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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각 구단들이 스토브리그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구성 문제다. 외국인 선수는 엔트리에 3명 등록할 수 있지만, 그들의 역할은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투수 2명과 야수 1명으로 구성되는 외국인 선수들은 선발진의 원투 펀치와 중심 타자로 자리한다. 그만큼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각 구단들이 우수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에 상승하는 지출도 있지만, 크게 높아진 FA 선수들의 영입 금액을 고려하면 큰 활약을 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 수준이 높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우수한 성적을 거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또 다른 고민이 발생한다. 최근 KBO 리그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BO 리그의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리그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보다 높은 조건의 해외리그에 대한 관심을 멈출 수 없고 야구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열망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사례로 늘고 있다. 즉, KBO 리그에서 큰 활약이 구단에게는 반갑지만, 전력 유출의 위험도 커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올 시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정규리그 2위의 성과를 올린 KT는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마운드의 원투 펀치 데스파이네, 쿠에바스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각각 15승과 10승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이들은 마운드의 중심축이었다. 이들의 든든히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면서 젊은 선발투수인 배제성과 신인 돌풍을 일으킨 소형준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었다. 

 

 

 

 


외국인 타자 로하스의 활약은 더 빛났다. 로하스는 올 시즌 0.349의 타율에 47홈런 135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680에 출루율도 0.417로 리그 선두권이었다. 로하스는 아쉽게 타율왕을 놓쳤지만, 홈런과 타점에서 여유 있는 타이틀 홀더가 됐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로하스는 정규리그 MVP 자리에 올랐다 시즌 후반기 부상 등 요인으로 잠깐 주춤한 기간이 없었다면 50홈런 돌파와 함께 타격 거의 전 부분에서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의 활약은 NC 소속으로 리그를 평정하며 괴물타자로 불리던 외국인 선수 테임즈를 연상하게 한다. 테임즈는 2014 시즌부터 2016 시즌까지 NC에서 뛰었다. 그는 KBO 리그에서 기량을 꽃피웠고 리그를 평정하는 활약으로 NC가 빠른 기간 내 강팀으로 자리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테임즈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로하스 역시 이런 꿈을 충분히 꿀 수 있는 성적을 남겼다. 로하스는 2017 시즌부터 2020 시즌까지 4시즌을 KT와 함께했다. 이 시간 로하스는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리그와 팀에 완전히 적응한 로하스는 올 시즌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다. 이런 누적된 데이터는 그가 더 큰 무대로 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아직 30대 초반으로 전성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좌. 우타석에서 편차가 크지 않는 스위치히터라는 장점도 있다. 그에게는 더 큰 무대로 나갈 여건이 충분히 조성됐다. 

실제 시즌 후 그에 대한 해외리그의 관심이 크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일본 리그에서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얼마 전에서는 일본 명문 구단 요미우리와 계약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로하스가\ 이를 부인하면서 잠잠해졌지만, 여러 곳에서 오퍼가 들어오고 있는 건 분명하다. KT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로하스는 해마다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고 이는 재계약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KT는 그와 재계약을 이뤄냈고 4번의 시즌을 함께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분위기다. KT는 로하스 없는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KT는 로하스에게 최대한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기다림의 시간을 길게 갈 수 없음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로하스와의 협상이 길어지고 그를 놓치게 된다면 대안을 찾을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즌 개막이 늦어지고 스토브리그 일정도 늦어진 상화에서 다음 시즌 준비 기간도 줄었다. KT는 로하스와의 재계약 문제가 빠르게 결정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로하스가 KT가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과 같은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선수라는 점이다. 로하스가 타순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KT는 강한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강백호가 빠르게 팀은 물론이고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로하스 우산 효과가 있어 가능했다. 로하스가 당장 내년 시즌 전력에서 사라진다면 중심 타선 약화는 불가피하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지만, 올 시즌 로하스만큼의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중심 타자 강백호는 더 발전할 여지가 있지만, 함께 중심 타선을 이뤘던 유한준은 40살을 바라보는 나이다.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했지만, 해마다 힘이 떨어지는 건 불가피하다. 내년 시즌 올 시즌 로하스가 기록한 47홈런 135타점이 아쉬울 수 있다. 

KT는 한층 더 높아진 연봉 조건과 함께 다년 계약을 당근으로 제시할 수 있다. 코로사 사태 여파로 내년 시즌 정상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메이저리그의 불확실성과 외국인 선수에게는 크게 다른 일본 리그의 환경과 크게 비교되는  KBO 리그의 장점을 함께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O 리그의 장점은 KIA 에이스 브룩스와 롯데 에이스 스트레일리 등 해외 진출 가능성이 컸던 외국인 선수와의 재계약을 이끌어내기도 하다. 4년간 함께 하면서 쌓은 신뢰에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선수와의 계약도 비즈니스다. 재계약 협상에서 보다 우위에 있는 건 로하스다. 로하스의 선택은 무엇일지 그가 KT의 스토브리그 고민을 덜어줄지 더 크게 할지 궁금하다. 

사진 : KT 위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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