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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이슈메이커 롯데가 일단 조용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 내야수 신본기와 불펜 투수 박시영을 KT로 보내고 유망주 투수 최건과 신인 지명권을 받는 창의적 트레이를 하긴 했지만,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다. FA 시장에 대한 관심은 일찌감치 접은 모습이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간판타자 이대호와의 협상도 진행이 더디다. 이대호의 높은 연봉 등을 고려해 타 팀으로의 이적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구단의 이대호에 대한 시선은 레전드에 대한 예우와 냉정함이 함께 하고 있다. 이외로 협상이 길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올 시즌 종료 시점에 팀을 보다 슬림 하게 만들고 리빌딩 기조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분명히 했다. 다수의 베테랑들과 1군 엔트리 진입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방출했다. 롯데는 그 자리를 유망주들도 채울 수밖에 없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었다. 스토브리그 분위기도 채움보다는 덜어내는 모습이다. 신본기, 박시영 트레이드로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일이었다. 하지만 팀 성적에 무척이나 민감한 홈 팬들의 성향과 성적을 고려지 않는 대대적인 리빌딩이 부담스러운 우리 프로야구 상황에서 롯데가 전력 보강 움직임이 없다는 건 우려를 가지게 한다. 

롯데는 이런 우려에도 내부 육성과 기존 전력의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 중심에는 마운드가 있고 다수의 영건들이 이런 롯데의 희망을 구체화할 요소라 할 수 있다. 실제 롯데는 다수의 가능성 있는 젊은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성장의 가능성도 보였고 그 자원이 더 확충됐다. 

 

 


롯데 영건 투수들의 선두 주자는 올 시즌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을 보낸 김원중이다. 김원중은 이제 20대 후반의 나이로 롯데 투수진에서 중견급이다. 김원중은 첫 풀타임 시즌이라는 부담에도 비교적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중간중간 부침이 있었고 체력적 문제도 있었지만, 올 시즌 경험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내년 시즌에도 김원중은 롯데의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불펜진은 김원중과 함께 올 시즌 입단한 신인 최준용이 필승 불펜진으로 자리를 잡았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최준용은 시즌 중반 이후 1군에서 콜업됐고 추격조에서 시작해 필승조로 그 역할이 커졌다. 김원중과 같이 우완 정통파 투수인 최준용은 150킬로에 근접하는 위력적인 직구로 타자를 힘으로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신인답지 않은 대범함도 갖췄다. 이는 높은 탈삼진 능력과 제구의 안정감으로 이어졌다. 경험 부족의 문제가 있지만,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불펜 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선발 마운드에서는 최동원, 염종석에 이어 안경 에이스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세웅이 영건의 선두주자다. 박세웅은 부상으로 상당 기간 재활을 했지만, 올 시즌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풀 타임을 소화했다. 8승 10패 방어율 4.70의 성적은 기대치보다 부족함이 있었지만, 부상 재활을 거친 후 풀타임 시즌임을 고려하면 희망적인 결과였다. 부상 재발 없이 건강을 입증했다는 건 큰 성과였다. 변화구에 의존하던 소극적  투구에서 벗어나 직구를 바탕으로 파워피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것도 긍정적이었다. 

두 번째 풀 타임 시즌을 경험한 서준원도 선발 투수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시즌이었다. 7승 6패 방어율 5.18로 안정적인 선발 투수라 할 수 없었지만, 더 많은 투구 이닝을 소화했고 변화구 제구력이 한층 좋아졌다. 아직 좌타자 상대 약점과 기복이 심한 투구 내용이 아쉬웠지만, 150킬로의 직구를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투수라는 희소성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올 시즌 쌓인 경험치는 내년 시즌 그를 더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이들과 함께 후반기 선발 투수 로테이션에 들어온 우완 정통파 이승헌의 발견도 롯데에는 큰 수확이었다. 이승헌은 뛰어난 신체조건에 위력적인 구위를 가지고 있다. 프로 입단 후 2군에서 성장과정을 거쳤다. 올 시즌 초반 1군 데뷔 전에서 타구에 머리를 맞는 큰 사고에서 이를 이겨내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의지도 보였다. 투구 내용도 기대감을 가지기 충분했다. 8경기 등판에 3승 2패 방어율 4.66의 성적은 빼어나다 할 수 없지만, 경기 중 부상을 이겨낸 결과물로 큰 가치가 있었다. 뛰어난 구위에 승부구로 가치가 있는 변화구 이닝 소화능력도 보여준 이승헌은 롯데가 기대하는 미래 에이스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올 시즌이었다. 

올 시즌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내년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도 존재한다. 2017 시즌 입단 후 여전히 유망주에 머물러 있는 윤성빈과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나균안, 롯데 좌완 투수의 갈증을 덜어줄 신인 김진욱이 그들이다. 

윤성빈은 입단 당시 기대감이 컸지만,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며 1차 지명 잔혹사를 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키웠다. 롯데는 그의 부상 방지를 위해 1군 데뷔를 늦추는 등 조정기를 가졌지만, 1군에서 아직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롯데는 각별히 그를 챙겼지만, 1군 등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2군에서 윤성빈은 불펜 투수로 투구 이닝을 늘려가며 가능성을 보였다. 롯데는 선발 투수 윤성빈을 기대했지만, 불펜 투수로 더 재능을 보였다. 다수의 선발 투수 유망주들이 있는 롯데는 불펜 투수 윤성빈을 더 기대할 수 있는 올 시즌이었다. 

올 시즌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개명을 하며 새로운 의지를 다진 나균안은 롯데 최고 유망주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롯데는 강민호의 FA 이적 이후 나균안을 1군 주전 포수로 기용하며 성장을 기대했지만, 나균안은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1할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빈약한 공격력이 문제였다. 올 시즌 롯데는 나균안과 김준태, 정보근, 트레이드로 영입한 지성준까지 더하며 내부 경쟁을 통한 포수진 강화를 기대했지만, 나균안은 시즌 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불운을 겪었다. 

나균안은 재활 과정에서 2군 경기 투수로 몇 차례 마운드에 오르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남은 시즌 2군 리그에서 투수로 시즌을 치렀다. 성적도 기대 이상이었다. 강속구는 아니지만, 안정된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 경기 운영 능력도 보여주었다. 투구 이닝을 늘리며 선발 투수로의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었다. 아직 20대 초반의 나이로 성장 가능성도 가지고 있는 나균안은 스프링 캠프를 투수로서 온전히 보낸다면 한 차원 더 발전할 수 있다. 이는 롯데에 필요한 선발 예비 자원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불펜 투수로 1군에서 그를 볼 수 있게 할 수도 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했다는 남다른 스토리는 팬들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롯데가 기대하는 좌완 신인 투수 김진욱은 고교시절 최고 투수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강속구는 아니지만, 안정된 제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큰 장점이고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인다. 롯데가 1군에서 활용할 좌완 투수 자원이 극히 부족하다는 점도 김진욱의 가치를 더 높이는 요인이다. 롯데는 1군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좌완 고효준을 방출하며 김진욱이 1군에 들어올 공간을 만들었다. 

물론, 김진욱이 스프링 캠프를 거치면서 내부 경쟁을 이겨내야 하고 기량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는 있다. 고교시절 많은 투구를 한 탓에 부상에 대한 우려도 벗어나야 하고 구종의 다양성을 더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 KT에서 13승을 기록한 신인 소형준을 능가하는 기량을 고교시절 보여준 김진욱인 만큼 부상만 없다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전망이 더 우세한 건 분명하다. 

이렇게 롯데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할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은 1군에서 경쟁력도 보여주고 있다. 젊다는 점은 앞으로 미래를 더 밝게 하는 장점도 있다. 롯데의 육성 시스템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올 시즌 아쉬운 7위에서 내년 시즌 더 나은 성적을 꿈꾸고 있는 롯데에게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큰 희망이라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건 리빌딩과 성적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자 하는 롯데에게 큰 과제이기도 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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