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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미세먼지로 경기 취소 사태가 발생하는 와중에서 전 경기를 모두 소화한 롯데와 삼성의 지난 주말 3연전은 매 경기 치열한 승부였다. 경기 막바지에 승패가 결정 날 정도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두 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없었다. 삼성은 2승 1패 우세 시리즈를 가져왔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우세 시리즈를 놓친 롯데는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말 3연전의 백미는 토요일 경기였다. 롯데는 3 : 7로 리드당하던 경기를 9 : 8로 반전시키며 승리했다. 그 과정에 롯데는 포수 엔트리를 모두 소진했고 9회 말 수비에서 이대호를 포수로 출전시켰다. 고교 졸업 후 포수 경험이 전혀 없었던 이대호는 20년도 넘은 기억을 되살려 마무리 김원중과 함께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1사 2, 3루의 큰 위기를 벗아났다는 점에서 롯데에게는 짜릿한 승리 그 이상이었다. 그 승리로 롯데는 일요일 경기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컸다. 

삼성은 그런 롯데의 기세를 잠재우며 8 : 6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초반 0 : 2의 열세는 3 : 2로 뒤집고 5회 말 4실점에서 경기 후반 6 : 6 동점을 만드는 끈기를 보였다. 토요일 경기가 재현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삼성은 토요일 경기에서 유격수의 결정적 실책이 있었지만, 마무리 오승환이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역전패했던 기억이 있었다. 투구 수가 많았던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삼성은 불안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난세에 영웅이 등장했다. 6 : 6 동점으로 맞서던 8회 말 공격에서 1사 1루에서 타석에 선 포수 김민수의 2점 홈런으로 8 : 6 리드를 잡았다. 9회 초 수비에서 우규민의 롯데 타선을 3타자로 끝내면 전날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았다. 힘겨운 3번의 승부였지만, 삼성은 접전의 경기를 승리할 수 있는 1위 팀의 힘과 세밀함을 보여주었고 롯데는 강한 의지만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없음을 느껴야 했다. 

 

 


이렇게 엇갈린 양 팀의 결과에서 김민수는 시리즈 향방을 바꾼 선수였다. 김민수는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운 주전 포수 강민호를 대신해 3연전 내내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김민수는 3연전 내내 뜨거운 타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3연전 기간 김민주는 매 경기 2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그중 홈런이 2개였다. 특히, 그의 홈런은 경기 흐름을 좌우했다.

롯데 박세웅과 삼성 원태인 두 영건 투수들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던 금요일 경기에서 김민수는 팀의 리드를 가져오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고 일요일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김민수는 타순은 8번이었지만, 중심 타자 이상을 역할을 했다. 김민수의 활약으로 삼성은 강민호의 공백에 따른 공격력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공포의 8번 타자 김민수의 존재는 팀 공격 흐름을 한층 더 원활하게 해주었다. 롯데는 삼성 중심타선은 물론이고 예상치 못했던 변수였던 김민수를 막지 못하면서 우세 시리즈를 가져올 수 없었다. 

주말 3연전의 영웅 김민수지만, 그의 존재감은 올 시즌 전까지 크지 않았다. 주전 포수 강민호의 백업 포수 후보군 중 한 명이었고 그 순위도 우선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1991년 생으로 30살이 된 그에게는 의미 있는 성적이 없다면 방출의 가능성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이런 그가 올 시즌 그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타격에서 활약이 놀랍다. 김민수는 12경기 24타수에 불과하지만, 5할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12개의 안타 중 6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다. 매우 공격적인 타격을 하면서 삼진은 3개에 불과하다. 득점권에서도 극강의 면모를 보였다.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서는 신들린 듯한 타격감을 선보였다. 1할대 통산 타율의 선수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수비에서도 김민수는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강민호의 백업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이렇게 빛나는 활약을 하는 김민수지만, 그의 프로야구 선수 이력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로 나이만 본다면 중견급 선수다. 김민수는 2014 시즌 한화의 신인 2차 2라운드의 비교적 상위 지명을 받았던 유망주 포수였다. 입단 직후부터 김민수는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당시 포수자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한화의 팀 상황은 김민수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김민수는 신인 선수의 한계를 보였고 1군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2015 시즌을 앞두고 퓨처스 팀 상무에 입단해 근 복무를 시작한 김민수는 FA 보상 선수로 삼성으로 팀을 옮겨야 했다. 삼성은 그의 연고지 팀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됐다. 

하지만 삼성에서도 포수 김민수의 존재감을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가 삼성에 복귀했을 때는 강민호라는 FA 포수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동안 삼성에서 영입한 신예 포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다. 김민수는 백업 포수로 1군 출전의 기회가 있었지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나이는 들었고 젊고 유망한 포수 자원들이 팀 내에서 늘어났다. 김민수는 올 시즌 2군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컸고 2군에서도 그 입지가 불안했다. 김민수로서는 고민이 커질 수 있는 시점에 삼성 백업 포수진에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김민수는 대체 선수로 선택을 받았고 시즌 개막부터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김민수의 주 역할은 경기 후반 주전 포수 강민호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백업이었다. 타석에 설 기회도 많지 않았다. 올 시즌 강민호는 한때 4할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타격감에 안정된 수비까지 보이며 FA 마지막 시즌 효과를 확실히 보여주는 중이었다. 팀 성적도 1위로 올라서며 삼성은 이기는 경기가 늘었고 백업 포수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웠다.

이 상황에서 김민수는 드문드문 주어지는 타격 기회에서 4할을 넘기는 안타 생산력을 보였고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선보였다. 마침내 주전 포수로 나선 주말 3연전에서 김민수는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마음껏 폭발시켰다. 김민수의 활약으로 삼성은 당장 백업 포수의 고민을 덜게 됐다. 김민수 외에 다수의 가능성 있는 포수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은 그들의 부상 회복 시간도 충분히 가질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강민호 이후를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민수의 활약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민수의 활약이 얼마나 지속력을 가질지는 아직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민수는 아직 미지의 선수다. 그만큼 타 팀의 데이터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의 타격 능력은 그동안 타 팀에 큰 고려 요소가 아니었다.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통해 김민수는 요주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경기에서 보다 어려운 공과 유인구를 상대해야 한다. 김민수는 강민호가 부상에도 회복하면 주전 자리를 내줘야 하는 위치다. 들쑥날쑥한 출전 기회는 경기 감각 유지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이는 김민수에게 조급함이라는 또 다른 적과의 싸움을 의미한다. 

하지만 김민수는 지난 주말 3연전을 통해 가장 빛나는 활약을 했고 자칫 흔들릴 수 있었던 삼성이 단독 선두를 유지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일요일 경기 결승 2점 홈런은 팀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한 방으로 그 가치가 매우 컸다. 포수 김민수라는 이름도 야구팬들에게 확실히 알릴 수 있었다. 또한, 잘나가는 삼성의 일면을 대변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앞으로 삼성 포수 김민수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삼성 팬들에게는 큰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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