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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시점에 대형 뉴스가 터졌다. 신세계 이마트 그룹의 SK와이번스 인수설이 공식화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조건이나 시간 계획이 나온 건 아니지만, SK와이번스가 지금의 이름으로 올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SK와이번스 선수단조차 그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깜짝 소식이다. 모그룹 고위층의 교감 속에 결정된 일로 보인다. 

신세계 이마트는 그동안 프로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크게 표명하지 않았다. 거대 유통그룹으로 마케팅적 측면에서 스포츠단은 검토할만한 수단이 될 수 있었지만,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이런 신세계 이마트 그룹이 프로스포츠 구단 중 가장 많은 투자가 필요한 야구단 인수는 의의라는 반응이 나올만하다. 가끔 야구팬들 사이에서 매각설이 나오던 두산이나, 히어로즈 구단의 인수 후보로 신세계 이마트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상상 속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는 현실이 됐다. 

최근 신세계 이마트 그룹은 주력 사업이 마트 부분을 투자를 줄이는 중이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매장을 늘리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대신 테마마크형 쇼핑몰을 늘리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동하고 있었다. 쇼핑몰에는 단순히 상품 판매 외에 다양한 매장이 들어가고 그 안에서 방문객들을 쇼핑과 문화생활 등을 함께 영위할 수 있다. 


이런 투자 기조의 변화는 프로야구단 인수로 이어졌다. 프로야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로스포츠다. 야구단과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해 각종 연계 마케팅이 가능하다. 높은 인지도를 가진 신세계 이마트지만, 상대적으로 호감도가 떨어지는 청년층과 장년 층 이상의 남성들에게도 그들을 인지시킬 수 있다. 그들의 사업에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커지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로서는 프로야구단이 매력적이다. 

또한, 투자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구단 인수비용으로 추정되는 금액과 매년 수백억 원의 구단 운영비도 이를 통한 광고 효과와 그룹의 결속력 증진 등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효과를 떠나 코로나 사태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신세계 이마트의 프로야구단 인수는 분명 과감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신세계 이마트의 거래 상대가 된 SK의 프로야구단 매각 결정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SK는 과거 재정난으로 해체 위기에 있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재창단 과정을 거쳐 2000년 SK와이번스를 시작했다. SK는 서울로의 연고지 인동을 위해 인천을 떠난 현대 유니콘스의 인천 연고지를 이어받았고 인천 야구의 역사를 이어갔다. SK는 초창기 선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강화했고 김성근 감독 영입 이후 최전성기를 보냈다. 

2007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의 구단 최초 역사를 쓴 SK는 2012 시즌까지 한국시리즈에 연속 진출하며 리드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이 기간 SK는 다수의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고 공격적인 투자와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은 역할을 했다. 

한때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SK는 2018 시즌 외국인 힐만 감독 체제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19 시즌 정규리그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내며 강팀의 자리를 돌아왔다. 2020 시즌 전력 약화 속에 정규리그 9위로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팀이라 할 수 있다. SK는 2021 시즌을 준비하면서 신속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구단 매각은 선수단에 충격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도 SK는 프로야구단에 대한 지원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구는 선수단이 한다고 하지만, 구단주의 변경은 구단 운영 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시즌 준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일이다. 현재 SK의 대표이사와 단장, 코치진 등 구단 수뇌부는 SK 그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구단주 변경은 분명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SK와이번스로서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흔들리는 선수단을 안정시켜야 하는 또 다른 과제가 생겼다. 

또 한편으로 과거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다시 SK와이번스로 연고 구단의 변경이 많았던 인천 야구팬들로서도 혼란스러움과 함께 씁쓸한 마음이 함께 들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신세계 이마트 그룹의 오너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크고 적극적인 소통을 즐긴다는 점은 프로야구단 운영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안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SK와이번스는 그 이름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상황에 놓였다. 과거 프로야구단의 매각이 모기업의 재정난에 근거했다면 이번은 매수를 추진하는 기업의 적극적인 의사와 함께 구단 가치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부분이 많다. 앞으로 더 과감한 투자와 구단 가치 상승효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런 긍정효과가 있다해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단의 주인이 바뀌는 건 우려가 큰 건 사실이다. 자칫 구단 정체성이 사라지고 리그를 대표하던 강팀 SK 와이번스의 역사 단절에 대한 걱정도 생긴다. 구단의 역사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이는 구단 매각 협상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가 분명 고려해야 한 부분이다. 프로야구단은 이제 일반적인 기업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런 미래에 대한 예상을 떠나 신세계 이마트의 SK와이번스 인수는 2021프로야구를 흔드는 일이다. 또한, 또 다른 유통 대기업 롯데 자이언츠와의 새로운 라이벌 구도도 기대된다. 2021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프로야구를 흔드는 중요한 이슈가 등장했다. 당장은 SK와 신세계 이마트의 협상, 향후 KBO의 심의 등 일련의 절차가 중요한 프로야구의 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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