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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시즌을 준비하는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부터 뉴스 메이커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 뉴스는 좋지 않은 소식들로 채워졌다. 구단 경영과 관련한 난맥상은 여전히 큰 위험요인이고 허민 의장의 갑질 논란과 징계가 있었다. 또한, 구단 경영진의 현장 간섭 문제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시즌 중 손혁 감독의 돌연 사퇴는 중요한 사례였다. 이런 구단 내부의 문제는 지난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키움의 정규리그 5위에 머문 원인 중 하나였다. 

시즌 후에도 키움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대표이사와 감독 선임이 늦어지면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다. 스프링  캠프가 시작이 인접해서야 대표이사와 감독 선임이 이루어졌다. 전력을 만들기 위한 작업은 그만큼 늦어졌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최근에서야 외국인 타자 영입이 확정되면서 완료됐다.

그 와중에서 FA 자격을 얻은 팀 불펜진의 핵심 투수 김상수는 싸인 앤 트레이드로 SK로 떠났다. 주전 유격수 겸 중심 타자였던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거쳐 샌디에이고행이 확정됐다. 강정호, 박병호에 김하성까지 키움은 주력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하는 사례를 만들었지만, 전력 약화는 불가피한 일이 됐다. 부족한 재정 상황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동안 키움은 FA 시장에서 내부 FA 선수들을 잡지 못했고 외부 영입도 거의 없었다. 다만, 내부 육성을 통해 선수를 육성하고 전력화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고 적절한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하며 강팀으로 자리할 수 있었다. 팀 운영과 관련하여 비판을 받고 있는 키움이지만, 전력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는 분명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김하성의 빈자리는 커 보인다. 그동안 키움은 외국인 타자의 역할이 부족해도 강력한 국내 선수 라인업으로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었다. 이에 키움은 공격력보다 수비와 멀티 포지션 능력이 있는 외국인 타자 영입을 할 여유도 있었다. 

이런 키움의 전략은 지난 시즌 크게 어긋났다. 2020 시즌을 시작했던 외국이 타자 모터는 기량 미달로 조기에 방출됐고 그를 대신한 러셀은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내야수였지만, 공. 수에서 실망스러웠다. 그는 김하성의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었고 김하성은 3루로 이동하여 러셀의 자리를 만들었지만, 러셀은 경력과 KBO 리그 성적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입증했다.

이런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은 키움의 공격력 약화를 불러왔다. 강력한 국내 선수 라인업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중심에는 박병호가 있다. 박병호는 키움은 물론이고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그는 거포의 기준인 30홈런 100타점을 훨씬 능가하는 생산력을 지난 타자로 KBO 리그의 홈런왕 계보를 이어왔다. 실패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이력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2018 시즌 박병호는 부상 공백으로 30경기 가까이를 결정했음에도 43홈런 112타점의 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9 시즌에도 박병호는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33홈런 98타점으로 여전한 생산력을 보였다. 건강하기만 하면 거포로서 강력한 폭발력을 보일 수 있음을 박병호는 보여주었다. 2020 시즌 키움은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새웠고 건강한 박병호는 그중심에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박병호는 기존의 부상이 더 심각해지면서 타격 페이스를 완전히 잃었다. 근래 최악의 부진이 이어졌다. 조정기를 거치기도 했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강한 책임감으로 경기에 나서려 했지만, 부상만 더 깊어졌다. 결국, 박병호는 93경기 출전에 21홈런 66타점에 머물렀다. 보통의 선수라면 뛰어난 성적이라 할 수도 있지만, 박병호이기에 부진한 결과였다. 이와 함께 박병호는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급격히 하락했고 거포에서 필연적인 삼진 비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며 콘택트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노쇠화의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시즌이었다. 

2021 시즌 박병호는 기존 연봉에서 5억 원이 삭감된 15억 원으로 연봉이 조정됐다. 지난 시즌 부진에 따른 불가피한 일이었다. 하지만 키움의 그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그는 올 시즌 키움의 주장으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의 경력과 나이 팀 내에서의 입지를 고려하면 타당한 일이지만, 지난 시즌 부진을 벗어나야 하는 박병호로서는 부담이 큰 일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나이를 고려하면 대형 계약이 어려울 수 있지만, 지난 시즌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타격왕에 오르며 두 번째 FA 계약에서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KIA 최형우의 사례는 박병호의 의욕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박병호는 FA 등급제 적용에서 C 등급으로 보상 선수가 없다. 보상금 비율로 낮다. 박병호가 거포로서의 능력을 보여준다면 관심을 가질 팀들이 나올 수 있다. 박병호는 리드를 대표하는 거포라는 상징성과 함께 스타성도 갖추고 있다. 지난 시즌 부진했다고 하지만, 21홈런을 기록하며 홈런타자의 면모를 유지했다. 

박병호가 건강하기만 하다면 다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돌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는 박병호에게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누적된 부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팀 중심 선수라는 책임감이 오히려 나쁘게 작용했다. 해외 전지훈련이 사라진 올 시즌 차가운 스프링캠프에서 건강관리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다. 박병호로서는 개막전에 맞춘 페이스 조절이 중요하다. 

박병호의 반등은 키움의 전력에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생긴 30홈런 100타점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박병호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상당 부분 메워질 수 있다. 여기에 이정후, 서건창 등 주력 타자들이 역할을 공격한 약화를 막을 수 있다.

키움이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프레이타스가 존재감을 보인다면 오히려 공격력이 더 강화될 수도 있다. 프레이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트리플에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출루율과 장타율에서 큰 강점을 보였다. 뛰어난 타점 생산력도 보였다. 2019 시즌 그는 트리플에이에서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가 1.0을 넘었다. 현대 야구에서 OPS 타자의 능력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그는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팀 공력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유형이다. 이제 30살을 넘긴 나이로 성공에 대한 절실함도 크다. 

하지만 프레이타스는 영입 결정이 늦어진 탓에 팀 합류 역시 늦어질 수밖에 없다. 2020 시즌 마이너리그에 머물면서 실전 경기 공백이 길다. KBO 리그에 대한 적응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여기에 주 포지션이 1루수로 포지션 중복의 우려가 있다. 1루수가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주 포지션이 1루수인 박병호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외야수 보강이 필요한 키움이 그를 선택했다는 건 그만큼 공격력 강화에 대한 의지가 컸다는 걸 의미한다.

박병호로서는 잠재적 경쟁자인 외국인 타자의 적응을 돕고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또 다른 과제가 생긴 셈이다. 반대로 박병호와 프레이타스가 1루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맞고 기대했던 공격 능력을 보여준다면 중심 타선의 파괴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는 새롭게 영입한 베테랑 이용규를 시작으로 서건창, 이정후의 상위 타선과 결합되어 키움의 강타선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박병호 역시 견제를 덜어낼 수 있다. 

2021 시즌은 키움에게 중요하다. 구단의 여러 난맥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또한, 올 시즌 후 키움의 주력 선수 상당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박병호도 그중 한 명이다. 올 시즌 후 키움은 상당한 리빌딩의 시기를 거칠 수도 있다. 키움으로서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시즌 후 상당 기간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키움의 주장 박병호는 팀을 잘 이끌고 자신이 부활한다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국내 선수 거포가 부족한 리그 현실에서도 박병호의 부활은 리그 흥행 측면에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2021 시즌 박병호가 나이에 따른 노쇠화, 에이징 커브의 우려를 이겨내고 거포로서 부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키움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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