 선수들은 자신의 위치보다 팀 승리는 한 가지 목적으로 더 단단하게 뭉쳤다. 

 

 

 



두산은 부진한 선수들의 역할을 다른 선수들이 나눠졌고 끈질긴 경기력으로 NC에 맞섰다. 두산은 이 과정에서 한국시리즈에서 최고의  타격감과 함께 해결사로 등장한 김재호가 무서운 득점권 결정력을 보이며 새롭게 타선을 이끌었다. 2차전에서 난조를 보인 마무리 이영하는 3차전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승진의 깜짝 호투와 세이브로 상쇄했다. 대수비 요원으로 경기에 나선 외야수 조수행은 결정적 호수비로 3차전 팀 승리에 큰 힘이 됐다. 두산은 하나의 팀으로 시리즈를 치렀고 2, 3차전의 접전을 승리로 가져왔다. 

3차전 승리로 분위기를 탄 두산은 내친김에 4차전 승리를 할 가능성이 컸다. 마침 두산의 선발 투수는 포스트시즌에서 뛰어는 투구를 거듭하고 있는 신예 김민규였다. NC는 프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에 선발 등판한 송명기였다. 김민규는 2차전 마무리 이영하가 남겨놓은 위기를 극복하며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의 긴장을 먼저 체험한 김민규는 선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컸다. 3차전 패배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팀 분위기 속에서 마운드에 오른 송명기와는 환경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이 경기는 전날 치열한 접전 후 오후 2시 경기로 양 팀 선수들 모두에서 휴식 시간이 절대 부족했다. 전날 타격전을 펼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을 양 팀 타자들이었지만, 피로감을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실제 4차전 경기에 나선 양 팀 타자들의 방망이는 3차전에 비해 무디어진 모습이었다. 여기에 두 젊은 선발 투수들은 공은 위력이 있었고 제구가 잘 이루어졌다. 경기는 선발 투수들이 주도하는 투수전으로 초반 이어졌다. 

두산 선발 김민규는 안정된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으로 NC 타선을 막아냈고 NC 선발 투수 송명기는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탓인지 시즌보다 더 강해진 구위로 두산 타자들을 막아냈다. 5회까지 양 팀 타선은 상대 선발 투수 공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투수전의 희비는 6회 초 NC 공격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NC는 1사 후 이명기의 안타로 주자를 출루시켰고 두산은 불펜을 가동했다. 김민규는 투구 수 71개로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주로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서며 전력을 투구를 했었다. 투구 수가 증가하면서 힘이 떨어질 시점이었다. 무실점의 팽팽한 승부에서 1사지만 타석에서 한국시리즈에서 NC 타자 중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나성범이었다. 자칫 장타를 허용하면 경기 분위기가 급속히 NC로 쏠릴 수 있었다. 여기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빠른 투구 교체로 효과를 톡톡히 본 두산이었다. 문제는 두 번째 투수의 선택이었다. 

두산은 마무리 이영하를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2차전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부진한 투구를 했던 이영하 카드는 의외의 선택이었다. 두산은 이영하가 마무리 투수 자리는 내줬지만, 나이에 비해 경험이 풍부하고 짧은 이닝을 소화하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여겼다. 만약, 이영하가 6회를 무사히 넘긴다면 다시 자신감을 찾을 수 있고 그를 다음 경기에 불펜 투수로 다시 활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두산으로서는 6회 이후 박치국, 이승진 등 포스트시즌에서 호투하는 불펜 투수를 가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영하는 나성범을 범타로 처리했지만, 2사 후 NC 양의지에게 적시 안타를 허용했고 이후 강진성에게 적시 안타를 추가로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영하는 2사 2루 위기에서 양의지와 정면 승부를 무리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이영하는 유인구로 승부했지만, 유인구 하나가 실투가 됐다. 양의지는 실투를 안타로 연결했고 0의 균형이 깨지고 말았다. 두산으로서는 이영하가 이닝을 1실점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추가 실점이 더해졌다. 결과적으로 이영하 카드는 두산의 패착이 됐다. 두산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박치국, 이승진 등 필승 불펜진을 모두 마운드에 올리는 불펜 운영을 했다. 이들을 활용하기 전 쿠션 역할을 이영하에게 기대했던 두산은 앞으로 그의 활용을 하기 어려운 결과까지 덤으로 떠안고 말았다. 

이렇게 리드를 잡은 NC는 초 강수로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NC는 송명기의 투구이닝을 5회로 제한하고 6회부터 임정호, 김진성을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막았다. NC 불펜 투수 중 가장 뛰어난 투구를 하고 있는 김진성은 6회 말 무사 1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하지만 필승 불펜 카드 김진성의 빠른 활용은 경기 후반을 불안하게 할 수 있었다. NC는 이 불안감을 에이스 루친스키의 불펜 등판으로 지워냈다. 1차전 선발 등판 후 2일 휴식한 루친스키는 다소 무리가 될 수 있는 등판이었지만, 7회 1사부터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팀 3 : 0 승리를 스스로 마무리했다. 1차전 선발승에 이은 세이브였다. 

NC는 루친스키의 불펜 투입으로 앞으로 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었지만, 4차전 패배가 시리즈 패배로 이어진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섰고 불펜에서 쓸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루친스키역시 팀의 기대대로 호투했다. NC로서는 2, 3차전 패배 과저에서 수비 불안이라는 치명적 약점이 드러났고 3차전 역전패가 팀 분위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4차전마저 내주면 두산의 기세에 5차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 NC는 4차전에 모든 걸 다 걸었다. 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말이 맞을 정도의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NC의 과감한 결정은 성공적이 결과로 이어졌고 NC는 기울어진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NC는 승리하긴 했지만, 5차전 선발 투수로 구창모를 하루 앞당겨 마운드에 올려야 하고 6차전 선발 투수로 루친스키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생겼다. 선발 등판과 구원 등판을 더한 루친스키의 피로감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NC는 이런 상황에도 내일이 없다는 각오로 파격을 택했다. 앞으로 경기에서 NC는 전형적인 경기 운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NC는 4차전에서 손가락 부상이 있는 박석민을 기용하지 않고 지석훈을 선발 기용하며 3루수 자리를 맡겼다.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박석민의 베테랑 투혼을 기대하기 보다 수비에 강점이 있는 지석훈을 택했다. 여기에 수비는 약점이 있지만, 한방 능력이 있는 베테랑 모창민을 지명타자로 기용해 공격력 약화를 줄이려 했다. 모창민은 투수전 경기에서 안타 1개를 기록했고 지석훈은 안정된 수비와 9회 초 추가 1타점 적시 안타로 팀 3 : 0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이 됐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정해진 주전을 믿는 경기를 했던 NC는 4차전 변화무쌍한 전략으로 효과를 봤다. 앞으로 NC의 시리즈 경기 운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고한 4차전이었다. 

이렇게 강수를 연발하고 있는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는 다시 원점에서 3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두산은 플렉센, 알칸타라 원투 펀치를 앞세워 5차전과 6차전을 이어갈 수 있는 선발 투수 무게감에서 앞선다 할 수 있다. 다만, 두산은 6경기를 더 치렀고 경기를 할수록 피로감이 커지는 건 분명하다. 4차전에서 두산은 이런 모습이 NC보다 뚜렸했다. NC는 4차전 총력전이 부담이지만, 상대적으로 덜한 체력 부담을 바탕으로 두산 이상의 과감한 경기 운영을 맞설 것으로 보인다. NC에게 4차전 승리는 시리즈 승리의 희망을 다시 한번 크게 해준 건 분명하다.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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