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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기시대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시점을 지칭합니다. 자연 속에서 미약하기만 하던 존재였던 인간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도구를 사용하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만들어내면서 그 힘을 확대하게 됩니다. 또한, 혼자가 아닌 집단 생활을 하면서 힘을 합쳐 자연과 천적으로부터의 위험을 막아내고 그 역사를 만들어 갔습니다.

구석기시대는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도구를 처음 사용한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수십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 시기는 우리의 삶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 때문에 교과서에서나 그 존재를 희미하게 기억하는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경기도 연천에 가면 구석기 시대를 보다 가까이 상세히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전곡 선사박물관의 그곳입니다.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에 세워진 선사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이 됐습니다. 동아시아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주먹도끼가 출토된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는 고고학적 가치가 매우 큰 곳입니다. 그곳에 선사박물관이 세워진 이유이기도 합니다. 

봄이 짙어져가는 어느 날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전곡 선사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흐린 날씨, 주차장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길의 끝에서 만난 우주선 모양의 박물관 

박물관으로 방문자를 안내하는 바닥의 그림을 따라가다 박물관 입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사전 인터넷 예약을 해야 방문이 가능했습니다. 입장 전 방역 절차를 따라야 했습니다. 

 

1층 고대인의 유골 모형과 가장 늦은 빙하기까지 살았던 거대 동물 맘모스 뼈 모형

 

상설전시실

상설 전시실에서 만난 박물관의 대표적 전시물

각종 매체와 SNS 등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바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인류의 진화과정을 차례대로 만들어놓은 모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인원의 모습에서 현생 인류까지 그 진화과정이 신비로웠습니다. 

 

전곡리 유적지를 대표하는 주먹도끼

전곡리 유적지는 오랜 세월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978년 고고학을 전공하다 던 주한 미군으로 복무 중이던 그렉 보웬에 의해 그 존재가 알려졌습니다. 그는 그의 애인과 전곡리 한탄강 일대를 여행하던 중 곳곳에 있던 예사롭지 않은 모양의 돌들을 발견했고 구석기 유적임을 직감했습니다. 

우리 고고학 학자에 그 사실을 알렸습니다. 1979년부터 발굴작업이 진행된 전곡리 유적지는 주먹도끼를 비롯한 여러 구석기 유물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특히, 전곡리의 주먹도끼는 과거 유럽과 아프리카 일대서만 발견되던 형태로 구석기 역사에서 소외되었던 동아시아 지역을 구석기 문화권으로 포함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는 한반도 지역의 구석기 문화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증거로 우리 고고학의 기록을 바꾸게 할 정도로 위대한 발견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교과서의 구석기시대 역시 전곡리 유물을 통해 그 년도가 크게 상향되었음은 물론입니다. 

수많은 세월 동안 우리 삶과 가까이 있었지만, 그 가치를 알지 못했던 탓에 방치된 구석기 유물들이 정말 우연한 기회가 그 빛을 찾게 됐습니다. 비록 우리나라 사람은 아니었지만, 한 젊은 고고학자의 관찰력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유적지 발굴의 현장을 재현한 전시물

 

구석기인들의 주 거주지였던 동굴과 그들이 그린 벽화를 재현한 전시물

 

박물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의 장소로 

 

구석기 인들의 삶을 재현한 피규어

 

세계의 각지의 구석기 시대 의복과 생활상을 담은 유물

 

주먹도끼, 화살촉, 실을 뽑는 도구 등 구석기, 선사시대 각종 도구들 오로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사람의 힘으로만 만들어야 했던 도구들은 지금의 기준으로는 투박하고 어설퍼 보이기도 했지만, 당시 사람들은 자신의 역량을 모두 집중해 만든 창조물이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노력의 산물로 지금의 기준으로만 볼 수 없는 유물입니다.

 

주변 전경을 살필 수 있는 박물관 옥상의 정원

 

주변 공원의 모습들이 곳에서는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있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대부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막 지금의 인간과 과거 인류 조상이 마주 보는 사진과 같이 구석기시대와 잠시 동안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과 인접한 선사유적지 공원, 당시 생활상을 재현한 전시물

 

전곡리 유적 발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토층 박물관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은 넓은 공원, 잔디

 

구석시 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장면들

 

꽃밭으로 조성된 공원 입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오래전 우리의 삶을 잠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역사가 쌓이고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삶의 의지가 더해져 우리 역사가 이어졌고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곳 땅속 어딘가에도 오래전 삶의 흔적들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한 편으로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이 먼 미래에 어떻게 보여지고 평가될지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도 생겨납니다. 연천 전곡리 유적지가 우리 역사의 기원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잘 지켜지고 알찬 콘텐츠로 그 장소가 채워지길 기대합니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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