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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기간 두산은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모기업의 재정난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두산의 자금력에 문제가 발생했고 마침 두산은 7명의 주력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다. 모두 두산을 강팀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두산의 상황은 이들을 모두 잔류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 알칸타라, 플렉센과의 재계약도 만만치 않았다. 시즌 20행승의 리그 최고 투수 알칸타라와 포스트시즌 괴력을 호투를 한 플렉센 모두 뛰어난 활약으로 메이저리그를 포함한 해외 구단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었다. 두산으로서는 FA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 얼마나 잘 지켜낼지가 중요했다. 

두산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팀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잡았다. 팀 내 FA 선수 중 상대적으로 젊은 30대 초반의 허경민, 정수빈과의 계약에 성공하며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허경민은 리그 정상급 3루수로 유격수 수비가 가능하다. 두산은 허경민에게 최대 7년의 장기계약을 했다. 리그 최고 수비 능력에 뛰어난 기동력에 재치 있는 타격을 하는 외야수 정수빈에게는 6년의 장기 계약을 안겼다. 이들은 앞으로 두산의 내야와 외야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은퇴까지 두산과 함께 하게 됐다. 이들에 대한 두산의 베팅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타 구단과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었다. 두산의 자금력에 대한 우려에도 팀 전력을 유지하는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모든 선수를 다 잔류시킬 수는 없었다. 두산은 두자릿 수 이상의 홈런과 3할  타율이 가능한 2루수 최주환을 SK로 떠나보냈고 좌타 거포 1루수 오재일을 삼성으로 떠나보냈다. 애초 이들의 SK행과 삼성행은 FA 시장이 열린 이후 그 가능성이 컸다. 두산은 이들까지 잔류하기는 무리였다. 

외국인 원투 펀치 알칸타라, 플렉센도 팀을 떠났다. 알칸타라는 일본 한신으로 플렉센은 메이저리그 시애틀과 계약했다. 두산은 이들과의 재계약 협상을 했지만, 머니 게임에서 밀렸다.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이 역설적으로 그들의 해외리그 진출로 이어졌다. 결국, 두산은 스토브리그 기간 선발 원투 펀치와 주전 1, 2루수가 바뀌는 상황에 직면했다. 

두산의 대응은 빠르게 이루어졌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한자리를 대만 리그에서 정상급 좌완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미란다로 채웠다. 또 한 자리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우완 투수 로켓과의 계약이 유력하다.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와는 3번째 시즌을 함께 하게 됐다. 최주환과 오재일의 FA 계약에 대한 보상 선수로 내야수 강승호와 박계범을 SK와 삼성에서 각각 영입하면서 내야진의 전력 누수를 막았다. 

여기에 아직 계약하지 않은 내부 FA 선수 김재호, 유희관, 이용찬은 타 구단 이적이 사실상 어렵다. 두산 잔류가 유력하다. 김재호는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올 시즌 공격과 수비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유희관은 두산과 잠실 홈구장에 최적화된 선발 투수로 10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용찬은 부상 재활이 변수지만 건강하다면 선발과 마무리 투수로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력의 약화를 피할 수 없는 두산이다. 두산의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미란다와 유력한 영입 후보 로켓은 모두 강속구를 바탕으로 한 파워피처의 유형은 아니다. 두산은 최근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로 외국인 투수 2자리를 채웠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넓은 잠실 홈구장은 홈런에 대한 위험을 줄였고 투수들이 보다 과감한 승수를 하도록 했다. 두산의 든든한 수비도 투수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두산 효과로 두산의 외국인 투수들은 기량이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의 조합과 다른 미란다와 로켓이 두산과 긍정의 시너지 효과를 낼지는 아지 미지수다. 

두산은 올 시즌 선발 투수로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10승에 성공한 사이드암 최원준, 시즌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에서 깜짝 활약한 김민규, 올 시즌 부진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긴 했지만, 2019 시즌 17승의 이력 있는 이영하, 잔류가 유력한 FA 투수 유희관과 이용찬, 시즌 후반기 가능성을 보인 박종기 등 젊은 투수들의 경쟁 체제로 국내 투수들의 기량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다. 불펜진은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승진과 홍건희가 더 기대되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경험까지 더해진 함덕주, 박치국, 김강률, 윤명준에 부상 회복 중인 전직 마무리 이형범까지 자원이 풍부하다. 

두산의 진짜 문제는 타선에 있다. FA 계약으로 팀을 떠난 최주환, 오재일의 빈자리가 크다. 두산은 최주환 오재일의 홈런 수 30~40개와 150타점 안팎의 생산력을 채워야 한다.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가 리그 최고의 안타 생산력과 정교한 타격에 20개 안팎의 홈런을 때려낼 능력이 있지만, 올 시즌 그 이상의 홈런과 타점을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다. 

그들을 대신해 보상 선수로 영입한 강승호와 박계범은 공격력에서 이들과 비교하기 어렵다. 강승호는 아직 음주운전 관련 징계 기간을 소화해야 한다. 이들은 빈자리를 완전하게 메울 선수들이 아니라 팀 뎁스를 강화하는 자원이다. 
팀 잔류를 택한 FA 허경민, 정수빈 역시 장타력보다는 정교한 타격과 뛰어난 주루 능력과 수비가 강점이 선수들이다. 몇몇 유망주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 가뜩이나 두산은 최근 팀 홈런수가 급감했다. 

한때 리그 최고 거포 구단이었지만, 2020 시즌 두산의 팀 홈런은 리그 9위였다. 대신 두산은 뛰어난 팀 타율과 득점권 집중력, 뛰어난 주루 능력으로 이를 보완했고 리그 상위권의 공격력을 유지했다. 2021 시즌 두산의 공격은 더 낮아진 장타 생산력에 대한 해법 찾기가 중요해졌다. 

이는 팀 컬러의 변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빅 볼보다는 스몰볼로 마운드에 대한 비중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투수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고 넓은 홈구장의 환경을 고려한 공격 방식이 더 강화될 수 있다. 스토브리그에 이어 스프링캠프에서 두산은 변화된 팀 전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지난 시즌 후 코치진 상당수가 타 팀으로 떠나면서 생긴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두산이다. 

두산은 그동안 계속된 전력 약화 우려에도 이를 극복하고 강팀으로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하지만 2021 시즌을 앞둔 시점의 두산의 전력 약화는 이전과 다른 양상이다.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1군에 올라와 경쟁을 하고 기존 선수들의 분발과 젊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 이를 통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강점이었지만, 최근 두산은 그런 선순환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스토브리그 기간 전력 누수에 나름 대응을 했지만, 부족함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2021 시즌 두산이 다시 보란 듯이 강팀으로 남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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