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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포수의 중요성은 이제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사항이다. 올 시즌 NC가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리그 최소 포수 양의지의 존재였다. 양의지는 포수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능력에 올 시즌 30홈런 100타점 이상의 타격 능력까지 더하며 공수에서 NC의 중심을 이뤘다. 

양의지 효과는 마운드에 타선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올 시즌 양의지는 주장으로서도 팀을 이끌어 가는 강한 리더십으로 팀을 하나로 모았다. 마치 코치 한 명이 경기에 나서는 양의지 효과는 팀 전력을 극대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를 통해 포수가 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몇 팀들은 포수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정규리그 7위 롯데도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리그 최상권 포수 강민호가 떠난 자리를 완전히 메우지 못했다. 유망주들의 성장은 더디기만 했고 외부로부터의 영입도 지지부진했다. 그사이 롯데가 큰 기대를 했던 유망주 포수 나종덕은 나균안으로 이름을 개명함과 동시에 투수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다. 부족한 포수 자원이 더 약화되는 일이었다. 

 

 


그래도 롯데는 희망을 발견하는 시즌이기도 포수와 함께 취약 포지션 중 하나였던 3루수는 한동희가 유망주 틀을 깨는 모습을 보이며 한시름 덜 수 있었다. 롯데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었던 한동희는 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회 제공에서 성장하지 못했다.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한동희에 대한 무한 신뢰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롯데는 올 시즌 한동희를 주전 3루수로 낙점하고 다시 한번 그를 믿었다. 한동희는 공수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현실로 만들었다. 2할대 후반의 타율에 8할에 근접하는 OPS, 17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에서 변화구 대응 등 수 싸움 능력이 좋아졌고 장타력도 크게 향상됐다. 수비에서 가끔 불안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향상된 공격력으로 이를 상쇄했다. 더 발전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는 점이 더 긍정적이었다. 

포수 부분도 상황은 나아졌다. 롯데는 올 시즌 김준태, 정보근 두 20대 포수로 1군 포수진을 대부분 운영했다. 선수 구성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기량 향상이 가시적으로 보였다. 메이저리그 포수 출신 콩거 코치의 영입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수비적인 부분에서 지난 시즌의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다. 투수들을 불안하게 했던 포수진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는 투수 부분의 성적 향상에도 영향을 주었다. 

김준태와 정보근은 상호 경쟁과 보완관계를 형성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포수 강화를 위해 선발 투수 장시환을 내주고 한화에서 영입한 포수 지성준이 수비 불안과 사생활 문제로 전력에서 제외되는 돌발 변수에도 포수진이 버틸 수 있었다. 

이런 경쟁 속에 김준태는 사실상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올 시즌 128경기 1군 경기에 나선 김준태는 한층 발전한 포수와 수비 능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원바운드 공에 대한 블로킹 능력에서 크게 발전했다. 지난 시즌 최다 폭투를 기록했던 롯데였지만, 올 시즌 어이없는 폭투와 포일 등이 많이 사라졌다. 타격에서도 김준태는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하위 타선에서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는 타격 능력을 보여주었다. 우투좌타의 장점으로 부족한 좌타자 라인을 채워주었고 만만치 않은 장타력과 득점권에서 클러치 능력도 가끔 보였다. 포수 타석이 사실상 쉬어가는 타순이었던 지난 시즌의 아픈 기억을 상당 부분 지워냈다. 

백업 포수였던 정보근은 1할대 타율에 머물렀지만, 뛰어난 수비 능력으로 김준태의 부족함을 채워줬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과의 호흡에서 강점을 보였다. 두 선수의 발전된 모습은 롯데가 중점을 두었던 포수 육성의 희망을 가지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이 포수 고민을 완전히 덜어낸 건 아니었다. 고민의 깊이는 덜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포수 부분에서 타격 지표는 낮은 수준이다. 포수 타석에서 롯데는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대타 활용을 고민하는 일이 많았다. 선수 활용에 있어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호평을 받았던 수비 능력에서도 도루 저지 능력에서는 아직 부족함이 많았다. 이에 롯데는 시즌 후 다시 포수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는 신인 1차 지명에서 포수 유망주 손성빈을 선택했다. 이번 신인 지명 카드 대부분을 투수 지명으로 활용했던 롯데의 손성빈 지명은 롯데의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 1년 차 손성빈이 바로 주전 경쟁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롯데는 내년 시즌에서 김준태, 정보근에 팀 복귀가 예상되는 지성준, 후반기 군 전역 후 경기에 나선 강태율 등이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손성빈 역시 1차 지명 신인인 만큼 보다 많은 시선을 받을 수 있다. 군 제대가 예정된 안중열도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포수 자원은 상당 부분 확충되었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중에서 뚜렷한 주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준태가 1순위지만, 가변성이 존재한다. 김준태가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면 최상이지만, 리그 상위권 팀 포수들과 비교하면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다. 롯데가 보다 나은 성적을 원한다면 포수 부분을 보다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이는 포수 강화를 위한 트레이드 등 외부 영입 가능성을 다시 한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는 지난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포수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기억이 있다. FA 시장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는 롯데는 트레이드에 보다 더 시선을 둘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 롯데는 베테랑 내야수 신본기, 불펜 투수 박시영을 KT로 보내고 유망주를 영입하는 트레이를 성사했다. 다만,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포수 트레이드에는 상당한 반대급부가 필요하고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이렇게 롯데의 내년 시즌 포수 구성은 여전히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 포수 부분이 허전함을 조금 덜어내긴 했지만, 허전함은 여전하다. 최소한 완벽한 주전이 아니어도 젊은 포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포수의 필요성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활발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롯데라는 점에서 포수 고민을 해결할 그 무엇인가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가능하다. 롯데가 포수진 강화를 위해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일지 내부 육성으로 방향을 돌릴지 중요한 건 지금의 포수진으로 상위권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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