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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롯데와의 2번째 계약 이대호, 명예로운 은퇴의 길 갈수 있을까?

스포츠/2021 프로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1. 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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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였던 FA 이대호와 롯데의 계약이 체결됐다. 롯데는 이대호와 2년간 최대 26억 원의 FA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금 8억 원에 연봉 8억 원, 매 시즌 옵션 1억 원의 내용이다. 옵션은 롯데가 우승했을 경우 받을 수 있고 이대호는 그 옵션 금액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색다른 옵션 내용이다. 

이 계약으로 이대호는 롯데의 레전드로 은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롯데 역시 팀을 상징하는 이대호와의 원만한 계약으로 구단의 역사를 잘 지켜낼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도 롯데 팬들의 아쉬움이 남아있는 레전드 최동원의 사례로 대표되는 레전드들과의 불편한 이별의 고리를 끊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이대호와 롯데는 계약 자체에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었다. 이대호는 롯데 구단 역사에 남을 상징성이 큰 존재고 여전히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대호 역시 롯데를 떠나 타 팀에서 뛰는 걸 스스로 상상하기 어려웠다. 무려 25억 원에 이르는 연봉으로 인한 막대한 보상금 규모는 이대호의 타 팀 이적을 불가능하게 하는 현실적 장벽이었다. 

하지만 협상은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로의 눈높이가 달랐다. 협상은 길고 조심스러웠다. 롯데는 이대호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대호 역시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그가 선수협 회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나온 판공비 논란으로 자신에 대한 론이 악화된 상황도 이대호에게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롯데 구단의 운영 기조 변화도 있었다. 

 



롯데는 2019 시즌 최악의 경기력과 함께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동안 선수 영입에 있어 큰 투자를 했던 롯데로서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당연히 구단 체질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안팎에서 커졌다. 롯데는 메이저리그에서 코치와 프런트 경험을 한 30대 성민규 단장을 영입했다. 성민규 단장 체제에서 롯데는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구단 운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크게 달라진 시스템이 적용됐다. 많은 변화가 따라왔다. 코치진과 프런트가 크게 개편됐다.  FA 영입을 지양하고 과감한 트레이드나 내부 육성으로 전력 강화의 방법도 변했다. 

이대호 역시 이런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 롯데는 이대호와의 FA 협상에서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7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 원의 역대 최고 FA 계약으로 롯데와 계약했다. 2011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어 일본과 미국 리그를 두루 경험하며 큰 성과를 남겼던 이대호의 국내 유턴은 큰 화제가 됐다. 롯데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이대호 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하고 마케팅적 효과도 기대했다. 

롯데는 이대호와 함께 하는 4년간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가졌다. 2017 시즌 롯데는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대호는 2017 시즌 34홈런 111타점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2018 시즌에도 이대호는 37홈런 125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지만,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대호 효과가 무색한 결과였다. 

2019 시즌 롯데는 최하위를 기록했고 이대호 역시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최하위로 쳐진 팀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지만, 이대호는 16홈런 88타점으로 타격 생산력이 급격히 감소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 따른 에이징 커브 조짐이 뚜렷했다. 타율로 3할을 넘지 못했고 6할에 가깝던 장타력도 5할대 아래로 떨어졌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한 부분도 있었지만, 시즌 중 이대호는 2군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팀에서 절대적인 위치가 흔들린 2019 시즌이었다. 리그 최고 연봉 선수인 그에게 팀의 최하위 추락에 따른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20 시즌 이대호는 심기일전하며 20홈런 110타점을 기록하며 반등했지만, 장타력은 5할에 미치지 못했다. 팀 내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생산력을 보이는 이대호였지만, 그의 연봉 25억 원 대비 활약은 부족함이 있었다. 롯데는 이런 이대호의 4년간 변화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그의 앞으로 활약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뒤따랐다. 

FA 계약은 선수의 미래 가치가 절대적이다. 이대호는 그동안 롯데에 상당한 공헌을 한 선수이긴 하지만, 2021 시즌 우리 나이로 40살이다. 2020 시즌 에이징 커브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성기로 돌아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이대호에게 대형 계약을 안겨주기는 어려움이 있는 롯데였다. 하지만 당장 이대호가 없는 라인업의 허전함도 고려해야 했다. 

롯데와 달리 이대호는 그동안의 공헌도가 여전히 팀 내 입지, 성적에 대한 자신감을 더해 롯데 구단이 고려하는 이상의 계약을 기대했을 가능성이다. 과거 이승엽이 은퇴를 사전 예고하며 삼성과 계약한 2년간 36억 원이 중요한 기준점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이자 해외리그를 거쳐 삼성으로 복귀한 이력이 있다. 복귀 후 이승엽은 여전한 기량으로 삼성 우승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승엽은 은퇴시점에도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우승이라는 성과도 있었다. 이대호와는 차이가 있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이대호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그의 기량이 내림세에 있고 전력 구성에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대호는 거구로 기동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과거 뛰어난 장타력과 타점 생산력으로 이를 대신할 수 있었지만, 장타력 감소로 기동력 문제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이대호 출루는 대주자 활용을 고민하게 했다. 대주자 활용이 어려운 경기 초반 이대호가 선수 타자로 출루하는 이닝의 득점력이 떨어지는 것도 감수해야 했다. 

수비 기여도도 고려 대상이었다. 이대호는 유연한 수비 능력이 있지만, 수비 범위가 줄어드는 건 피할 수 없다. 이를 커버하기 위한 2루수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나선다면 주전 의존도가 큰 롯데로서는 주전들의 체력 안배가 어렵다. 타격 능력이 뛰어난 신인급 선수들의 1군 활용도 제한된다. 

이렇게 롯데는 이대호의 현재와 미래 활약 가능성을 고려한 협상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이대호와 접전을 이루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층 강화된 구단 운영의 긴축 기조도 협상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이대호에게 구단 안을 받아들이기를 종용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침묵의 시간이 길어졌다. 

롯데는 FA 신분인 이대호를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 자칫 이대호의 FA 협상이 더 길어질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FA 계약 소식이 들려왔다. 일부 언론에서는 구단 고위층의 결단이 있었다는 소식이 있다. 이는 롯데가 기존 안에서 상당 부분 양보를 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대호 역시 자신의 안에서 일부 접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2020 시즌을 앞두고 FA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은퇴한 마무리 투수 손승락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감마저 있었던 롯데와 이대호는 2년간의 동행을 하게 됐다. 이대호는 롯데의 레전드로 선수 생활을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롯데 역시 구단 역사는 이어가게 됐다. 

길고도 힘든 협상이었다. 이제 공은 이대호에게 넘어왔다. 이대호는 앞으로 2년간 롯데의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하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매 시즌 1억 원의 우승 옵션은 그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남은 2년간 성적에 대한 자신감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2020 시즌 이대호는 반전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성적 못지않게 유연한 선수 운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유연한 자세도 함께 요구된다. 

롯데는 이대호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언제까지 이대호에게 의존할 수 없다. 그를 대신할 4번 타자가 절실하다. 팀의 미래를 위한 선수 육성도 시급한 과제다. 지난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킨 한동희가 올 시즌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는 나승엽 등 자원들도 있다. 또한, 이대호를 4번 타자로 고정하는 라인업도 상황에 따라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대호가 가능하면 선수 타자로 나서지 않을 수 있는 최적의 타순을 고려해야 하는 롯데다. 지명타자를 보다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면 이대호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대타로 나서는 경기 수도 늘어나야 한다. 

성적과 리빌딩을 함께 하려는 롯데로서는 올 시즌 이대호 활용방안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대호가 이를 이해하고 자신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다면 롯데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대호로서는 선수로서 성적과 함께 구단의 미래까지 고려한 레전드의 품격도 함께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는 명예로운 은퇴의 길을 열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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