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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와 극적으로 FA 계약을 체결한 롯데가 2021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시즌은 성민규단장 체제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시즌이라면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여기에 유통 라이벌 신세계의 프로야구 진출로 더해진 라이벌 관계는 롯데에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리빌딩과 성적을 모두 잡았다는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항이다. 

롯데는 스프링캠프 명단 곳곳에 젊은 선수들을 포함했다. 롯데가 기대하는 대형 신인 나승엽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고 지난 시즌 2군에 주로 머물렀던 배성근, 김민수가 내야진에 최민재, 추재현, 신용수가 외야진에 자리를 잡았다. 젊은 팀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젊은 선수들의 훈련 성과에 따라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구도가 형성되길 기대하고 있다. 

마운드 역시 젊은 투수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시즌 중 1군에 올라온 이승헌, 최준용 두 우완 투수가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이승헌은 선발 투수로 최준용은 불펜 투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승헌은 지난 시즌 경기 중 타구에 머리를 강타당하는 큰 부상에도 이를 이겨내고 마운드로 돌아왔고 에이스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스프링캠프 기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런 젊은 선수들에 관심이 커지는 사이 베테랑 투수들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번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다.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해야 하는 노경은 역시 그중 한 명이다. 노경은은 에이스 스트레일리와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프랑코, 안경 에이스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세웅에 이어 서준원, 이승헌 등과 4, 5선발 투수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까지 노경은은 이들보다 먼저 고려되는 선발 투수였지만, 이번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노경은이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롯데는 이승헌과 서준원 외에도 2차 1순위 지명자인 좌완 김진욱에 대한 기대가 크다. 김진욱은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정된 제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던지는 김진욱은 롯데에는 귀한 좌완 투수 자원이다. 부상만 없다면 언제든 1군 마운드에 올라올 수 있다. 그가 고교시절 선발 투수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는 점과 좌완 선발투수가 부족한 롯데의 사정은 김진욱의 중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노경은으로서는 스프링캠프 기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노경은은 2021 시즌 후 2년간의 FA 계약이 종료된다. 1984년 생인 노경은으로서는 올 시즌 성적이 그의 현역 야구선수로서의 이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판가름할 수 있다. 노경은 2020 시즌 후 팀에서 방출당한 고효준, 장원삼의 모습을 지켜봤다. 노경은은 그보다 한참 어른 후배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노경은은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여기에 그 누구도 던지지 못하는 너클볼이라는 무기가 있다. 느리지만, 공 회전이 없으면서 춤을 추듯 들어로는 너클볼은 생소함과 함께 공략하지 까다로운 구질이다. 다만, 제구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힘들어 메이저리그에서도 너클볼을 실전에서 제대로 던지는 투구를 찾아보기 어렵다. 

노경은은 너클볼을 지난 시즌 실전에서 자주 구사했다.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면도 있었지만, 제대로 들어간 너클볼은 매우 위력적이었다. 이 너클볼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다면 선발투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덜한 구질인 탓에 그의 선수 생명을 연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제 메이저리그에서 유명한 너클볼 투수들은 40살을 넘어서도 큰 활약을 하기도 했다.

이런 너클볼 외에 노경은은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구종을 투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너클볼 역시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노경은 이런 장점에도 성적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25경기 마운드에 올랐던 노경은은 5승 10패 방어율 4.87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는 부족함이 있었다. 퀄리티 스타트는 11경기였다. ㅎ피홈런 19개도 많은 편이었다. 불펜진의 방화나 타선의 지원 부재라는 불운도 있었지만, 그의 투구 내용은 시즌 내내 기복이 있었다. 중간에 부상으로 공백기도 겪었다. 이로 인해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자신의 장점을 완전히 구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는 그가 올 시즌 선발 투수로 그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유는 있었다. 노경은은 2019 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1시즌을 그대로 흘려보냈다. 2018 시즌 9승 6패 방어율 4.08을 기록하며 롯데 선발진의 한자리를 담당했던 노경은은 긴 부진을 이겨내고 완벽하게 재기했다. 2018 시즌을 끝내고 FA 자격을 얻은 노경은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길었던 부진의 이력,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이는 그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낮게 했다. 보상 선수 규정으로 그에 대한 타 구단의 영입 가능성도 낮았다. 롯데와 노경은의 FA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보통은 선수가 구단의 안을 따르게 되는 흐름이었지만, 노경은 이를 거부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직접 테스트를 받기도 했고 홀로 연습하며 감각을 유지했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외로운 여정을 이어갔다. 보통은 은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노경은은 포기하지 않았다. 

노경은은 과거 두산 시절 입단 당시 최고 유망주였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다 뒤늦게 에이스 투수로의 역량을 발휘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기간은 짧았고 긴 부진 끝에 전력에서 제외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는 그를 트레이드하려는 구단과 마찰 끝에 돌연 은퇴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롯데로 트레이드 된 이후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8 시즌 노경은은 다시 부활을 했다. 마치 롤러코스터 같은 선수 생활이었다.이런 노경은이 FA 계약을 거부하고 1년간의 공백을 자처한 사실은 야구팬들에게 큰 화제였다. 

안식년의 의미도 있었지만, 길었던 실전 경기 부재는 투구 감각에 분명 영향을 주었다. 2021 시즌은 노경은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0 시즌보다 강한 경쟁구도가 그를 기다리고 있고 세대교체라는 큰 흐름과도 맞서야 한다. 그의 풍운아적 성향은 복잡한 상황을 이겨내는 데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노경은은 롯데가 필요한 존재다. 플레잉 코치로 은퇴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송승준을 제외하면 노경은 최고참 투수다. 젊어진 마운드에서 베테랑은 경기 외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롯데 유망주 투수들 상당수가 병역 의무를 완료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들이 성장할 시간 동안 마운드를 지킬 투수가 있어야 한다. 노경은이 올 시즌 역할을 하고 2시즌 정도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면 롯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올 시즌 후 또 한 번의 FA 계약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이 노경은에게는 위기도 되지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남다른 야구선수 생활을 했던 노경은이 그를 둘러싼 여러 변수들을 극복하고 존재감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을지 롯데의 2021 시즌에서 관심 가는 부분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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