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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즌부터 롯데에게 3루수는 고민 가득한 포지션이었다. 2010 시즌부터 2016 시즌까지는 황재균이라는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3루수가 있었다. 하지만 황재균은 2016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었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2018 시즌 돌아온 황재균은 롯데가 아닌 KT와 FA 계약을 하면서 팀을 떠났다.

큰 전력 손실이었지만, 롯데에는 희망이 있었다. 2018 시즌 1차 지명 신인 한동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교시절 최고의 내야수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한동희는 롯데의 3루수 고민을 덜어줄 훌륭한 대안으로 보였다. 한동희는 장타력이 함께 하는 공격력이 기대됐고 내야 공격력을 강화할 선수였다. 지지부진한 내야의 세대교체와 함께 미래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자질이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한동희는 프로 데뷔 시즌은 2018 시즌 개막전부터 주전 3루수로 나섰다. 갈수록 신인 선수의 1군 진입이 어려워지는 프로야구의 현실에서 한동희는 너무 큰 기회를 잡았다.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다면 누구보다 일찍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이는 롯데에게도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한동희는 시즌 초반 반짝 활약을 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부족함을 보였다. 프로의 벽은 매우 높았다. 아직은 2군에서 기량을 더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한동희는 2군에서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적응되었을 거라는 예상으로 1군에 다시 올라왔지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한동희는 데뷔 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아직 신인이고 데뷔 시즌의 경험이 그에게는 더 큰 성장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했다.

 


2019 시즌 한동희는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기회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한동희는 오히려 공격과 수비에서 더 퇴보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에 대한 기대도 점점 옅어졌다. 그 어느 팀보다 선수에 대한 관심이 큰 롯데 팬들 역시 한동희에 대한 격려보다 비판이 커졌다. 그를 중용하는 롯데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데뷔 2년 차 선수에게 이런 환경은 분명 큰 부담이었다. 그에 대한 관심이 불러온 일이었지만, 아직 어린 선수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부담은 그를 더 위축시킬 수밖에 없었다. 롯데로서는 한동희 외에 또 다른 3루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2020 시즌 롯데는 한동희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 한동희는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고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2019 시즌 부진으로 군 입대까지 고려했던 한동희로서는 2020 시즌 반등이 절실했다. 하지만 한동희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더 많았다. 게다가 한동희는 시즌이 시작된 5월부터 6월까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격은 기대했던 장타력은 물론이고 정확도에서도 부족함이 여전했다. 수비 역시 불안했다. 이에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2군에 머물고 있는 또 다른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롯데 역시 한동희에 대한 인내심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한동희에게는 큰 위기였다. 

여기에서 한동희는 급반등에 성공했다. 7월부터 한동희는 공격력에서 놀라온 변화를 보였다. 홈런포가 늘어나고 타점 생산력도 덩달아 올라갔다. 하위 타선에서 머물던 타순도 좀 더 중심 타선으로 변화했다. 그렇게 상승세를 타던 그의 타격 페이스는 시간이 지나고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시즌 막바지 10월에는 오히려 더 반등했다. 2020 시즌 한동희는 0.278의 타율에 17홈런 67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도 0.797로 수준급이었다. 장타력은 물론이고 공을 골라내는 능력도 향상된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135경기를 소화하면서 온전히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었다. 장기 레이스에서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페이스를 끌어올렸다는 점은 분명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일이었다.

한동희는 시간이 지날수록 타격에서 더 여유가 생기고 더 자신감 넘치는 스윙을 했다. 그를 짓누르던 부담감을 이겨내고 나쁜 결과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경기를 더 즐기고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정신적인 성숙은 성적으로 연결됐다. 2020 시즌의 성과로 한동희는 연봉이 수직 상승하면서 억대 연봉 선수로 자리했다. 팀 내 입지도 단단해졌다. 롯데 팬들 역시 한동희에 대해 더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20 시즌은 한동희에게 프로야구 선수로서 큰 전환점이 됐다. 하지만 리그 정상급 3루수라 하기에게는 넘어야 할 벽이 여전하다. 리그에서 최고 3루수로 불리는 최정, 황재균, 허경민 등은 뛰어난 공격력과 수비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특히, 3루수는 1루와 함께 공격의 비중이 큰 내야 포지션이다. 거포형 선수들이 3루수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한동희는 롯데가 차세대 거포로 기대하는 선수다. 이를 위해서는 20홈런 80타점 이상의 성적이 필요하다. 이는 한동희에게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런 자신과의 싸움 외에 한동희는 대형 신인 나승엽의 존재가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나승엽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대형 내야수로 롯데가 우여곡절 끝에 신인 지명과 영입에 성공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나승엽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입단 당시 5억원의 계약금은 그에 대한 구단의 기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나승엽의 주 포지션은 3루수다. 한동희와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한동희의 3루수 대신 나승엽에게 외야 수비 훈련을 병행토록 하면서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나승엽을 1군에서 활용하려는 의지가 매우 크다. 이는 한동희가 롯데에 입단했을 떼를 연상하게 한다. 한동희가 부진하다면 나승엽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한동희가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또한, 세밀해질 상대 팀들의 약점 공략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다행히 지난 시즌 한동희는 나쁜 공에 대한 참을성이 커졌고 볼넷을 골라나가는 경우도 늘었다. 변화구 대처능력도 크게 좋아졌다. 공격에서는 자리를 잡았다 할 수 있다. 다만, 실책 17개의 다소 불안한 수비는 보완이 필요하다. 특히, 송구 불안의 문제는 스프링캠프 기간 해결할 부분이다. 

아직 보완하고 더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있지만, 한동희는 20대 초반의 선수고 더 발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만큼 내공도 쌓였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멘탈로 갖췄다. 자만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도 존재한다. 지금의 추세와 주변 환경을 고려하면 2021 시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한동희다.

한동희의 롤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이대호 역시 한동희와 같이 입단 초기 시행착오의 시간을 거쳐 최고 선수로 자리했다. 지금까지 한동희는 이대호의 길을 따라 자신의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지금은 한층 더 과학적인 선수 관리와 코칭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이는 입단 동기로 KT의 중심 타자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난 강백호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희망 가득한 2021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한동희가 그에 대한 훨씬 커진 기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 한동희의 올 시즌이 기대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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