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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즌 챔피언 NC에서 가장 큰 히트 상품 중 하나는 좌완 선발 투수 구창모였다. 2016 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5번째 시즌을 맞이했던 구창모는 놀라운 발전을 보이며 NC의 에이스를 넘어 리그를 압도하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구창모의 등장은 NC는 물론이고 젊은 선발 투수가 절실했던 리그에도 큰 축복이었다. 

NC는 지난 시즌 초반부터 비교 불가의 선두 질주를 했다. 그 중요한 요인 중 하나도 구창모의 호투였다. 구창모는 시즌이 개막한 5월 한 달 5경기 선발 투수로 나서 4승을 기록했고 방어율은 0.51에 불과했다. 38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볼넷은 9개에 불과할 정도로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사실상 첫 풀타임 선발투수로 나서는 시즌이라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구창모의 돌풍은 7월까지 이어졌다. 구창모는 13번의 선발 등판을 했고 12번의 퀄리티 스타를 기록했다.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6이닝 이전에 마운드를 물러나지 않았다. 0점대 방어율은 깨졌지만, 1점대 방어율로 짠물 투수를 이어갔다. 뛰어난 탈삼진 능력도 여전했다. 9승을 기록하면서 패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KBO 리그 2년 차에 기량이 크게 발전한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와 함께 NC는 리그 최강의 원투 펀치를 보유할 수 있었다. 구창모는 오히려 루친스키보다 더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이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라이트의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 내용이 전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다. 

 



구창모의 돌풍은 리그에서 큰 관심을 불러왔다. 프로 데뷔 이후 재능 있는 좌완 투수였지만, 구창모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야 했다. 2019 시즌 10승 투수가 됐지만, 선발 투수로 완벽하게 자리 잡은 건 아니었다. 2020시즌을 앞두고 구창모는 팀 내 선발 투수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구창모는 스프링캠프 기간 놀라운 발전을 보였다. 간결한 투구 동작으로 제구를 안정시켰고 포크볼의 위력을 더했다. 구속도 향상됐다. 

단점은 사라지고 장점을 극대화한 구창모는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입단 초기 70~80년대 인기가수 구창모와 같은 이름으로 그의 히트곡 희나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구창모였다. 하지만, 2020시즌 활약은 검색에서도 구창모의 검색 순위를 바꿀 정도로 만들었다. 2020년 초 방영된 야구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주인공 백승수 단장의 팀 드림즈의 에이스 투구 강두기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그의 포텐이 폭발하기 직전 시즌 기록이 구창모의 2019 시즌 기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또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0 시즌 구창모의 전반기 돌풍은 외적 요인이 아닌 그의 실력으로 그의 존재감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페이스라면 정규 시즌 유력한 MVP 후보라 할 수 있었다. 투수 부분에서 다수의 타이틀을 차지하는 것도 유력해 보였다. 외국인 투수들이 각 팀의 에이스를 점하는 현실에서 구창모는 국내 투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이렇게 리그 중요한 뉴스 메이커가 된 구창모였지만, 뜻하지 않았던 공백기를 겪어야 했다. NC는 구창모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차원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한차례 거르는 조치를 했다. 재충전을 시간이었지만, 그 기간 구창모는 인지하지 못했던 부상이 발견됐다. NC는 구창모의 완벽한 몸 상태 유지를 위해 충분한 치료와 재활을 시간을 보장했다. NC가 여유 있는 선두를 달리는 상황이었고 미래 에이스에서 대한 배려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재활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복귀는 조심스러웠다. 

그의 부재 속에 NC는 후반기 불펜진 불안이 겹치며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1위 자리도 위협받았다. 점점 에이스의 존재가 아쉬웠다. NC는 인내심을 발휘했다. 대신 과감한 트레이드로 불펜진을 보강했다. 선발진에서는 또 다른 영건 송명기가 등장하며 구창모의 빈자리를 채웠다. 에이스 루친스키는 시즌 19승을 기록하며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그의 장기간 부재에도 NC는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 

구창모는 팀의 배려 속에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올 수 있었다. 구창모는 시즌 막바지 두 경기에서 불펜 투수와 선발 투수로 나서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팀의 우승도 함께 할 수 있었다. 그의 시즌 초반 돌풍은 NC가 정규리그 우승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동력이었다. 

NC는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구창모의 복귀 시점을 잡았다. 구창모의 활약 여부는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NC에 있어 중요했다. 에이스 루친스키에 이은 2선발 투수의 의문부호를 구창모가 지워야 했다. 장기간의 투구 공백과 부상 재발 여부는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구창모는 빅게임 투수로서도 훌륭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구창모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과 5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다. 2차전 구창모는 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하긴 했지만, 6이닝을 버티며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주었다.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수비진의 실책과 수차례 위기 상활을 버티며 대량 실점을 막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2승 2패로 맞선 5차전에서 구창모는 7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5차전 승리를 발판으로 NC는 6차전마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챔피언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구창모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있어 큰 지분을 차지했다. 부상을 딛고 일어난 활약이었다는 점에서 구창모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이렇게 구창모는 영광 가득한 시즌을 보냈다.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고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선발투수로서의 자질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규정 투구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구창모는 2019 시즌에도 107이닝만 소화했고 정규 시즌 종료 후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등판하지 못했다. 2020 시즌도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팀의 적극적인 관리와 배려가 있어 큰 부상을 피했지만, 93.1이닝의 투구 이닝은 아쉬움이 있었다. 

이는 앞으로 그가 최고 투수로 더 발전하기 위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 투수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이닝 소화능력이다. 구창모는 이닝이터의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긴 했지만, 내구성에서 문제를 보였다. 투구이닝에 대한 관리를 받아야 하는 투수라면 에이스로서는 부족함이 있다. 

구창모는 리그는 물론이고 앞으로 국제경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올해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서도 구창모는 선발 투수의 한자리를 맡아야 한다. 소속팀 NC의 연속 우승을 위해서도 구창모는 선발 원투 펀치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 이닝 소화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이번 시즌을 부담 없이 넘길 수 있다면 그의 가치는 한층 더 상승할 수 있다. 

구창모는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의 뒤를 이어갈 수 있는 좌완 선발투수다. 1997년생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나이다. 아직 전성기에 도달했다 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그는 그에게 주어진 과제를 잘 해결해왔다. 이번 시즌에는 내구성을 입증하고 시즌을 완벽하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차례다. 지난 시즌 구창모가 내구성까지 갖춘다면 투수부분 타이틀 경쟁구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구창모가 2021 시즌 그에 대한 관리와 보호의 틀을 벗어나 진정한 에이스로 자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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