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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반전의 선수 롯데 정훈, 그 기세 이어갈까?

스포츠/2021 프로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2. 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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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구성에서 내야와 외야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야수가 있다면 선수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대타, 대주자 활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고 선수 부상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상대 투수에 맞는 맞춤형 라인업 구성을 할 가능성도 커진다. 하지만 그런 요구에 맞는 기량을 갖춘 선수를 찾기는 어렵다. 수비 능력이 평균 이상이 되어야 하고 1군에서도 경쟁력 있는 타격 능력도 필요하다. 

2020 시즌 롯데 정훈은 이에 맞는 활약을 했다. 정훈은 지난 시즌 1루수와 중견수를 오가는 유틸리티 선수였다. 성적도 준수했다. 완벽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정훈은 111경기에 출전했고 0.295의 타율에 11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도루도 11개로 롯데에서 상위권이었다. 무엇보다 득점권에서 0.357에 이르는 타율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1루수와 중견수 수비도 준수했다.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그의 실책은 2개에 불과했다.

정훈의 다재다능함은 롯데에 큰 힘이 됐다. 주전 중견수 민병헌이 지병으로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그 자리를 훌륭히 메워주었고 1루수 이대호가 보다 많이 지명타자로 나설 수 있었다. 또한, 정훈은 6번 타순에서 상위 타선과 하위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롯데의 약점이었던 상. 하위 타선의 불균형을 덜어주었고 필요할 때는 테이블 세터로 나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도 했다. 정훈은 매 타석에서 끈질긴 승부로 상대 타수들을 힘들게 하는 타자였다. 그만큼 정훈은 뛰어난 집중력을 유지했다. 

 


정훈은 지난 시즌 활약은 놀라운 반전이었다. 정훈은 최근 수년간 1군에서 그 입지가 단단하지 않았다. 백업 선순가 그의 주 역할이었다. 2019 시즌에는 부진한 타격으로 고심해야 했다.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타격이 문제였다. 1987년생으로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그에게 2020 시즌은 현역 선수 생활 연장을 결정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세대교체의 흐름 속에 자의반 타의 반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는 현실에서 그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정훈은 달라진 경기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어느새 그는 롯데에서 필수 전력이 됐다. 지난 시즌 그가 부상으로 경기네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롯데의 경기력도 함께 떨어졌다. 팀 전력 구성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는 올 시즌을 앞둔 연봉에서도 반영됐다. 매 시즌 떨어지기만 했던 그의 연봉은 다시 억대 연봉으로 상승했다. 정훈은 이제 주전급 선수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정훈은 인간극장에 나와도 될 정도로 굴곡진 프로선수 생활을 했다. 2006 시즌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의 계약금도 없는 신고선수로 입단 한 정훈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현역 군인으로 병역 의무를 다한 그는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접고 지도자로 새 인생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20대의 젊은 나이는 꿈을 포기하기는 너무 일렀다.

정훈은 다시 롯데에 입단 테스트를 받고 입단해 2군에서 기량을 쌓았다. 2010 시즌부터 1군 경기에 나선 정훈은 1군과 2군을 오가는 상황에서도 존재감을 높였다. 2013 시즌 1군에서 1경기를 넘게 출전하면서 주전급으로 도약한 정훈은 계속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롯데의 주전 2루수 자리했다. 정훈은 박정태, 조성환 등 롯데 구단의 레전드 선수들의 거쳐간 주전 2루수 자리의 계보를 이어갈 선수였다. 2015 시즌 정훈은 풀타임 2루수로 3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공격력까지 갖춘 2루수로 자리했다. 그의 야구 인생은 탄탄대로만 걸을 것 같았다.

하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불안한 수비는 2루수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수비에 대한 부담은 타격에도 나쁜 영향을 주었다. 2016 시즌 이후 정훈은 주전 자리를 내줘야 했다. 힘든 과정을 거쳐 차지한 주전 2루수의 자리는 외국인 선수로 채워졌다. 2루를 떠난 정훈이 설수 있는 포지션도 마땅치 않았다. 그저 그런 내야 백업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위기였다.

이에 정훈은 내야와 외야를 겸하는 유틸리티 선수로 변신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수비 불안이 여전한 2루수 대신 1루수로 중견수로 나서며 스스로 경기 출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자칫 어중간한 위치가 될 수 있었지만, 유틸리티 선수 정훈은 경기 운영에 있어 큰 도움이 됐다. 화려하지 않지만, 필요한 선수로 1군에서 머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그의 자리도 점점 많아지는 나이와 젊은 선수들이 등장으로 흔들렸다. 2019 시즌 최하위에 머문 롯데가 세대교체를 중요한 팀 운영 기조로 삼으면서 정훈 역시 1군 엔트리 진입을 장담할 수 없었다.

정훈은 실력으로 이를 그의 자리를 지켰다. 2020 시즌 스프링캠프와 시즌을 준비하는 연습 경기 등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 정훈은 1군 엔트리 경쟁을 이겨냈다. 시즌 초반 정훈은 무서운 타격감을 유지하며 롯데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어가는 선수가 됐다. 그 사이 정훈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커졌다.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달라졌다. 그 활약은 시즌 내내 이어졌다. 한때 4할이 넘었던 그의 득점권 타율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즌 중간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것이 아쉬울 정도로 그의 2020 시즌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이었다. 

정훈의 2020 시즌 활약은 30대 중반의 에이징 커브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 이뤄낸 반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정훈은 지난 시즌 타격 시 약점으로 지적되던 독특한 스윙을 바꾸기 보다 그 장점을 더 살리는 타격으로 타격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온몸을 활용한 그의 타격은 가끔씩 타격 후 자세가 크게 흐트러지는 그의 타격폼은 정확도에서 문제를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정훈은 그 자세를 유지하면서 정확도도 유지했다. 오히려 장타력을 더 살리는 효과를 발휘했다. 자신을 버리고 바꾸기 보다 개성을 유지한 것이 성공적이었다. 

2021 시즌 정훈은 한층 강해진 팀 내 입지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경쟁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다. 1루수 자리는 이대호와 이병규와 그 자리를 나눠 맡아야 한다. 지병으로 장기간 재활의 불가피한 민병헌의 자리였던 중견수 역시 정훈이 1순위 후보지만,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있다.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성엽 역시 잠재적 경쟁자다.

롯데가 꾸준히 리빌딩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정훈에게는 부담이다. 이런 선수들의 출전 경기를 나눌 수도 있고 잦은 수비 포지션 변경도 불가피하다. 한정된 기회에서 정훈은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정훈은 이런 분주함 속에서 이를 극복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힘들었던 시간이 연속이었던 프로선수 생활 속에서 정훈은 그 누구보다 큰 절실함이 있다. 올 시즌 후 정훈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행사할 수도 있다. 보상 선수가 없는 C 등급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큰 정훈이다. 그가 지난 시즌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연봉대비 뛰어난 가성비 선수로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또한 큰 동기부여 요소다.

이렇게 반전의 선수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뛰어난 가성비의 선수로 변신한 정훈이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올 시즌도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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