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프로야구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단연 NC 다이노스다. 지난 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의 구단 최초의 역사를 쓴 NC는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NC는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를 중심으로 한 두꺼운 야수층과 신.구의 조화를 이룬 다양성을 갖춘 마운드, 외국인 선수 구성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한 포스팅에 도전했던 중심 타자 나성범의 시도가 무산되면서 강력한 전력 약화 요소가 사라졌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가 평균 이상만 한다면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NC에 맞설 상위권 팀들은 전력 약화로 고심하고 있다. 2015 시즌부터 매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강팀 두산은 FA 시장에서 중심타자 오재일과 공격력이 뛰어난 2루수 최주환을 떠나보냈다. 예상외의 과감한 베팅으로 주력 선수들의 유출을 막았지만, FA 대상 선수로 7명이나 되는 현실에서 전력 유출을 피할 수 없었다. 매 시즌 주전 선수들을 대신했던 유망주들이 샘솟았던 두산의 화수분도 이전 같지 않다.
여기에 외국인 원투펀치 알칸타라, 플렉센이 떠난 자리고 크다. 그들을 대신할 투수들도 상당한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20승 투수 알칸타라와 포스트시즌 괴력을 보여준 플렉센을 완전히 대체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분명 2020 시즌보다 전력 약화가 분명한 두산이다.
또 다른 상위권 팀 키움 역시 지난 시즌 각종 구설로 팀 분위기가 흐트러졌고 최근에서야 대표이사와 감독 코치진이 구성될 정도로 구단 운영의 안정감이 떨어져 있다. 중심 타자이자 주전 유격수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공백도 크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의 기량도 지켜볼 부분이고 아직 외국인 타자 영입을 완료하지 못했다. 불안 요소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키움이다.
하지만 이런 상위권 팀들의 고민에서 벗아난 팀이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 팀 LG다. LG는 올 시즌 우승이라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 LG는 최소 한국시리즈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LG는 치열한 2위 경쟁에서 몇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그 시점에서 주춤하긴 했지만, 정규리그 최종전에 승리했다면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정규리그 2위는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을 그만큼 높일 수 있는 자리였다. LG는 그 기회를 시즌 최종전 패배로 날렸고 정규리그 4위를 기록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 결과로 2위와 3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KT, 두산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었지만, LG에는 악몽 같은 일이었다. 그 여파로 LG는 와일드카드전에서 키움의 벽을 넘었지만, 준플레이오프 두산전 패배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LG에게는 아쉬운 시즌 마무리였다.
이후 LG는 류중일 감독 체제가 류지현 신임 감독 체제로 변하며 코치진 역시 새로워졌다. LG는 류지현 감독에 김동수 수석 코치를 선임했고 LG 출신 코치진으로 1군 코치진을 구성했다. 팀 분위기가 문화를 잘 아는 이들을 통해 변화 속에서도 팀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여기에 LG 선수는 아니었지만, KBO 역사에 남을 레전드 출신 이종범 코치를 영입해 코치진을 더 화려하게 했다. 감독 코치진의 면면은 충분히 기대감을 가질만한 구성이다.
여기에 LG는 기존 전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팀의 레전드 박용택이 은퇴했지만, 그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외야수 자리는 주장 김현수를 시작으로 뒤늦게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출루 머신으로 거듭난 홍창기, 20홈런 80타점을 기대할 수 있는 채은성,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이형종에 재간 넘치는 타격을 하는 이천웅까지 그 면면이 화려하고 좌우 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박용택이 은퇴하면서 지명타자 자리를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뛰어난 공격력을 겸비한 외야진의 효율적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내야진은 4년 40억 원의 FA 계약을 오버페이가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린 3할 유격수 오지환을 축으로 베테랑 김민성, 38홈런의 거포 1루수인 외국이 타자 라모스 등으로 공수를 겸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후반기 군에서 돌아온 양석환은 1루와 3루의 백업으로 3루수 김민성의 경쟁자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들 외에 다수의 유망주 자원이 지난 시즌 경험치를 축적했다. LG 내야진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2루수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천후 내야수 이상호를 NC로부터 영입하면서 경우의 수를 늘렸다. 이상호는 2루수 기존의 정주현 등과 주전 경쟁을 할 수 있고 백업으로 가치고 있는 선수다.
여기에 포수진은 경험을 더하면서 공격과 수비에서 매 시즌 기량을 발전시키고 있는 유강남이 든든한 주전이고 베테랑 이성우와 군필 유망주 박재욱이 유강남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강남의 부상 변수가 없다면 리그 상위권의 포수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LG의 야수진은 지난 시즌 약체 타선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게 했고 신구와 좌우 타선의 조화, 리그 정상급의 수비율까지 겸비하고 있다.
마운드는 에이스 켈리가 지난 시즌 자가격리 후유증으로 시즌 초반 고전했던 전철을 밟지 않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 경험이 있는 좌와 수아레스 영입으로 선발 마운드가 강해졌다. 이들을 중심으로 지난 시즌 불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베테랑 정찬헌과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던 신예 이민호, 지난 시즌 가능성을 현실화한 신예 김윤식과 남호, 한층 더 성숙한 기량을 과시하며 10승을 기록한 임찬규에 LG가 꾸준히 육성한 신예 투수들까지 선발 자원이 풍부하다. 현재로서는 6인 선발 로테이션도 가능할 정도다.
불펜진 역시 마무리 고우석을 중심으로 좌완 진해수와 사이드암 정우영이 필승 불펜진을 이끌고 베테랑 송은범과 최동환, 새롭게 불펜진의 힘을 더했던 이정용에 다수의 자원들이 있다. 선발 투수 경쟁에서 탈락한 투수들도 가세할 수 있다. 풍부한 불펜 자원은 장기 레이스를 이어가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렇게 LG의 선수 자원은 우승을 꿈꾸기에 충분한 역량이 있다. 현재 FA 협상 중인 베테랑 좌완 차우찬이 팀에 잔류하고 국가대표급 기량을 되찾는다면 마운드는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 류지현 감독의 지도력이 팀과 잘 어울린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시즌과 같이 매 시즌 후반기 뒷심 부족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면 NC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전력이다. 지난 시즌 LG는 NC와의 맞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는 한국시리즈 진출 시 해볼 만하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지만, 그전 고비를 넘지 못했다.
LG는 우승에 목마른 팀이다. 그들의 우승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LG는 류지현, 서용빈, 김재현까지 신인 야수 트리오를 중심으로 신바람 야구로 돌풍을 일으켰고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었다. 하지만 이후 LG는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서울 연고지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LG 지만 성적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는 같은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과 비교되며 LG 팬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2021 시즌 LG는 1994 시즌 우승의 주역으로 이후 선수로서 코치로서 LG와 함께 했던 류지현 감독을 중심으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만큼의 전력도 갖추고 있고 경쟁팀들의 전력 약화라는 호재도 있다. 과연 LG가 계속 쌓여만 가던 아쉬움이 기억을 지워내고 NC의 경쟁자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현시점에서 디펜딩 챔피언 NC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후보인 건 분명하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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