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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2021 시즌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LG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베테랑 좌완 투수 차우찬과 2년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음을 발표했다. LG는 국가대표 경력이 있고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활용 가능한 베테랑 투수를 전력에 더하며 마운드의 무게감을 더했다. 차우찬은 자칫 FA 미아가 될 수 있는 위기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됐다. 

차우찬은 2016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고 4년간 95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으로 삼성에서 LG로 팀을 옮겼다. 그의 계약은 2015 시즌 이후 프로야구단에 대한 지원 축소 속에 FA 자격을 얻은 삼성 선수들의 이탈 흐름을 반영한 결과로 한때 왕조시대를 구축했던 삼성의 쇠퇴를 상징하는 일이었다. 그만큼 차우찬은 삼성에서 차지는 비중이 컸다. 

2006시즌 프로에 데뷔한 차우찬은 2010 시즌 처음 10승 투수가 되며 정상급 투수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와중에서 꾸준함을 유지했다. 선발 투수로는 10승 이상 마무리 투수로는 20세이브 이상을 너끈히 할 수 있는 차우찬이었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에 안정된 제구력, 뛰어난 내구성까지 지닌 차우찬은 삼성의 전성기를 함께 한 투수였다. 그는 삼성에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투수였고 국가대표 팀에서도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그가 FA 자격을 얻자 여러 팀들이 관심을 보였다. 삼성 역시 그의 잔류를 위해 노력했지만, 자금력에서 밀렸다. 차우찬은 삼성에서 LG로 팀을 옮겼다. LG는 차우찬의 좌완 에이스로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다. 넓은 잠실 홈구장 효과는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LG가 그에게 오버 페이 논란에도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이유였다.

차우찬은 2017 시즌부터 3년간 매 시즌 평균 170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에이스 투수에 중요한 지표인 15승에는 이루지 못했다. 피홈런과 피안타는 삼성 시절보다 더 늘었다. 방어율도 압도적이지 않았다. 꾸준함을 유지하긴 했지만, 투자 대비 효과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2020 시즌 차우찬은 또 한 번의 자격을 앞두고 반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2020 시즌 차우찬은 부상과 부진이 겹쳤다. 차우찬은 5승 5패 방어율 5.34로 부진했다. 부상 여파로 투구 이닝은 64이닝에 불과했다. 그는 7월 4일 등판 이후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긴 재활이 필요했다. 경험 많은 투수가 필요한 포스트시즌에도 나설 수 없었다. 

FA 자격을 앞둔 시점에 그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말았다. 올 시즌 우리 나이로 35살이 되는 차우찬은 2020 시즌 건재함을 과시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의 중요한 장점이 꾸준함과 내구성에 문제를 보였다. 무엇보다 부상 후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남기고 말았다. 이에 차우찬의 FA 자격 행사가 뒤로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차우찬은 FA 자격을 행사하며 가치를 평가받고자 했다.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많은 나이와 부상 우려, 직전 연도 부진으로 미래 가치라 크게 떨어졌다. FA 3년간의 성적표도 에이스라 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타 팀의 관심을 받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원 소속팀 LG 역시 그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는 제안을 했다. 이런 차우찬은 두고 최근 프로야구 흐름과 거리가 있는 결정을 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최근 프로야구 현실에서 차우찬의 선택은 분명 무리가 있었다. 시간은 차우찬의 편이 아니었다. LG 역시 제안을 더 상향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차우찬은 부상 재활 후 몸 상태를 확신했지만, 자신만의 생각이었다. 

그에게 선택지는 LG 하나뿐이었지만, 협상은 길어졌다. 차우찬은 LG의 안을 받아들일지는 선택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었다. 하지만 결정은 늦어졌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시점에서 계약 소식을 들리지 않았다. 만약, 차우찬이 그의 뜻을 꺾지 않는다면 시즌 준비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결국, 차우찬은 FA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조건은 첫 번째와 큰 차이가 있었다. 2년간 20억 원의 조건이지만, 옵션이 매년 7억 원이다. 보장금액보다 한참 큰 옵션이다. 여전히 그의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LG는 안정 장치를 마련해야 했고 동기부여 요소를 더하고자 했다. 차우찬은 이를 받아들였다. 분명 아쉬움이 있는 계약이지만, 기량을 회복한다면 년간 10억 원이라는 큰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년간 3억 원의 보장금액도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LG는 차우찬 변수를 지우면서 전력에 플러스 요소를 더했다. 차우찬은 기량만 회복한다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LG는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에이스 켈리와 긴 기다림 끝에 영입한 외국인 투구 수아레스를 축으로 임찬규, 정찬헌, 이민호에 남호, 김윤식, 이정용 등 젊은 투수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 10승 투수가 되면서 선발 투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고 정찬헌은 불펜 투수에서 선발투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지난 시즌 신인 이민호는 신인왕 경쟁에서 뛰어들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나머지 선발 투수 후보들도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였다. 젊고 더 발전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이런 양적 확대는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할 수 있을 정도다.

당장은 차우찬이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이지만, 그의 경험은 누구도 없는 큰 자산이다. 차우찬이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다시 찾는다면 로테이션이 훨씬 수월해진다. 6인 선발 로테이션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는 불펜진에 대한 과부하를 덜어줄 수 있다. 또한, 젊은 투수들의 2년 차 징크스와 성장통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건강한 차우찬은 마운드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될 수 있다. 우승에 도전하는 LG에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 전제는 차우찬의 건강이다. 차우찬의 나이는 빠른 재활을 하기에 부담이 있다. 마운드에 돌아온다 해도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LG는 충분히 그가 몸 상태를 끌어올릴 시간을 줄 것으로 보인다. LG는 시즌 후반기, 포스트시즌에서 차우찬의 경험이 빛을 발하기만 해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차우찬으로서는 그의 건강을 우선 입증할 필요가 있다. 재활이 늦어진다면 먹튀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차우찬으로서는 보장금액보다 옵셥이 더 많은 계약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2020 시즌의 부진한 성적에도 FA 자격을 행사한 이유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 차우찬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다면 LG의 창의적인 FA 계약은 성공적인 계약이 될 수 있다. 물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라면 리스크를 줄인 현명한 계약이 될 수 있다. 물론, LG는 차우찬이 그의 옵션을 모두 가져가는 미래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 이는 구단과 선수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FA 계약 모델이 더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차우찬과 LG의 두번째 FA 계약 결과가 궁금해진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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