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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을 알린 2020 프로야구는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리그인 스토브리그가 새롭게 열렸다. 프로야구 일정이 늦어진 탓에 올해는 시즌이 끝나고 숨돌릴 틈도 없는 상황이다. 스토브리그 기간 각 팀은 선수단 구성을 새롭게 하고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보강을 하게 된다. 조만간 FA 시장의 문이 열리고 외국인 선수의 계약 문제도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스토브리그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당장은 현 전력에서 떠나야 할 선수와 남아야 할 선수를 결정하는 일이 진행 중이다. 코치진도 예외는 아니다. 상당수 팀들일 재계약 대상 선수를 확정했고 내년 시즌을 함께하지 않을 선수들을 결정했다. 방출 선수로 불리는 선수들도 다수 발표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팀 재정상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각 구단들은 긴축 재정이 불가피하다. 선수단 규모 축소와 함께 효율적인 팀 운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다수의 방출 선수가 발생하고 있다. 아직 계약 대상 선수 확정일이 남았지만, 방출 선수 명단은 시즌 막바지, 포스트시즌 기간부터 발표됐다. 프로야구 팬들에게 잘 알려진 지명도 있는 선수들도 다수 그 명단에 포함되면서 야구팬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하위권 팀들에게서 더 두드러지고 있다. 최하위 한화는 일찌감치 대폭적인 팀 개편에 들어갔고 올 시즌까지 팀 1군 멤버로 활약하던 베테랑들이 다수 방출 대상에 포함됐다. 한화의 방출 선수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팀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한화는 메이저리그에서 오랜 코치 경력이 있는 외국인 감독 수베로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하며 변화를 더 가속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규리그 9위 KS는 팀 레전드 출신 김원형 감독 체제를 빠르게 구축했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베테랑들이 팀을 떠났다. 외국인 선수 3인을 빠르게 확정하는 등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지난 시즌부터 리빌딩 체제로 들어선 삼성도 1군 멤버로 활약했던 선수들 중 일부를 방출하는 등 더 젊은 팀으로의 변화를 지속 중이다.  

7위 롯데의 움직임도 진행형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올 시즌 5할에 근접하는 승률로 팀 재건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롯데는 나름 선전한 시즌이었지만, 아쉬움이 공존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연봉 규모를 고려하면 7위의 성적은 분명 불만족스러웠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큰 변화를 가져왔던 롯데는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팬들의 큰 불만사항이었던 프런트진도 새롭게 했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큰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초보 감독인 허문회 감독의 지도력은 시즌 경기를 치를수록 긍정 평가보다 부정평가가 많아졌다. 그를 영입한 프런트와의 갈등까지 표면화되면서 팀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 팀 변화를 주도한 30대 성민규 단장 역시 부정평가가 늘어갔다. 롯데 팬들로서는더 잘할 수 있는 팀이 7위에 머물렀다는 불만이 컸다. 

냉정히 롯데는 전력에 약점이 곳곳에 있다.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선수층이 여전히 두껍지 못하다. 마운드는 선발진에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젊은 투수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불펜진 역시 전체 시즌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수준은 아니었다. 아직은 상위권으로 가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팀 체질 개선과 전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워 주었다. 

롯데 역시 팀 개편을 위한 움직임을 시즌 막바지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9명의 선수를 방출했고 최근 추가로 6명의 선수를 방출했다. 그중에는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있었던 선수들도 몇몇 포함됐다. 올 시즌 은퇴의 위기에서 테스트까지 받으며 입단한 프로 통산 121승의 좌완 투수 장원삼이 있었고 지난 3년간 부족한 롯데 좌완 불펜진의 핵심 선수였던 고효준도 포함됐다. 롯데는 이들이 롯데에 부족한 좌완 투수임에도 젊은 좌완 투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이들과의 이별을 결정했다. 

이들 외에 1군에서 백업 내야수로 시즌을 함께 했던 김동한이 포함됐고 백업 외야수 허일도 롯데를 떠나게 됐다. 김동한은 2루와 3루는 물론이고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이 있고 좌투수 상대 강점이 있는 선수였다. 올 시즌에는 중요한 순간 대주자로 활약하는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했다. 아직 30대 초반으로 체력적인 문제도 없다. 출전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다수의 내야 유망주를 보유한 롯데는 백업으로 주로 활용할 수 있는 김동한을 떠나보냈다. 백업 외야수 허일은 롯데에 필요한 좌타자로 올 시즌 대타 요원으로 1군에 계속 머물렀다. 아직 20대의 나이로 전성기를 지났다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1할대 타율에 백업으로 그 역할이 제한된 허일에 대해 롯데는 냉정한 평가를 했다. 

이렇게 아직 1군 엔트리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들에 대한 롯데의 방출 결정은 롯데가 내년 시즌 더 젊은 팀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FA 계약 선수 이대호,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 안치홍이 팀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이들 중 이대호는 40을 바라보고 있고 대부분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이들의 활약이 절실하기도 하지만, 그다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을 대신할 선수들을 1군에 올려 역량을 키워야 하는 롯데의 상황이다. 마운드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그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1군 멤버 중 일부의 방출을 불가피한 일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통산 성적 109승의 롯데 프랜차이즈 베테랑 투수 송승준은 예외였다. 송승준 역시 방출의 바람에 휩쓸릴 수 있었지만, 롯데는 그를 방출하지 않고 플레잉 코치로 내년 시즌을 함께 하기로 했다. 송승준은 내년 시즌 명예로운 은퇴를 할 수 있게 됐다. 

기량 저하가 뚜렷하고 이미 40살을 넘어선 송승준은 효율적인 팀 운영을 위해서는 방출 대상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2007 시즌 입단 이후 롯데 선발 투수로 큰 족적을 남긴 송승준을 데이터적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선수인 그를 예우했다. 롯데는 그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아직 현역 선수로의 미련이 있었던 송승준이었지만, 구단의 배려와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다. 송승준은 내년 시즌 롯데 선수로 명예로운 은퇴를 할 수 있게 됐다. 

2007 시즌 해외 진출 선수 특별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송승준은 롯데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롯데 야구의 황금기 중 하나였던 로이스터 감독 체제에서 송승준은 든든한 선발 투수로 롯데의 선발 마운드를 이끌었다. 송승준은 이닝이터로서 꾸준함이 있었고 그 꾸준함을 큰 장점이었다. 전성기를 지난 이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에 보탬이 됐다. FA 계약 이후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변화한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고 팀의 베테랑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역할을 했다. 올 시즌에는 5,000만 원의 낮은 연봉을 감수하며 현역 선수로의 의지를 보였고 불펜 투수로 팀에 보탬이 됐다. 그만큼 송승준은 롯데에 대한 애정이 그 누구보다 큰 선수였다. 

롯데는 이런 송승준에게 내년 시즌 플레잉코치를 제안하면서 향후 그를 프런트 또는 코치로 활용할 뜻을 보였다. 구단 역사에 남을 수 있는 팀 레전드의 가치를 인정한 일이기도 하다. 롯데는 송승준의 경기 외적인 역할에도 주목했고 송승준은 변화하는 팀에서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가혹하기만 한 스토브리그의 흐름에서 송승준의 사례는 보기 드문 일이기도 하다. 송승준은 스스로의 야구선수 여정을 원하는 시점에 끝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올 시즌은 지명도 있는 베테랑들과 팀의 이별을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접하고 있다. 변화하는 프로야구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지만, 팀의 역사를 너무 쉽게 지워버린다는 아쉬움도 함께한다. 롯데와 송승준의 동행 결정은 냉혹한 프로 세계에서 보기 힘든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그만큼 베테랑들에게는 점점 더 어렵고 힘들어지는 스토브리그의 현실이 그 한편에 존재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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