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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는 신세계 이마트의 SK와이번스 잡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수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신세계 이마트는 구체적인 매각 금액과 함께 인수를 공식화했다. 인수금액은 1,350억 원으로 역대 프로야구단 인수 금액 중 최고액이다. 그만큼 프로야구단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인천 연고지가 유지되고 선수단 전체에 대한 고용 승계도 이루어지면서 구단 역사의 연속성도 보장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구단 안팎의 시선은 복잡하기만 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SK 텔레콤을 모기업으로 하는 프로야구단의 갑작스러운 매각 결정은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SK와이번스는 과거 재정난에 시달리며 해체 위기에 있었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창단했다. 

이후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강화했고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 20년의 팀 역사에 4차례 우승의 이력도 있다. 김성근 감독 시절에는 리그를 지배했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박경완, 박재홍, 김경기, 김기태, 이호준, 이진영 등 수많은 스타 선수들이 있었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국가대표 좌완 투수 김광현과 리그 최고 3루수 중 한 명인 최정이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이 외에도 SK는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경기를 보는 것 외에 다양한 즐길 거리가 함께 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최근 인기 야구 드라마였던 스토브리그를 지원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렇게 프로야구단에 대한 큰 애정을 보였던 SK의 야구단 매각은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SK와이번스는 2020 시즌 극심한 부진 속에 정규리그 9위로 머물렀다. 이후 대표이사와 단장, 감독을 빠르게 교체하며 팀 분위기를 쇄신했고 외국인 선수 영입과 FA 선수 영입 등으로 전력 보강을 속도감 있게 했다. 새 시즌에 대한 의지가 그 어 때 보다 강했던 SK와이번스였다. 

선수단에게 구단 매각 소식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매각 결정이 구단 관계자들조차 뉴스를 통해 알았다고 할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되었다는 점도 아쉬움이 있다. 구단의 주체들이 철저히 배제된 채 모기업 차원의 협의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프로야구단의 취약한 구조를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기업의 이해관계와 경영방침, 주위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든 프로야구단의 운명이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일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기업 신세계 이마트에 인수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만은 없다. SK 마저 프로야구단을 매각할 정도라면 다른 구단들 역시 상황에 따라 같은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이는 프로야구의 자생력 강화화 산업화 문제와 연결된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고 출범 초기 6개 구단 체제에서 10구단 체제로 변모했다. 팬층이 확충됐고 관중 규모도 커졌다. 프로야구 관련 소식은 매일 언론과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고 중요한 뉴스 소재가 되고 있다. 스타 선수들의 인기도 상당하다. 이에 선수 연봉과 FA 계약 규모도 엄청나게 증가했다. 해외에서도 우리 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프로야구단의 재정적 안정성은 취약하다. 만성적인 적자 구조는 여전하다. 모기업의 재정적 지원이 없으면 구단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기업의 광고비 등 명목으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프로야구단은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다. 사회 공헌과 홍보, 마케팅 효과를 이를 상쇄할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 소비와 미디어의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프로야구의 홍보, 마케팅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야구에 대한 국제적인 저변이 크지 않은 탓에 홍보, 마케팅 등 부수적인 효과가 국내로 제한된다. 최근 대기업들이 글로벌화가 대세인 상황에서 내수 촉진을 위한 프로야구단의 가치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SK 그룹의 중요한 사업의 축이 반도체와 제약으로 옮겨지는 상황도 야구단 매각의 큰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변화가 대응하기 위해 프로야구단의 자생력 강화는 필수적이다. 모기업의 지원 규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단적으로 과거 돈성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프로야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삼성의 변화가 중요한 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 여파도 구단들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졌다. 중요한 수익원이었던 관중 수익의 대폭 감소는 구단들의 긴축 재정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원활한 구단 운영을 위해 모기업의 은전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프로야구가 매력적인 콘텐츠로 소비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증대하거나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이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단순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것만으로는 프로야구단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추진 중인 공동 마케팅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제는 국제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은 미국 메이저리그 MLB의 사례가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몇몇 구단들의 반대로 실행이 되지 못하고 있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그의 자생력을 높여야 한다는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 SK와이번스의 매각은 이에 대한 위기감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리그의 수준을 높이고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리그 규모는 커졌지만,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커지고 있는 우리 프로야구다. 타고투저 현상의 심화는 리그 전체를 보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수준 낮은 경기력은 점점 팬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구의 저변 확대를 통한 선수 수급 루트 다변화, 외국인 선수 제도를 보다 공격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선수들의 일탈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이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있지만, 야구만 잘해서는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교육을 신인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구단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대표로 할 수 있는 선수협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수들의 일탈은 프로야구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경기장 인트라 개선도 보다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시장인 서울의 잠실 야구장과 부산 사직 야구장은 그 시설이 크게 노후화되어 있다. 신축구장에 대한 움직임이 있지만, 각종 법령의 재한과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겹치며 시행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야구장이 단순히 경기만 보는 곳이 아닌 복합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프로야구가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산업으로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 KBO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SK와이번스의 매각은 우리 프로야구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는 외형적 성장에 가려진 프로야구의 불편한 진실들을 다시 한번 보여고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프로야구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프로야구단이 천덕꾸러기가 아닌 투자를 하고 싶은 기업으로 많은 이들이 사고 싶은 기업으로 그 가치를 높여야 한다. 모기업에 종속되어 그 필요에 따라 깜짝 매각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다시 나와서는 안된다. 매각이 이루어진다면 그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고 당당히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 이마트는 과감한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국내 유통이 주 사업인 신세계 이마트로서는 프로야구단이 그들의 사업을 보다 활성화하고 이익을 증대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신축 구장 건설 계획도 밝혔고 프로야구단과 연계한 활발한 마케팅과 수익창출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기대가 현실이 되지 않는다면 프로야구단에 대한 자세가 달라질 수 있는 우려도 공존한다.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 이마트가 SK 와이번의 추억을 더 발전된 프로야구단을 통해 행복한 기억으로 만들 수 있을지 화려했던 과거를 추억하는 기억으로 만들지 아직은 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하기만 하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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