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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던 허경민의 행선지는 원 소속팀 두산이었다. 두산은 허경민과 4년간 65억원 3년간 20억원의 선수 옵션을 포함한 계약을 발표했다. 허경민은 최대 8년간 85억원을 보장받는 대형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이를 통해 허경민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은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허경민은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였다. 1990년 생으로 아직 전성기 기량을 4년 정도 충분히 유지할 수 있고 공. 수. 주를 두루 갖춘 내야수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강팀 두산 소속으로 수많은 우승 경험과 함께 포스트시즌 등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하다. 국가대표 3루수로도 첫 손 꼽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허경민은 주 포지션인 3루수 외에도 유격수 수비까지 소화 가능한 멀티 능력도 장점도 있다. 

올 시즌 성적도 뛰어났다. 허경민은 올 시즌 한때 타율왕 경쟁을 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감을 보였다. 허경민은 0.332의 고타율에 7홈런 58타점 14개의 도루가 있었다. 출루율과 장타 생산력도 늘었고 삼진을 좀처럼 당하지 않는 끈질김도 있었다. 뛰어난 작전 수행능력에 주루 플레이도 뛰어났다. 3루 수비는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이런 다재다능함에 최근 3년간 타격 각종 지표가 크게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7명의 FA 선수가 있는 두산에서 허경민은 꼭 잡아야 할 선수로 손꼽혔다.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와 아직 유망주 들의 성장이 필요한 두산 내야진의 상황도 크게 작용했다. 두산은 김재호, 오재원 두 내야 주축 선수들이 30대 후반의 나이로 접어든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 선수는 뛰어난 활약을 했지만,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이 떨어지는 건 불가피하다. 주전 2루수 최주환은 뛰어는 타격 능력을 바탕으로 이번 FA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SK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두산은 허경민과 최주환 모두 필요한 두산이지만, 앞으로 내야진의 리더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당장 대체하기 어려운 선수인 허경민에 대한 팀내 비중을 더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두산으로서는 허경민 계약에 우선 집중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 커지기 전에 두산은 빠르게 허경민과 접촉했고 이른 시간에 계약을 완료했다. 허경민은 애초 올 시즌부터 KIA행에 대한 가능성을 점치는 야구팬들이 많았다. 광주제일고 출신은 허경민에게 KIA는 연고지 팀이었다. KIA는 충분한 자금도 갖추고 있다. KIA는 공수를 겸비한 3루수에 대한 갈증이 컸다. 팀 중심 선수였던 안치홍이 FA 계약으로 롯데로 떠나면서 김선빈과 함께 할 스타급 선수의 존재가 아쉬웠다. 

하지만 KIA는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에서 류지혁을 NC에서 김태진까지 내야 자원을 확보했다. 이들은 모두 3루 수비가 가능하고 20대 군필 선수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팀 필승 불펜투수들을내주는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KIA로서는 이들을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또한, KIA는 각 포지션에서 리빌딩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다수의 유망주들이 기회를 얻고 있다. 이런 팀 운영기조는 대형 FA 선수 영입을 제한하도록 했다. 

그렇다 해도 허경민은 당장 전력을 강화할 카드로 손색이 없었다. KIA 관심을 표명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또 있었다. KIA는 당장 올 시즌 타선을 이끌었던 중심 타자 최형우와의 FA 계약이 급하다. 최형우는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올 시즌 타율왕에 오르는 등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였다. 팀 리더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최형우 이상의 타격 능력을 보여준 선수도 없었다. 

KIA는 최형우 협상을 우선시하고 있다. 또한, 해외 진출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에이스 양현종과의 협상도 고려에 넣어야 했다. 그 역시 FA 자격이 있다. 양현종의 해외 진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FA 협상을 필요하다. 두 선수 모두 상당한 금액이 소요될 수 있다. 자금력이 있는 KIA지만 4년간 60억 이상의 예상되는 허경민 영입전에 본격 나서지 어려웠다. 허경민 영입이 당장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냉철한 판단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강력한 영입 경쟁자 KIA가 멈칫하는 사이 타 팀 역시 적극적인 허경민 영입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수의 베테랑 선수를 방출하며 팀을 슬림 하게 만든 올 시즌 최하위 한화는 리빌딩 시 팀을 지탱할 선수 영입이 필요했고 FA 시장의 두산 선수들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었다. 허경민 역시 한화에는 매력적인 선수라 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챔피언 NC 역시 주전 3루수 박석민의 노쇠화를 대비하고 우승 전력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로 허경민을 고려할 수 있었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키움도 그 자리를 대신할 대형 선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허경민과 직접 연결되는 소식은 없었다. 모두 타팀의 움직임을 살피는 듯 보였다 

여기에서 두산이 과감한 베팅을 했고 허경민이 이를 받아들였다. 두산의 허경민이 대한 베팅은  그의 팀 내 비중과 가치를 고려해도 예상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올 시즌 LG의 유격수로 3할의 타율과 10개의 홈런 71타점에 20개의 도루까지 기록하며 수준급 수비 능력을 보인 오지환이 4년간 40억원에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FA 계약을 체결했음을 고려하면 허경민의 오버페이의 느낌도 있다. 

그동안 두산은 그동안 FA 시장에서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어려운 재정상황도 있었지만, 선수 육성에 대한 자신감이 더 저변에 있었다. 다수의 FA 선수를 떠나보내면서도 두산은 강팀의 자리를 잃지 않았다. 이런 분명한 팀 운영 기조를 가지고 있었던 두산은 이번에도 그 기조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모기업의 열악한 자금 상황도 두산의 FA 시장에 대처를 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상당수 두산 FA 선수들이 팀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두산은 팀 주축을 이룰 선수만큼은 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두산이 예상외로 상당한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내부 FA 선수들과의 협상에도 적극적이었다. 두산은 잡아야 하는 선수에게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서 꼭 잡아야 한다는 의지를 허경민과의 계약을 통해 보여주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선수 옵션이라는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해 허경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허경민은 4년 후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에 FA 자격을 재 신청하거나 3년간 20억원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나이 등을 고려하면 선수옵션 선택 가능성이 크다. 이는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보장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허경민을 포함한 두산 선수들은 대부분 두산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두산 특유의 근성의 야구는 선수들의 끈끈한 팀워크가 그 근간이다. 허경민과 두산의 FA 계약은 두산의 의지와 선수의 팀에 대한 애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두산은 모든 선수에게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는 어렵다. 선택과 집중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허경민은 팀 근간을 이룰 선수로 선택을 받았다. 재정적 한계를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의 선택은 1~2명 선수에게 더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허경민과 같은 1990년 생인 중견수 정수빈이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30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는 유격수 김재호도 그 대상일 수 있다. 투수 유희관과 이용찬도 타 팀 영입에는 제한이 있다. 유희관은 노쇠화 가능성, 이용찬은 부상 회복이 불투명하다. 타 팀과 강하게 연결되고 있는 최주환, 오재일을 제외하면 두산이 의외의 선전을 할 여지가 충분하다. 

두산의 이번 FA에 임하는 자세 등을 고려하면 이외로 FA 선수들의 대량 유출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두산의 예상치 못한 반격이다. 이는 FA 시장에 나선 팀들의 전력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선수들의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이는 영입 금액의 상승과도 연결된다. 이 또한 두산이 원하는 그림이다. 이를 통해 두산은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브리그 대표적인 셀링 구단이었던 두산의 FA 허경민 계약은 놀라운 일이다. 이를 통해 두산으로서는 전력 손실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포스트시즌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수 플렉센이 메이저리그 계약을통해 재계약이 무산되고 시즌 20승의 에이스 알칸타라 역시 일본 구단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두산과 허경민의 FA 계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FA 시장에서 두산의 반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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