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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개막한 2021 프로야구는 전국에 내린 봄비로 돔 구장인 고척돔에서 단 1경기만 치러졌다. 홈팀 키움과 이에 맞서는 원정팀 삼성의 대결은 키움의 6 : 1 승리였다. 키움은 에이스 요키시의 호투를 바탕으로 초반 리드를 무난히 지켰고 경기 후반 쐐기 득점을 더해 낙승했다. 지난 시즌 방어율 1위 요키시는 7이닝 5피안타 2사사구 1실점 투구로 개막전 승리 투수가 됐다.

한화에서 방출돼 키움과 계약했던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는 올 시즌 프로야구 첫 안타의 주인공이 됐고 첫 득점까지 했다. 키움의 4번 타자 박병호는 1회 말 올 시즌 프로야구 첫 타점이 되는 2루타와 함께 2루타를 하나 더 추가하며 중심 타자다운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박병호로서는 기분 좋은 시즌 시작이었다. 이 외에도 키움은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된 신예 김수환과 송우현은 과감히 선발 기용되며 활약했다. 김수환은 선발 3루수로 무난한 수비 능력을 보여주었고 선발 우익수 겸 9번 타자로 출전한 송우현은 6회 말 2타점 적시 안타와 함께 2안타로 공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렇게 키움은 그들의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갔지만, 삼성은 그렇지 않았다. 삼성은 에이스 뷰캐넌을 내세워 개막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뷰캐넌은 1회 말 1실점 했지만, 이후 키움 타선을 압도했다. 에이스 다운 투구였고 키움 선발 투수 요키시에 전혀 밀리지 않는 투구였다. 

 



하지만 야수들의 지원이 아쉬웠다. 삼성 타선은 요키시를 공략하지 못했고 5회 말 어설픈 수비로 추가 실점을 했다. 더 큰 문제의 장면은 6회 초에 나왔다. 삼성은 선두 타자 김헌곤의 안타로 모처럼 무사에 득점 기회를 잡았다. 마침 요키시는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힘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마무리 조상우가 부상으로 빠진 키움의 불펜진의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삼성이 추격의 득점을 한다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마침 타석에 선 이학주는 좌측 펜스로 향하는 큰 타구를 날렸다. 키움 좌익수 이용규를 온 힘을 다해 점프를 하며 타구를 잡아냈다. 엄청난 호수비였지만, 그 타구는 펜스를 먼저 때리고 이용규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갔다. 펜스를 먼저 맞은 타구는 안타로 처리된다. 타구를 보던 3루심 역시 타구가 잡히지 않았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보통이라면 득점이 이루어지고 무사 2루가 되거나 최소 무사 2, 3루가 될 상황이었다. 여기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타구가 잡힌 것으로 판단한 1루주자 김헌곤은 급히 1루로 귀루했다. 그 과정에서 타구를 보고 주루하던 타자 이학주는 귀루하던 김헌곤을 앞질러버렸다. 심판의 판정을 제대로 못 보면서 생긴 일이었다. 문제는 심판의 판정을 삼성의 주루 코치들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결국, 이학주의 타구는 좌익수 땅볼이 됐다. 김헌곤은 2루 포스아웃, 이학주는 선행 주자를 추월하면서 야구 규정에 따라 아웃 처리됐다. 좌측 담장을 맞히는 타구를 날리고도 2명의 주자가 모두 사라지는 삼성에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었다. 

이렇게 6회 초 추격 기회를 놓친 삼성은 6회 말 추가 3실점하면서 경기 흐름을 더는 돌이킬 수 없었다 6회 말 삼성 에이스 뷰캐넌은 무사 2, 3루 위기에서 두 타자를 실점 없이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막아내며 위기 탈출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고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키움 박동원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진 송우현에게 추가 2타점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이 과정에서 뷰캐넌은 박동원과의 승부에서 스윙 삼진을 처리하는 듯 보였지만, 주심은 박동원의 스윙을 인정하지 않았다. 방송 리플레이 장면은 박동원의 배트가 앞서나가는 듯 보였다. 또 하나의 불운이었다. 뷰캐넌은 야수들의 지원 부재와 불운까지 겹치며 삼진 8개를 잡아내는 호투에도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다. 

결과적으로 6회 초 공격과 6회 말 수비에서 삼성은 의도하지 않게 경기가 꼬이면서 승부처 고비를 넘지 못했고 개막전 패배를 피할 수 없었다. 시즌을 앞두고 FA 영입한 중심 타자 오재일의 부상과 또 다른 중심 타자 김동엽의 부상 공백이 발생한 삼성은 오재일을 대체할 내야수 이성규의 부상까지 겹치며 시즌 전 구상이 틀어진 상황에서 개막전을 맞이했다. 개막전에서 좋은 경기를 한다면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삼성 에이스 뷰캐넌은 그들의 바람대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충분히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중심 타자 2명의 빠진 타선은 공격력에서 부족함이 있었고 수비에서도 허점이 있었다. 6회 초 공격에서는 세밀함이 부족했다. 이는 경기운마저 삼성을 외면하게 했다. 특히, 6회 초 삼성의 공격에서 나온 혼돈의 상항은 시즌 중 한두 번 나올까 말까 한 진기명기였다. 야구팬들은 즐거워할 수 있는 장면이겠지만, 삼성과 삼성 팬들에게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 혼돈은 결과적으로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반대로 그 혼돈을 상황을 벗어난 키움은 4번 타자 박병호가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새롭게 영입한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가 공. 수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되는 경기력이었다. 신예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삼성과 함께 다수의 부상 선수들이 발생한 키움으로서는 기분 좋은 개막전 승리였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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