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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이슈에서 멀어졌던 FA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선수 이동이 일어났다. 키움은 내부 FA 선수인 불펜 투수 김상수와의 FA 계약을 발표하면서 SK로의 트레이드를 함께 발표했다. 싸인 앤 트레이드로 정의되는 이 과정을 통해 SK는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를 영입했고 현금 3억원과 2021년 신인 지명 2라운드 4순위 지명권을 키움에 넘겼다. 

두산의 주전 2루수 최주환 영입 이후 FA 시장에 대한 관심을 끊은 것으로 보였던 SK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이를 통해 SK는 불펜진에 경험을 더하게 됐고 전력의 플러스 요인을 만들었다. 신인 지명권을 내주긴 했지만, 2라운드 4순위 지명권으로 지명도 높은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고려하면 큰 출혈은 아니었다. 키움은 김상수를 떠나보내면서 팀의 미래를 위한 카드 한 장을 손에 넣었다. 

SK는 스토브리그에서 타선 강화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마운드는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경험을 쌓은 유망주군이 두꺼워졌고 불펜진 강화를 위해 한화의 베테랑 투수 이태양을 트레이드로 영입하기도 했다. 시즌 후 SK는 베테랑 투수 박희수를 방출했고 또 다른 베테랑 투수 윤희상은 은퇴했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행의 여파로 마운드에 균열이 생기긴 했지만, 유망주 육성을 통한 내실 다지기가 SK 마운드의 중요한 목표가 될 것으로 보였다. 투수 코치 출신 김원형 신임 감독 선임도 이와 연결되는 일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젊어진 마운드를 이끌어갈 실력 있는 베테랑 투수의 존재가 아쉬운 SK였다. SK는 구단의 복잡한 사정으로 FA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키움 불펜 투수 김상수의 상황을 주시했다. 2008 시즌 삼성에 입단하면서 프로에 데뷔한 김상수는 이후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되면서 그 이름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김상수는 오히려 30살이 넘어선 나이에 잠재력을 뒤늦게 폭발시켰다. 

2016 시즌 21홀드를 기록하며 히어로즈 불펜진의 주력 투수로 자리한 김상수는 이후 매신 평균 60 경기 이상 등판하는 꾸준함을 보였다. 한때는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할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더 커졌다. 2019 시즌 김상수는 역대 한 시즌 최다인 40홀드를 기록하며 리그 최고 불펜 투수로 올라섰다. 2020 시즌 주춤하긴 했지만, 김상수는 60경 등판했고 5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다. 여전히 그는 키움 불펜진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FA 권리를 행사한 김상수에게 키움의 대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못해 외면에 가까웠다. 마치 타 팀으로 떠나길 바라는 모습이었다. 1988년 생 올해 33살이 되는 그의 나이를 고려한다 해도 키움의 대응은 아쉬움이 있었다. 더군다나 김상수는 2시즌 연속 키움의 주장으로 리더십도 발휘했다. 구단 내. 외부적으로 그 어떤 구단보다 평지풍파가 많았던 키움에서 주장의 자리는 큰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스타 선수들이 많은 팀 상황에서 김상수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아직 충분한 경쟁력도 보여주었다. 

키움의 여러 복잡한 상황이 있었다고 해도 그에 대한 무관심은 아쉬움이 있었다. 키움은 그와 함께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했던 불펜 투수 이보근의 실패 기억을 떠올렸을 수도 있다. 이보근은 2019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고 키움은 그와 FA 계약으로 그를 잔류시켰다. 이 계약은 실패한 계약이 됐다. 2019 시즌 이보근은 깊은 부진에 빠졌고 2020시즌을 앞둔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이보근은 KT의 지명을 받아 팀을 떠났다. 이보근은 KT에서 부활하며 든든한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키움은 김상수의 실패 가능성을 더 주목했을 수도 있다. 팀 내 다수의 불펜 자원이 있는 팀 상황도 키움의 미온적 협상의 원인이었을 수도 있다. 2021 시즌 후 다수의 FA 선수가 발생하는 상황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다. 

이런 복합적 상황 속에 김상수는 잊혀가는 FA 선수가 됐다. 보상 선수 규정이 없다면 그는 충분히 타 팀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싸인 앤 트레이드의 가능성이 김상수에 적용될 가능성이 컸다. 키움은 이미 두 차례 내부 FA 선수에 대한 싸인 앤 트레이드를 한 이력이 있었다. 김상수의 운명도 그가 FA 자격을 행사한 직후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을지도 모른다. SK는 키움의 상황을 이해하고 적극성을 보였다. 그렇게 김상수의 SK 행은 현실이 됐다. 

SK는 김상수 영입으로 불펜을 확실히 강화했다. 김상수는 마무리 투수로 유력한 서진용 앞에서 든든한 셋업맨이 될 수 있고 상항에 따라 마무리 투수 역할도 가능하다. 그의 경험은 젊은 투수들에게 멘토 역할도 기대하게 한다. 30대 이후 기량이 더 발전한 그의 이력은 앞으로 2~3시즌 정도 기량을 유지할 가능성도 크다. 이는 김상수의 2년 후 옵션이 걸린 계약에 반영되어 있다. 

김상수 역시 초조할 수 있는 상황을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큰 동기부여 요소가 생겼다. SK는 같은 수도권이라는 장점이 있다. 지난 시즌 큰 부진을 보였지만, SK는 2018 시즌과 2019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팀이다.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한 가능성이 있다. 보다 강한 팀에서 필승 불펜진으로 활약하는 것이 김상수의 선수 이력에도 더 도움이 된다. SK는 2021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과 함께 전력 강화를 함께 하고 있다. 김상수의 영입은 성적도 절대 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상수로서는 그에 대한 큰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팀으로의 이동이 나쁘지 않다. 

FA 시장에서 대부분의 소속팀 선수를 떠나보내는 히어로즈 구단의 모습은 분명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키움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통해 내보냈고 홀드왕 출신의 필승 불펜 투수를 내보냈다.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얻었지만, 구단의 역사와 함께 했던 앞으로 만들어갈 선수들과의 이별은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이제 남은 건 김상수가 2019 시즌 홀드왕을 차지했을 때의 기량을 보여주는 일이다. 이는 SK의 FA 계약 성공을 의미한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난 SK와 김상수가 기대했던 기량을 발휘하며 그를 떠나보낸 키움을 후회하게 할 수 있을지 이는 2020 시즌 후 그 어느 구단보다 적극적이고 빠른 스토브리그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의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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