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리모델링 수준으로 선수단 전체를 새롭게 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선구 구성을 마무리했다. 한화는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의 방출하며 팀을 슬림 하게 만들었고 프런트 조직을 강화 정비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코치 출신 수베로 감독과 함께 중요 보직에 외국인 코치를 영입했다.
한화의 변화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위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팀 상황, 올 시즌 최악의 연패까지 당하며 최하위를 기록한 팀 성적까지 한화의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다. 그 속도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한화는 예상대로 외국인 선수 3인을 모두 교체했다. 투수 2자리는 대만리그에서 활약했던 좌완 투수 카펜터와 올 시즌 SK에서 활약했던 우완 투수 킹엄으로 채웠다. 하지만 선수들의 면면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카펜터는 좌완 선발 투수라는 희소성이 있지만, 경력 면에서 부족함이 느껴진다. 올 시즌 대만리그에서도 아주 빼어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킹엄은 올 시즌 SK에서 기대했던 투수였지만, 부상으로 몇 경기 등판하지도 못하고 교체된 이력이 있다. 이 때문인지 두 외국인 투수에 투자한 금액은 타 팀에 비해 크지 않았다. 가성비를 기대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큰 리그 상황에서 지나치게 인색한 투자라 할 수 있는 영입이었다.
한화는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는 모습이다. KBO 리그에서는 생소한 큰 키의 좌완 투수로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구질이 특징이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대만리그에서 선발 투수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한화는 그가 압도적 투구를 하지 못하더라도 이닝이터의 면모만 보여줘도 성공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화에는 꾸준히 긴 이닝을 소화할 투수가 부족하다.
킹엄은 부상 회복에 대한 확신이 영입으로 이어졌다. 킹엄은 올 시즌 SK 입단 당시 구위만큼은 인정받은 투수였고 에이스 역할이 기대됐다. 한화는 그가 부상만 없다면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그의 몸 상태를 점검한 결과였다. 대신 부상 이력으로 그의 영입 금액은 크게 떨어졌다. 킹엄이 부상을 회복하고 에이스 역할을 한다면 한화의 도박은 대성공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기대한 외국인 투수 영입과 달리 한화는 타자 부분에서는 최대한의 투자를 했고 그 주인공은 힐리였다. 그는 올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팀에서 활약했던 선수였다. 아직 20대의 젊은 선수로 2017, 2018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이력이 있다. 파워 면에서는 검증된 선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비에서 평가는 그리 높지 않고 이는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요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부상이 겹치면서 최근 2년간 성적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에 힐리는 올 시즌 후 40인 로스터에서 탈락했다. 한화는 그 틈을 노려 그를 힐리와 접촉했고 계약에 이르렀다.
한화는 중심타선에서 파워히터가 절실했고 힐리는 그런 한화의 수요에 맞는 선수라 할 수 있다. 이미 성적으로 이를 증명했다. 부상 문제도 한화는 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아직 젊은 선수인 힐리로서는 KBO 리그에서 기량을 발전시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큰 동기부여 요소다. 하지만 그의 포지션이 1루와 2루로 외야수 보강이 필요한 한화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한화는 포지션 안배보다는 팀 타선에 부족한 파워 보강이 집중했다. 올 시즌 한화는 팀 홈런 79개로 팀 홈런 1위 NC의 팀 홈런 187개에 한참 미치지 못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외야가 넓은 홈구장 상황도 있었지만, 거포 부재의 팀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였다. 점점 홈런의 중요성이 커지는 야구 현실에서 빈약한 장타력은 공격에서 큰 약점이 됐다.
한화에는 홈런을 때려낼 타자가 없었다. 올 시즌 후 은퇴한 중심 타자 김태균은 수년 전부터 장타력 부재에 시달렸고 베테랑 타자 송광민, 최진행, 이성열 등도 기데에 미치지 못했다. 이 중 송광민과 최진행은 시즌 후 방출됐다. 한화가 기대감 속에 주전으로 발탁한 노시환 등 젊은 선수들도 아직은 경험과 발전이 더 필요함을 느끼게 했다. 이런 홈런포 부재 속에 한화는 팀 타점 역시 최하에 머물렀다. 빈약한 타선의 힘은 성적 하락과 연결됐다.
한화로서는 팀 장타력을 끌어올릴 타자를 찾아야 했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 선택에 있어 이를 중요시할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힐리를 내년 시즌 4번 타자로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대감은 외국인 투수 영입과 달리 힐리 영입에 입단 1년 차 선수에게 지급할 수 있는 금액 상환액인 100만 달러는 모두 소진토록 했다.
남은 건 KBO 리그에 데뷔하는 외국인 선수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리그에 대한 빠른 적응과 함께 부상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는 일이다. 또한, 그에 대한 분석 시 드러나는 높은 삼진 비율을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는 변화구, 유인구에 대한 약점과 연결된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힘만 좋은 공갈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한화는 2016 시즌과 2017 시즌 30홈런 이상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중심 타자로 활약한 로사리오의 기억을 재현하길 바라고 있다. 로사리오는 데뷔 초반 유인구 대응력 등에 문제를 드러내며 고전했지만, 빠르게 적응하면서 중심 타자로 큰 활약을 했다. 몇몇 경기에서는 포수로 나서며 또 다른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화는 그의 재영입을 고려할 수도 있었지만, 젊은 팀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팀 상황과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 힐리를 택했다.
한화의 외국인 타자 영입은 팀 상황에 맞는 결정이었다. 한화가 영입한 힐리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남은 건 기대하는 결과를 만들어낼지 여부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한화는 한때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 불릴 정도로 강타선을 자랑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최근 한화 타선은 침체된 팀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를 극복할 타선의 구심점이 필요한 한화다. 외국인 타자 힐리가 한화의 중심 타자로 홈런 부재의 팀 상황을 해결하고 아울러 팀 재건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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