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자이언츠 부족한 뒷심, 연승 끝. 4월 30일 롯데 대 기아

롯데와 기아 모두 승리해야하는 경기였습니다. 롯데는 연승의 분위기를 이어가야했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인 조정훈 선수가 등판했습니다. 기아는 SK에 당한 연패의 충격을 벗어나야 했고 선발진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서재응 선수가 등판했습니다. 양팀 모두 하위권 탈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했고 필승 카드가 등판한 경기였습니다.
 
선발 투수들의 내용은 좋았습니다. 롯데 조정훈 선수는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을 섞어가면서 기아 타선을 봉쇄했습니다. 무심코 던진 2개의 공이 문제였습니다. 1회 김원섭 선수에게 맞은 홈런은 카운트를 잡기위한 직구가 가운데 몰렸고, 6회 재 역전을 허용한 안치홍 선수의 2루타역시 카운트를 잡기위해 던진 변화구가 가운데 몰렸습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조금만 더 집중력을 발휘했으면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승수를 추가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2개의 공이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한 가지 구질을 노린 기아 타자들의 노림수도 좋았습니다.

서재은 선수 역시 노련한 투구로 롯데 타선을 봉쇄했습니다. 맞쳐 잡는 투구로 1회부터 3회까지 완벽한 내용을 보여주었습니다. 4, 5회 위기에서 실점하면서 3 : 2 역전을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아내면서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컨드롤과 새롭게 추가한 슬라이더의 위력이 돋보였습니니다. 다만 상대 타자들이 유인구에 솎지 않으면서 투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롯데 타선은 조성환 선수의 6번 배치가 적중하면서 경기의 실마리를 풀었습니다. 서재응 선수에게 고전하던 타선은 중심 타자들의 볼넷 등으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조성환 선수가 득점타를 치면서 역전까지 이루어 낼 수 있었습니다. 홍성흔 선수는 멀티히트 경기와 타점을 추가하면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습니다. 이대호 선수의 부진이 타선의 흐름을 끊고 말았습니다. 이대호 선수는 기아 투수들의 유인구에 연신 스윙하면서 조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거듭되는 삼진으로 찬스에서 그의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5번 가르시아 선수는 안타는 없었지만 3번의 볼넷 출루로 찬스를 이어가게 만들었습니다. 투수들의 유인구에 말려들지 않으면서 달라진 모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르시아 선수가 만들어준 찬스는 조성환 선수의 득점타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롯데 중심타선에 대한 각팀 투수들의 견제가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6번 타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듯 합니다.

롯데는 홍성흔, 조성환 선수의 분전에도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찬스를 번번히 무산시키면서 승부를 결정지를 기회를 놓쳤습니다. 연일 맹타를 치면서 타선에 활력을 주었던 박종윤 선수는 유인구에 거듭 당하면서 기세가 꺽였고, 부상이 있는 강민호 선수도 원할한 타격을 하지 못했습니다. 4 : 4 동점을 이룬 7회 공격에서 좀 더 집중력을 보였다면 경기 결과를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양팀은 7회 부터 불펜 대결로 경기를 이어갔고 기아는 9회에 주어진 찬스를 제대로 살리면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롯데 이정훈 선수는 7,8회를 무사히 넘겼지만 투구수가 30개를 넘긴 9회, 구위가 떨어지면서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아 타선은 부진했지만 이용규 선수의 결승타점을 시작으로 4득점에 성공했고 승부는 사실상 결정되었습니다. 이정훈 선수가 아직 완전한 컨디션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좀 더 빠른 투수 교체가 필요했습니다.  

8 : 4, 기아는 연패을 끊고 5위 자리를 지켰고 롯데는 연승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순위 상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습니다. 불펜 대결에서 기아의 불펜은 롯데를 앞섰고 그것이 승부와 연결되었습니다. 롯데는 금요일 경기에서도 불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내내 롯데를 괴롭힐 불펜 문제 해결이 없다면 더 낳은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한 경기였습니다.

롯데는 토요일 경기에서 기아의 실질적 에이스 양현종 선수를 상대해야 합니다. 좌완이라는 부담도 함께 합니다. 그에 맞서는 선발 투수가 신인 진명호 선수라는 점이 어려운 경기를 예상케 합니다. 진명호 선수가 첫 등판에서 장타를 연거푸 허용하면서 대량 실점했지만 위력적인 구위를 가지고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는 점은 기대를 가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아 타선이 전체적으로 부진하고 진명호 선수가 첫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내용있는 투구를 한다면 의외의 투수전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롯데가 에이스를 투입하고도 연승을 이어가지 못한 아픔을 이겨내고 신인 투수에게 첫 승의 기쁨을 안겨 줄 수 있을지 토요일 경기 결과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