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즌 롯데의 외국인 선수 활약은 희비가 엇갈렸지만,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이닝이터와 강력한 구위로 탈삼진 능력까지 겸비한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등장했고 팀 내야진의 공. 수 전력을 업그레이드 한 마차도의 등장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원투 펀치를 구성해야 할 외국인 투수 샘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스트레일리와 마차도의 화약은 그 아쉬움을 크게 덜어주었다.
롯데는 스트레일리와 마차도의 재계약 방침을 정했고 두 선수는 내년 시즌도 롯데와 함께 하게 됐다. 프로야구에서 중요한 징크스 중 하나가 2년 차 징크스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한자리를 우와 투수 프랑코로 채우고 외국인 선수 3인 구성을 빠르게 마쳤다. 이들 3명의 선수는 2021 시즌 롯데 전력 구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에이스로 또 한 번의 시즌을 보내야 하고 마차도는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야 한다. 두 선수가 기대치를 충족한다면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유격수 마차도는 롯데 야수진에서 중요한 키 플레이어다. 마차도는 내야진의 핵심 선수이고 타선에서는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그의 활약상은 충분히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마차도는 2020 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했고 2할대 후반의 타율에 12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도루 실패가 1개에 불과한 15개의 순도 높은 도루로 기동력 야구에도 힘을 보탰다. 외국인 타자에 기대하는 장타력과 타점 생산력에서 부족함이 있었지만, 그의 진가는 수비에 있었다.
마차도는 체력 부담이 큰 유격수로 전 경기에 나서면서도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율을 유지했다. 마차도의 넓은 수비폭은 롯데가 과감한 수비 시프트를 할 수 있도록 했다. 3루수 한동희와 2루수 안치홍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도 했다. 마차도가 유격수로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롯데는 최다 실책 팀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날 수 있었다. 마차도 영입이 부른 긍정 효과였다.
수비의 안정은 마운드의 안정도 가져왔다. 롯데는 지난 시즌 7위에 머물렀지만, 5할에 근접한 승률을 기록했다. 2019 시즌 승률 4할도 기록하지 못했던 팀으로서는 큰 발전이었다. 이는 리그 상위권 수준으로 올라선 수비율이 크게 작용한 결과였다. 마차도 효과는 팀 전체의 전력을 강하게 했다. 공격력으로만 그를 평가할 수 없는 이유였다.
2021 시즌 마차도는 유격수로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롯데는 백업 내야수로 활용도가 큰 신본기를 KT로 트레이드하면서 유망주를 확보했다. 마차도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마차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롯데는 백업 역할을 할 수 있는 중견 선수들을 대거 방출했다. 내야 백업 선수는 이제 20대 유망주들로 채워져야 한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다고 하지만, 마차도를 대신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올 시즌에도 마차도가 전 경기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크다.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런 부담 외에 마차도는 2년 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떨쳐내야 한다. 마차도는 한층 더 상세한 분석을 당했고 그에 대한 약점 공략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롯데는 마차도와 재계약을 하면서 공격적인 부분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보다 많은 홈런과 향상된 타율이 필요하다. 수비 능력이 뛰어나다 해도 외국인 타자에 대한 공격적인 기대감을 완전히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가 마차도에게 올 시즌보다 더 높은 연봉과 다음 시즌 계약까지 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을 한 이유도 공격력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마차도의 2년 차는 2017 시즌과 2018 시즌 롯데에게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번즈와 비견될 수 있다. 번즈는 롯데 내야진의 수비를 업그레이드할 선수로 선택받았다. 2루수로 영입된 번주는 2017 시즌 뛰어난 수비 능력에장타력을 겸비한 공격력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그 해 성적을 기반으로 재계약에 성공한 번즈였지만, 2018 시즌 번즈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퇴보된 모습을 보였다. 홈런수는 전 시즌 15개보다 늘어난 23개를 기록했지만, 엄청나게 늘어난 삼진수와 최악의 볼넷 비율이 문제였다. 입단 첫해 호평을 받았던 2루수 수비도 실책 8개가 22개로 크게 증가하면서 퇴색되고 말았다. 공격력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 의욕이 지나쳤고 타격에서 부진이 장점인 수비에도 영향을 주었다. 결국, 번즈는 2시즌 후 롯데를 떠나야 했다.
마차도 역시 높아진 공격력에 대한 기대치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만약, 타격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수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롯데 내야진에 치명적이다. 이는 마차도가 번즈의 사례를 반복하게 할 수 있다. 롯데에 대한 애정이 큰 마차도로서는 그 인연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함을 의미한다.
2021 시즌 롯데는 큰 전력 보강이 없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FA 계약을 해야 하는 이대호의 올 시즌 위치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분명한 건 40대에 이르는 이대호가 전성기보다 떨어지는 공격력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를 대신할 4번 타자로 바로 떠오르지 않는 롯데다. 롯데는 공격력 감소의 문제는 여타 선수들이 메워야 한다. 마차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20 시즌 마차도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유격수 수비로 한 차원 높은 경기력을 과시했다. 롯데는 외국인 타자 선택에 있어 가장 큰 요소인 장타력에 대한 비중 대신 수비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마차도를 영입했고 그 이유를 증명했다. 그의 수비 능력을 롯데 팬들이 그를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였다.
하지만 2년 차 외국인 선수 마차도는 공격력도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있다. 그는 수비만으로도 롯데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공격력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할 수 있는 이유였다. 하지만 재계약 후 2년 차 시즌에서 그를 바라보는 눈높이는 크게 다르다.
2021년 마차도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마차도가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그의 입지를 단단하게 할지 롯데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빠질지 마차도의 활약 정도는 그의 미래를 다르게 할 수 있지만, 2021 시즌 롯데 전력에서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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